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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인내심의 승리네요. 진짜 눈물겹다, 눈물겨워!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2. 5. 21. 08:20728x90반응형
김동숙 사회사업가: (전략) 어쨌든 엄마가 정신질환이 심하니까 아이들 양육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었고 동네를 배회하고 다니고 계속 그런 문제가 반복적으로 됐는데, 만나는 게 되게 힘들었어요. 아빠를 만나려고 한 게, 저희한테 의뢰된 게 3월에 의뢰됐으면 4월이 넘어서 만났어요. 전화도 피하시고 만나는 것도 좀 많이 피하시고 아빠도 자기가 답을 알고 있는 거예요. 부인이 병원에 가야 된다는 거를.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니까, 그렇다고 강제 입원을 시키거나 이런 것을 하기에는 또 자기가 아이들을 키우고 양육해야 되는 거에 대한 부담감이 또 있는 거예요. 아빠는 그래서 우리들이 만나면 뭔가 자꾸 하라고 얘기하니까 우리 만나는 것도 피하는 거고 자기가 해보겠다고 그러고. 이제 계속 차일 피일 미루고 피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동사무소 통해 가지고 관계가 괜찮아서 이제 후원 물품 같은 거 받으러 가는 길에 이제 같이 만나자고 해서 만났어요.
그래서 만나서 이제 처음 얘기를 하게 됐어요. 그런 본인의 어려움 같은 것도 얘기하시고 장모가 이제 봉화에 살고 있었거든요. 장모한테 도움을 요청해서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이렇게 본인한테 계속 얘기하다가 이제 결론은 이제 본인이 스스로 자기가 장모의 도움을 받으면 아내를 설득해서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면서 자기한테 시간을 달려고 했어요. 입원을 5월까지 기다려달라고 그랬어요. 일단 저희는 기다렸죠. 근데 약속한 날짜가 됐는데, 이분이 설득이 안 된 거죠. 그런 의지도 사실 좀 안 보였어요. 부인이 만약에 입원 치료를 받게 되거나 하게 되면 자녀들을 온전히 자기가 돌봐야 되는데 그런 거에 대한 걱정거리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근데 이제 그 남편에 대한 접근이 어려우니까
이제 저희 팀장님하고 저하고 상의를 해 가지고 그냥 우리가 먼저 친정 어머니를 만나보면 좋겠다 싶어서 정말 봉화에 찾아갔어요. 근데 그 봉화에 갔는데 길이 하나밖에 없어요. 차가 한 대 오면 피할 수가 없는 그런 산길을 꼬불꼬불꼬불 올라가서... 그 산 꼭대기에 동네가 있는 거예요. 팀장님하고 같이 가서 방문해서 친정 엄마를 만나서 설득을 했어요. 근데, (어머니는) 이제 딸의 상황을 모르고 계시고. 그 상황에 대해서 저희가 충분히 설명하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말씀드렸고. 그리고 또 이해를 하시고 그런 거에 대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도 얘기를 하고 사위분하고 통화도 해보시고 이제 이렇게 얘기를 다 했어요. 그래서 이제 그다음 날 친정 어머니가 다행히도 저희 말을 이해해 주셨고 이제 설득이 돼서 그분 친정 엄마가 이제 또 적극적으로 이 사위분한테 얘기를 하고 서로 상의도 하고 했었어요.
이재원: 그러니까 차가 일방으로 밖에 못 다니는 그 오지에까지 들어가서, 그 어머니를 끝끝내 만나 가지고, 그 어머니가 알아 들을 수 있게 얘기를 해 가지고 어쨌든 설득해 가지고... 이거는 진짜 인내심의 승리네요. 진짜 눈물 겹다 눈물 겨워!
김동숙 사회사업가: 그런 와중에 동네에서 이제 아이들이 찻길를 막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완전 위험하게 왔다. 갔다 하는데 이 엄마는 그냥 넋놓고 보고만 있어요. 그래서 이제 그 남편 분이 입원을 시켜야 되겠다고 결심을 하신 거예요. 그리고 이후에 이제 입원시키고 다행히도 어머니는 치료를 한 6개월 정도 받으시고요 퇴원하셨는데, 정말 그 어머니랑 말하면 막 화내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거든요. 근데 이제 퇴원하시고는 약 안 빠뜨리고 되게 잘 드시고, 아이들한테도 잘하시고, 그래서 지금 증상 관리 잘하고 있고. (혹시라도) 증상 관리 안 될까 싶어가지고 정신건강복지센터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계속 체크하고 계시고요. (후략)
이상은 지난 10년 간 경북 영주 지역에서 통합사례관리사로서 일해 오신 김동숙 사회사업가께서 정신질환을 가지고 계셨던 지역 주민분과 인연을 맺고 정중지만 과감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끈질기게 개입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신 기록 중 일부다. 강점관점실천연구소에서는 현재 김동숙 선생님을 포함해서 주로 경북지역에 살고 계신 통합사례관리사 동료분들과 월 1회씩 온라인으로 편안한 잡담 모임을 가지고 있다. 모임명은 '농담이 현실로.'
