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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 공부에 관한 단상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8. 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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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참 많아졌다. 흔히들 말하듯이, 레거시 미디어 시대가 저물어 가면서 시나브로 대중이 직접 정보를 생산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일까. 다시 말하자면, 예전 사람들이 신문이나 TV에서 전하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게 되었고, 직접 정보를 가공하고 생산하는 주체가 되어버렸기 때문일까. 그런데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이미 많이 변화했지만, 대중이 정보를 직접 생산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 좀 더 사실과 부합할 것이다. 예컨대, 유튜브 같은 매체에서도 실질적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어서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가 조금 늘었을 뿐, 여전히 사람들은 남이 생산한 정보를 '구경'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어떤가? 내 생각으로는, 사회복지사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면대면으로 주고 받는 말(대화)은 비교적 잘하는 편인데, 그 말을 정제된 언어로 정리하는 능력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대단히 수준 높은 추상적 사상을 논하는 정도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품는 생각과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능력도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대학원을 다녔던 기억을 되돌아 보면, 학부 졸업 후 현장에서 풍부하게 경험을 쌓고 학교로 돌아온 사회복지사 동료 상당수는, 하고 싶고, 할 수 있고, 해야 할 말이 참 많은데, 글을 못 썼다. 그래서 스스로도 답답해 하고, 교수님들에게 '글솜씨가 없다'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지적을 받기라도 하면 크게 좌절하곤 했다. (안타깝게도, 공부할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은데 무턱대고 학교에 온 셈이다.) 

    그나마 학교에서는 글쓰기를 흉내라도 낼 수 있다. 학문적인 글쓰기란 90% 이상 남들이 써 놓은 글 위에 나만의 생각을 슬쩍 올리는 작업이니까. 남이 쓴 글을 그대로 베낄 순 없지만 요약하거나 정식으로 인용하면 되니까. 처음이 어렵지, 학문적 글쓰기 규칙에 일단 적응만 하면, 이미 정해져 있는 틀에 열심히 읽어서 소화한 내용을 집어 넣기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훈련을 받고 대학원을 졸업해도 글쓰기를 잘 하지 못한다. 여전히 어렵다. 왜? 제대로 '기본'을 공부하지 않고, 통과 의례로 생각하면서 '땜질'하면서 썼기 때문이다. 글쓰기(자기 표현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고, 단지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작더라도 아늑하고 편한 내 집을 짓지 않고, 남들이 보기만 그럴 듯하게 보이는 저택을 지었기 때문이다.

    나는 19세 학부 새내기 시절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후 약 25년 동안 작문 책을 30권 이상 읽었다. 고전에 속하는 문장강화, 같은 책부터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유명 작가가 쓴 책까지 다양하게 읽어 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결국, 글을 쓸 때 도움이 되는 기본은, 어쩌면 내가 작문과 관련해서 가장 처음 읽었을 책일지도 모르는, 고등학교 시절 작문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때는 내신 성적을 조금이라도 높이려고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그 시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공부했던 내용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예컨대, 문단 구조는 주제문 위치에 따라 두괄식, 미괄식, 양괄식, 중괄식으로 나뉜다는 내용이나, 글 첫머리에는 속담, 격언, 현재 상황, 일반적인 지식 등을 제시해서 논제를 소개하고 이를 넘어서는 나만의 생각을 뒤이어 써야 한다는 내용. 

    고교시절 내가 공부헀던 200쪽 남짓한 고등학교 작문 교과서엔 무슨 대단한 비법(?)'이 담겨 있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나 이미 다 알고 있을 법한, 그래서 하나씩 따지면서 공부하면 뻔해서 지루하다고 느낄 만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연하다. 기본은 그런 것이다. 상식적이어서,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루하고, 그래서 쉽게 간과하지만 결국 자세히 따지고 들어가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손오공처럼 그 안에 모든 것이 있는. 어쩌면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이는 사회복지사들은 이 '바쁘다'는 인식 때문인지 뭘 공부해도 늘 구체적인 '사례'에 집착한다. 보고 베끼겠다 이거다. 지루한 이야기, 듣기 싫다는 거다. 그런데 어쩌나. 사례를 베끼는 공부는 그 사례 안에 갇히게 되는데. 내가 뭔가를 창조하기는 어려운데.

