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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끝사랑 사이 - 우리 부부가 쌓은 신뢰탑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11. 8. 11:57728x90반응형
제목: 첫사랑과 끝사랑 사이 - 우리 부부가 쌓은 신뢰탑
글쓴이: 이돈민 사회사업가(2022)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2)
친구 커플이 웨딩 촬영을 한다고 해서 서울대공원에 방문했다.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고 밝게 웃으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니 나와 아내가 연애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아내는 “우리도 저렇게 풋풋한 시절이 있었는데” 라고 말하며 과거를 회상했다. 서로 과거 추억을 얘기하던 중에 함께 온 다른 친구가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줄 테니 포즈를 취하라고 제안했다. 우리는 푸른 하늘과 벚꽃이 만개한 나무를 배경으로 서로 바라보며 둘만의 사진을 찍었다.
나와 아내는 캠퍼스 커플이자 서로 첫사랑으로서 8년 동안 연애한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연애하면서 10켤레가 넘는 커플 신발을 신고, 매년 서너 벌씩 커플티를 맞춰 입었다. 커플티가 너무 많아 서로 같은 옷을 입자고 약속하지 않아도 우연히 같은 옷을 입고 나올 정도였다. 사진도 단순한 셀카보다는 뽀뽀하거나 포옹하고 얼굴을 맞대는 등 닭살스러운 포즈로 찍었다. 아내는 습관처럼 28살이 되면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취직하면서부터 우리는 통장 하나에 결혼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실제로 28살에 결혼했다.
결혼한 지 6년이 된 지금은 아내와 둘이 사진을 찍지 않고 언제나 네 살배기 아이와 함께 찍는다. 그래서 아이와 사진을 찍는 상황에 지나치게 익숙해졌다. 당연히 아이와 셋이 찍은 사진이 소중하지만, 아내와 찍은 사진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앨범을 보면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다. 가끔은 우리 부부의 온기가 맞닿을 수 있는 둘만의 사진이 필요하다. 우리 둘만의 사진은 추억과 기록이라는 의미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14년 동안 켜켜이 쌓인, 말로 다 표현 못할 깊은 신뢰.
<첨삭 지도를 하면서 느낀 점>
글쓴이: 이재원(2022)
언젠가 이돈민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생님, 저는요... 기관에서 글을 쓰면 어떤 평가를 받냐면요, 뭔가 많이는 쓰는데 이해가 어렵다고 하시더라구요. 많이 쓰는데도 이해가 어렵다고 해서 내용을 줄이면 또 너무 내용이 적어서 이해가 어렵다고 해요.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이돈민 선생님께서 경험하신 글쓰기 증상(?)은 보편적이다. 상당히 많은 사회복지사가 이런 평가를 받는다는 말이다.
원인이 뭘까? 한 마디로, 독자가 글을 이해하는데 불필요한 내용을 너무 많이 쓰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되는 걸까? 글감에 대해서 생각 나는 대로(두서 없이) 쓰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되는 걸까? 사회복지사가 워낙 바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감에 대해서 진득하게 생각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매커니즘이 습관이 되면 글을 쓸 때마다 나타나는 나의 문체로 고착이 된다.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다소 민망하게 느끼실 수 있는 피드백을 이돈민 선생님께 거듭 드렸다: "선생님께서 쓰신 글은 군더더기가 너무 많습니다. 의미없이 반복되는 표현도 많아서 찌꺼기처럼 느껴지고, 읽기에 답답합니다." 그런데, 이돈민 선생님은 이런 적나라한 피드백을 오히려 환영하셨다. 본인 글이 어떤 점에서 문제였는지 알게 되었다며 오히려 시원해 하셨다. 그리고 고치려고 노력하셨다. 말하자면, 글을 쓰실 때 좀 더 생각하시게 되었다.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글빨(?)이 비약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무의미하게 반복되어서 찌꺼기처럼 느껴졌던 표현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독자가 글감/주제를 이해할 때 꼭 필요한 문장은 좀 더 풍부하고 다채롭게 쓰기 시작하셨다. 위에 소개한 글, 두 번째 단락을 다시 읽어 보시라. 아내 분과 연애하셨다는 8년이라는 무척 긴 시간을 구체적이면서도 재미있고 풍부하게 요약하셨다.
오늘 아침, 위에 쓰신 글을 공유해도 되겠냐고 여쭈어 보고 허락을 구할 때, 이돈민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 부족한 글을 공유까지 해 주시다니요. 다음 과제는 더 세심하게 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답했다: "선생님, 오해 마셔요. 전 함량 미달 글은 절대로 공유하지 않아요. 말하자면 선생님께서 발전하신 결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겁니다. 많이 발전하셨어요." 이돈민 선생님께서 성실을 무기로 더 발전된 글 쓰시기를 기원한다.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2기 교육생께서 쓰신 글(예시문)>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1기 수업 후기: 한보리 DTV 코리아 대표>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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