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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그렇게 매주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실 수 있으셔요?
    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2. 4. 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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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 서비스 중에서도) 유일하게 밑반찬 서비스를 받으시다가, 이제는 건강이 괜찮아져서 당신께서 스스로 장도 보고 밥도 지어 먹을테니,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서비스 주라고 말씀하시면서 밑반찬 서비스 스스로 중단하신 어르신이 계십니다. 이 어르신을 뵐 때마다 사회사업가로서 저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그래서 꼭, 복지관 근처 동네에 숨어 계신 스승님 같은 분이시지요.

    제가 매주 한 번씩 안부 전화 드릴 때마다, 어르신께선 어떻게든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삶을 긍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다는 느낌이 강해서 마음 속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이겨내시려고 조금씩 노력하시는 모습이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점에 착안해서 최근에 해결중심 클래스에서 배운 대처질문을 어르신과 대화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섞어 보았습니다.

    _ 어르신 : 요즘 점점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져. 그래서 봄이 오면 슬퍼. 그래도 밖에 나갔어. 아직 추우니까, OO에 있는 새들 밥도 줘야하고. 꽃도 구경해야 되고.
    _ 나 : 봄이라고 슬프다고 하시지만, 새밥 주고 꽃구경하면 기분이 좀 나아지신다는 거죠?
    _ 어르신 : 나는 나를 잘 알아. 그래서 내가 기분 좋은 일을 하려고 하면서 보내려고 해. 봄이 슬프지만, 바빠서 좋기도 해. 꽃에 생명이 피어나니까.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으니까. 새 밥 주고 화분 관리하고. OO에 죽어가는 꽃가지들 내 화분에 다시 살리면 너무 좋지.
    _ 나 : 새 밥 주고 화분 관리하는 게 힘든데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하실 수 있으셔요?
    _ 어르신 : 나는 그런 거 잘해. 딱 정량으로 시간마다. 나는 일정관리를 잘하니까. 화분도 동물만큼 신경써 줘야 하거든. 이야기를 해. 식물이나 동물들도. 사람보다 식물이나 동물이 나아. 난 기대도 안하는데 내가 정성을 들인 것보다 더 보답해 주니까. 말이 안통한다 해도 서로 말이 통하는 것 같아.

    (중략)

    _ 나 : 어머님은 제가 전화할 때 마다 매주 다른 요리를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그렇게 매주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실 수 있으셔요?
    _ 어르신 : 예전에는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전화해서 매번 뭐 해 먹었냐고 물어 보는데 이번주는 어떤 요리를 했다고 말해줄까 생각하게 되기도 해서. 그리고 시장 가면 제철에 꼭 먹어야 하는 게 있는데,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먹을 수 있나 해서. 그래서 그래.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합니다. 저는 ‘이번 한 주 동안 다른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궁금해 할까?'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헌데, 곰곰 생각해 보니 저는 진심으로 다른 사람들이 궁금하기보다는 여전히 초점을 저 자신에게 두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생각을 내려 놓고, 제일 먼저 저 자신을 비우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마음이 편안해야 타인이 하는 말에 진심어린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죠. (이재원 선생님 블로그 글을 보면서 저를 돌아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주 내내 제 마음을 들여다 보다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느껴진 금요일에 어르신들께 안부 전화를 돌렸습니다. 이번 주에 배우고 스스로 많이 연습했던 대처질문을 자연스럽게 사용해 보았는데, 위 대화 내용처럼,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이 갑자기 자기비난으로 빠질 때는, "만약 다른 사람이 어르신과 같은 행동을 하셨다면 어떻게 말해줄 수 있을까요?"란 말도 시도해 봤습니다. 그러자 어르신들께서 자신을 객관화하시면서 본인 뿐만 아니라 제게도 위로가 되는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저에겐 조금 힘겨운 한 주였는데 해결중심상담을 공부하고 연습하고 실제로 시도해 보면서 마음이 점점 편안해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심선진 사회사업가께서 직접 쓰신 과제 제출 소감글.)

     

    <참고> 사진 및 글에 관해서 심선진 사회사업가께 직접 검토 받았고, 사용 허락 받았음.

     


    <심선진 사회사업가께서 쓰신 글 소개> 

     

    광식이를 도우며 사회사업을 다시 배우다

    <참고> 본 포스트에 사용한 사진과 텍스트는 본인(심선진 사회복지사)에게 받은 것이며, 사용 허락을 받았음. <이야기 #1> 저는 광식이(길고양이)를 통해 사회복지를 많이 배웠어요. 예전에 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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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원 사회사업가가 첨언하다]

     

    해결중심모델을 ‘어렵고 낯선 질문을 어색하게 구사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실제로 써먹을 수가 없게 된다. 중림종합사회복지관 심선진 사회복지사께선 이와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셨다. 그냥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정중한 호기심을 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시다가, 적절한 맥락과 시점에 가볍게 툭, 하고 해결중심질문(여기에선 대처질문)을 사용하셨다. 애초부터 자연스러운 대화를 지향하셨기 때문에 대단히 효과적으로 해결중심 질문을 섞을 수 있으셨다.

    그리고 이렇게 하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들여다 보시면서 그 마음을 가볍게 비우는 노력이 숨어 있었다. 굳이 ‘명상’이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심선진 선생님께서 명상 비슷한 정신 활동을 하셨다고 믿는다. 당신께서 명상하시듯이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수 있으셨기에, ‘이 다음에 뭘 질문하지?’라는 당신 생각에 집중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온전히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으셨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심선진 선생님께선 수업 시간에 배운 질문을 열심히 연습하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흘려 보낼 수 있으셨다. 상담 기술을 반복적으로 꾸준히 연습하면, 어느 지점부터는 ‘예술’로 바뀌게 된다. 특정한 의도를 넘어서서 상황과 하나가 되고, 내담자에게 부드럽게 스며들게 된다. 예술은 고도로 의도적인 활동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애초부터 그냥 거기 존재했던 것처럼 느껴질 때 탄생한다. 심선진 선생님께서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예술을 시작하셨다는 사실이 놀랍고, 꼭 그만큼 자랑스럽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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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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