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글쓰기와 해결중심상담은 닮은꼴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9. 4. 16:47
    728x90
    반응형

    나는 글쓰기와 해결중심상담이 서로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글쓰기는 명백하게 자기 목소리를 회복하는 활동이다. 글을 쓸 때 우리는 마음 속에 숨겨둔(억압해 둔) 생각과 감정을 찾아서 먼지를 털고 옷을 입힌다. 그리고 어울리는 목소리를 부여해서 세상에 내보인다.

    한편, 해결중심상담은 문제/어려움 때문에, 사회적 시선 때문에, 억압받고 있던 내담자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내담자가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생소한 질문에 잠시 당황하다가 조금 작더라도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돕는 사람에게도 엄청난 해방감을 안겨준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에 진심이다. 해결중심상담을 배우고 가르칠 때처럼, 깊은 만족감과 해방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잊고 있던 목소리를 되찾아서 글로 표현하는 모습은 존엄하고 아름답다. 덕분에 나도 존엄하고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며칠 전 시작한,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교실(제 2기)’에서 만난 사회복지사 동료들께서도 존엄하고 아름답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셨다. 첫 시간엔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는 주제로 짧은 글을 쓰고, 함께 읽으면서 진솔하게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그 내용 중에서 일부를 소개한다.

    <참고> 아래 예시글은 본인에게 사용 허락을 받았음.


    <예시문>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이 강의를 신청하였다. 첫 번째 과제는 내 삶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A4용지의 반을 채우는 일이었다. 2022년 8월 16일에 과제를 부여받았고, 나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일까? 라는 생각을 쭉 해봤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 2022년 8월 28일 오후 9시 50분이다. 이 시간동안 나는 행복했던 순간을 아직도 떠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매우 놀랐던 사실은 이 행복했던 순간조차 사회복지와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당사자의 변화? 힘들게 졸업했던 대학원 졸업식? 첫 직장의 채용? 기분이 좋았긴 했지만 행복했던 순간은 아닌 것 같다. 35년을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정녕 없던 것인가?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해본 경험도 없고 정말 티비 속의 한 장면 같은 샤랄라 같은 순간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첨삭문>

    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글쓰기 수업 첫 번째 과제로 받은 주제를 일 주일 넘게 고민했는데도 답이 안 나온다. 당사자가 멋지게 변화한 모습을 보았을 때? 낑낑대며 다녔던 대학원 졸업식? 첫 직장에 붙었을 때? 이 모든 순간에도 기분은 무척 좋았을지언정, 행복하진 않았다. 그러고 보니 굉장히 낙담이 된다. 지금까지 OO년이나 살았는데, 행복했던 순간이 하나도 없을까. 없다. 진짜 없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해 본 경험도 없고, TV 속에서 나오는 ‘샤랄라’ 순간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해설>

    단락을 명료하게 쓰려면 두괄식으로 써야 한다. 일단 결론부터 써 놓고 시작하란 말이다. 먼저 큰 틀에서 방향을 예시 제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채우란 말이다. 단락을 읽어 보자. 글을 왜 쓰게 되었는지부터 설명하면서 단락을 시작하니 본론(정작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늦게 나온다. 그래서 처음부터 초점이 흐려지고 늘어진다.

    예시 단락에서 말 하려는 결론은? 간단하다. ‘써야 하는데 못 썼다’이다. 그렇다면 이 말부터 먼저 던지고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 머리 속에 있는 ‘글 줄임 회로’가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글에서 군더더기가 빠지면서 보기 좋게 바뀐다. 왜냐면 첫 번째 문장이 (소)주제문 역할을 해서 뒤에 나오는 내용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글이 왜 늘어질까? 계획 없이 건축업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글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설계도도 없이 건축 계획도 없이 공사장에 들어선 셈이다. 그러니 온갖 시행착오를 한다. 마실 필요가 없는 먼지를 먹고, 계단을 올렸다가 다시 무너뜨리며, 상황을 수습하려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지쳐버린다. 의욕만 앞서니 생기는 일.

    사회복지사 동료들과 글쓰기에 관해서 대화를 나눠 보니, 다들 입을 모아서 말씀하신다: “저는 생각없이 쓰는 것 같아요. 머리에 생각나는 대로 쓰는 거죠.” 왜 그럴까? 사회복지사는 너무 바쁘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데 또 할 일이 떨어지는 그림이 너무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여유가 없다. 눈 앞에 떨어진 일 수습하기 바쁘다.

    부디, 글을 쓸 때만큼이라도 잠시 여유를 가지시라. 마음 커텐을 걷어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생각과 감정을 충전하시라. 그렇게 모은 마음 속 빛을 돋보기로 모아서 또렷하게 점으로 태우시라. 글감(소재)에 대해서 결론부터 떠올려 보시라. 결론(소주제)부터 던지고 시작하시라. 그리고 결론이 안내하는 길 위를 사뿐히 걸으시라.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mpowering.tistory.com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