    그동안 (사회복지사) 동료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본 경험으로는, 무슨 고급진 기술을 공부할 수 없다. 욕심이 너무 많다. 기대가 너무 크다. 눈을 땅까지 내려 붙이고, 완전 기본을 배워야 한다. 내가 말하는 기본이란 무엇인가. 사실은, 문장 단위, 단어 단위까지 내려가서 공부해야 맞다. 벽돌이 단단해야 큰 건물을 지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단어부터 매만지게 되면 좌절할 터. 목표가 너무 멀어도 우린 걸어갈 수 없다. 그러므로 문장 이상 단위, 즉 단락쓰기부터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구상하는 훈련 방식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짧은 문장 하나를 두 개로 늘리는 방식이다. 첫 번째 문장을 소주제문이라고 한다면, 두 번째 문장은 뒷받침 문장이다. 그리고 뒷받침 문장은 '주제문과 뜻은 똑같은데, 좀 더 구체적이고, 좀 더 자세하고, 좀 더 긴' 문장이다.

    보통 단락은 문장 5~6개로 구성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긴(?)' 단락을 쓰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좀 더 쉬운 과업을 선택해야 한다. 두 문장(소주제문+뒷받침문장) 쓰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두 문장 쓰기가 어느 정도 되면, 세 문장 쓰기를 연습하고, 세 문장 쓰기가 어느 정도 되면, 네 문장 쓰기를 연습하며, 이런 식으로 계속 늘려 나가면 된다. 그런데, 혼자서 이런 연습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선생이 왜 있겠나. 옥석을 가려주고 핵심을 짚어주면서 학생이 자기 길을 잘 걷도록 돕기 위해서 있다. 그래서 1:1 피드백이 중요하다. 학생이 기본기를 익힐 때까지 (1) 잘못된 습관은 계속 친절하게 지적해 주고, (2) 기본기를 익힐 수 있도록 꾸준히 상기시키며, (3) 발전과 성취가 있을 때는 구체적으로 인정해 주고 격려하는 1:1 코칭 과정이다.

    사실, 간단하다. 글은 많이 쓰면 실력이 는다. 내가 그랬다. 실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할 거다. 쓰는 양이 정말로 압도적으로 많아지면, 즉 엄청난 물량공세를 뚫고서 계속 써 내면, 어느 순간 묘한 깨달음이 온다: '아, 이런 주제는 이런 각도에서 이런 틀을 사용해서 쓰면 되겠구나!'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런 깨달음을 얻으면, 흰 종이가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된다. 오히려 빨리 채우고 싶어진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고, 언제나 바쁘다고 호소하는 사람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쓰시면 늘 겁니다' 라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정답이지만 좌절감을 줄까봐 말하지 못하겠다. 대신, 목적지까지 그나마 힘을 덜 빼면서 도달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 나서는 방식을 택해야지.

    <2022년 8월 22일 저녁 7시, 글쓰기 오픈 특강에 여러분을 초청합니다>

    따라하는 글쓰기나 베끼는 글쓰기 말고, 내가 내 이야기를 쓰는 글쓰기를 배우고 싶으신 분을 모십니다. 단순한 사무용 글쓰기가 아니라 글쓰기 체력을 기를 수 있는 기본기를 배우고 싶으신 분을 모십니다. 맛보기(?!) 무료 오픈 특강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무엇이고,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마음 편하게 들어 보시고,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시면 3개월간 진행되는 수업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_ 이메일(jaewonrhie@gmail.com)로 성명, 연락처(휴대전화)를 보내 주시면, 무료 오픈 특강에 들어오실 수 있는 줌(Zoom) 강의 링크를 보내 드립니다. 오픈 특강은 8월 22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에 걸쳐서 진행됩니다. 
    _ 본 글쓰기 오픈 강의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분들만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_ 특강 신청은 2022년 8월 20일(토요일) 밤 11시까지만 받겠습니다. 
    _ 신청하신 분께는 2022년 8월 21일(일요일)에 줌 링크 보내 드립니다.

    <글쓰기 수업 후기>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수업 후기

    한보리(DTV 코리아 대표 / 비영리섹터 모금 기획, 전략, 광고 PD) 제목 그대로 정말 실용적인 수업이었다. 즉,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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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단락 글쓰기 수업 공지문>

     

    언제나 바쁜 사회복지사의 자기-돌봄(self-care)을 위한 '두 단락 글쓰기 교실'이 열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뉴스레터에서 소장님 글을 읽고 답장을 안 드릴 수가 없어서 잠시 시간을 내어 봅니다. 오늘 글은, 힘든 제 마음을 단번에 표현해 주는 글이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이 글을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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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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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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