이 모임을 주창하신 분은 따로 계시는데, 김동숙 선생님의 좋은 동료 이선주 선생님(안동 지역 통합사회관리사)께서는, 하는 일에 비해서 지나치게 과소평가 되어온 공공 영역 통합사례관리 업무에 대해서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 하면서 조금이라도 정리하시고 싶으셨단다. 그래서 '농담처럼' 마음 맞는 동료들끼리 모여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 결과물을 정리해 볼까? 생각하시던 차에... 현장에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를 생생한 '강점관점실천' 이야기를 찾아내서 동료들과 나누고 싶었던 나와 전화 통화 중에 의기 투합! 정말로 '농담처럼 꺼낸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모일 때마다 무슨 공식적인 컨퍼런스처럼 서류로 멋지게 꾸민 사례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핵심적인 내용만 정리한 파일을 들고 만나서, 간단하게 사례 이야기를 공유한 후에,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어제(5월 20일) 모임에서는 김동숙 선생님께서 발표를 하셨는데, 정신질환을 가지고 계신 지역 주민과 그 가족을 만나서 선을 지키면서 관계를 맺으시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선을 넘어서 설득을 하신 이야기를 들었다.
김동숙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자기가 답을 알고 있어요"
"자기가 해 보겠다고 말했어요"이런 대목이 나오는데요, 이렇게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도록, 때론 옹호자 역할, 때론 촉매자 역할을 적절하게 해서, 이분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자기 안에서 힘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을 기다려주고 함께 해 주는 접근이죠.
이 점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남현수 사회사업가)
김동숙 선생님 말씀을 다 들으신 '농담이 현실로' 멤버, 남현수 선생님(포항시에서 근무 중이신 통합사례관리사)께서 소감을 말씀해 주셨다. 그러니까 김동숙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사례에서도, 결국 중요한 변화 요인은 '내담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과 '스스로 해 보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진실한 만남 속에서 조금씩 신뢰를 쌓고, 끈질기게 설득해서 결국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낸 사회사업가의 투혼(?)이었다. 무조건 내담자를 믿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조건 사회사업가가 앞에서 끌어댄 것도 아닌, 양자가 서로 만나 함께 만들어 낸 변화!
평소에 나는 학생들에게 해결중심모델을 가르치면서, 가장 중요한 태도가 '정중한 호기심'이라고 말해 왔다. 그런데 김동숙 선생님께서 들려 주시는 실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농담이 현실로' 멤버이신 이선주, 남현수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분들이야말로 자신들이 돕고 있는 지역 주민에 대해서 '정중한 호기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중한 호기심'이 '어떻게든 도와야겠다는 강렬한 의지'와 결합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도 깨닫게 된다.
사실, 공공 영역에서 일해 오신 통합사례관리사 동료들께서는 현실에서 보여 주시는 엄청난 결과에도 불구하고, 거의 인정을 받지 못하셨다. 10년을 한결같이 일해 오셨지만 현실적으로 돌아오는 대우는 너무나도 춥고 배고픈 상태에서도 이런 뛰어난 결과물을 내 오신 셈. 그래서 더욱 놀라운 분들이시다. 이 놀라운 분들께서 사례관리를 어떻게 하시느냐고? 맨땅에 헤딩하기로 하신다. 내담자를 만나러 가다가 산이 막으면 그냥 산을 깍아서라도 그냥 나아가는 거다. 그래, '깡패처럼' 이 말이 좋겠다. 오해 마시라. 남에게 피해나 주는 더럽고 추잡한 '깡'이 아니다. 반대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려움에 빠진 이를 돕고야 말겠다는 '선한 깡'이다.
차가 한 대밖에 다닐 수 없는, 그 꼬불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 오지 탐험하듯 올라가시면서, 김동숙 선생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모르긴 몰라도, '어떻게든 만나서, 어떻게든 이야기를 해서, 어떻게든 설득해야겠다' 생각하셨겠지!
김동숙 선생님과 통합사례관리사 동료분들께 정중하게 경의를 표한다.
<참고: 이선주 사회사업가의 공공 통합사례관리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 > 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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