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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사례집을 쓰고 싶은데, 정말 글을 못 써서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10. 30. 06:10728x90반응형
2022년 10월 27일, 목요일 오후 7시 48분. 문득, 휴대전화가 울렸다. 열어 보니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푸쉬 알림. (나는 휴대전화에 이메일을 연동시켜 놓아서, 새 이메일이 오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며칠 전, 발송한 강점관점실천연구소 뉴스레터, Solutionists 제 54호에 어떤 분께서 답장을 보내셨다. 나는 뉴스레터에서, 최근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박정아 사무국장님께서 동료들의 자기 성찰을 돕기 위한 글쓰기 교실을 나에게 공식적으로 제안하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평소에 열고 있는 개인 실용글쓰기 클래스에 관해서 안내했다. 아마도 이 안내를 보시고 이메일 답장을 쓰셨나 보다. 성함을 찾아 보니, 황다운 선생님. 추후에 진행될 글쓰기 교실에 참여하고 싶으시다고 의사를 밝혀 주셨다.
(황다운 사회사업가)
안녕하세요. 후에 진행될 글쓰기 강의의 과정(방법), 시간, 비용 등이 궁금합니다.
나중에 사례집을 하나 써 보고 싶은 게 저의 아주 작은 로망인데, 정말 글을 잘 못써서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
몹시 반가운 마음이 들었으나, 27일에는 안동에서 어떤 교육을 끝내고 나서 좋은 벗 세 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답장을 드리지는 못했다. 대신, 28일 부산에 가서 또 다른 교육을 진행하던 중 오후 휴식 시간에 짧게 답장을 보내 드렸다. 이메일로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그냥 간단하게 예전에 썼던 블로그 글을 몇 편 보내 드리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실용글쓰기 클래스 교육생 모집 글과 교육 후기 등.
(이재원 사회사업가)
참고하실 자료를 보내 드립니다._ '두 단락 글쓰기 교실'이 열립니다 - https://empowering.tistory.com/926
_ 실용글쓰기 예시: 짧지만 강렬한 글 - https://empowering.tistory.com/863
_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수업 후기 - https://empowering.tistory.com/838
그랬더니 28일 토요일 오전 11시 경에 답장을 보내 주셨다. 이메일 내용을 읽어 보니, 내가 보내 드린 링크를 타고 내 블로그에 들어가셔서 글을 꼼꼼하게 읽어 보신 듯 했다. 음... 행간에서 황다운 선생님께서 느끼고 계신 글쓰기에 대한 걱정 내지는 부담감을 감지할 수 있었다: '사실 저는 한 문장 시작하기도 어려운데...' 내가 제시해 드린 수업 후기에서 DTV 한보리 대표님께서 쓰신 글을 인상깊게 읽으셨나 보다.
(황다운 사회사업가)
잘 보았습니다.
후기까지 모두 읽었어요.
사실 저는 한 문장 시작하기도 어려운데...
저 정도로 길게 쓰고, 공유도 하는 수업 방식인건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조금 안심시켜 드리고 용기를 불어넣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한보리 대표님은 내가 가르쳐 본 학생 중에서도 최고로 글을 잘 쓰셨다. 원래 글빨(?!)이 있는 분이셨는데, 더 가다듬었으니, 더욱 좋아졌을 터. 이 분 글을 읽고 좌절하시면, 지나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역시 학생들 안에는 다양한 수준이 있고, 선생이 1:1로 첨삭하면서 도와 드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 드렸다. 아울러, 나중에 무료로 오픈 특강을 할 텐데, 그때 들어오셔서 사전에 강의를 체험해 보시라고 권해 드렸다. (안심시켜 드릴 수 있을라나?)
(이재원 사회사업가)
가장 잘 쓴 글을 보여 드린 셈이니,
그 밑에 허다한 수준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선생이 있어서 도와 드리니 너무 걱정 마세요.
쓰고 고치면서, 제가 첨삭지도를 해 드립니다.
나중에 오픈 특강을 할 건데, 그때 들어와 보세요.
이재원 드림.
아! 곧바로 답메일이 왔는데, 내 답장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황다운 선생님께서 용기가 생긴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짐작한 바가 맞나보다?) 그리고 무료 오픈 특강, 꼭 들어 보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이모티콘 너머로 황다운 선생님께서 짓고 계실 실제 얼굴 표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후후.
(황다운 사회사업가)
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조금은 용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오픈특강 꼭 들어보겠습니다ㅡ!!
감사합니다. *^^*
좋은 주말 보내세요. ^^!!!
나는 잠깐 생각해 봤다. 왜 그리 걱정하고 불안해 하셨을꼬. 아마도 '나는 이렇게나 못 쓰는데, 나도 잘 쓸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셨겠지. 사실이 그렇다면 왜 못 쓰실까? 살아오시면서 글쓰기 자체를 진지하게 공부해 보신 적이 없으시겠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부해야지! 최대한 진지하게. 그러나 재미있게. 이런 생각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또 답장을 썼다.
(이재원 사회사업가)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개념/이론을 배우고 암기한 후에,
배운 개념/이론을 생각하면서 활용해야, 잘 할 수 있어요.
(어쩌면 당연하지만) 이상하게도 사실...
사람들은 글쓰기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으면서,
스스로 피나게 노력한 적도 없으면서,
잘 쓰기를 바라고, 잘 못 쓴다고 좌절합니다.
너무 걱정 마시라. 정말로 노력했는데도 안 되면, 그때 좌절하셔도 늦지 않아요.
이재원 드림.
내 짐작이 또 맞았다. 황다운 선생님께서는 (글을 잘 쓰겠다는) 시도도, (공부하려는) 노력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고 고백하셨다. 에고... 부끄러운 마음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드러내시다니. 거 참, 용기있는 분일세, 라고 생각했다. 그래... 그렇다면? 황다운 선생님께서는 글을 잘 쓸 수 있는 기본 태도는 갖추신 분 같다. 왜냐? 내가 늘 말하듯이,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쓰는 글에서는, 결국 '솔직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니까. 온갖 화려한 수사법을 쓰면서 겉멋 부리는 대신, 그냥 솔직하게만 써도 기본적으로 통하는 글을 쓸 수가 있으니까.
(황다운 사회사업가)
네. 맞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시도도, 노력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후에 수업을 듣게 되면 정말 열심히 참여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답장 주시는 부분들 덕에 시도는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
우리가 나눈 짧은 이메일을 다시 읽어보면서, 이 내용을 글감 삼아 재미있는 글을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에피소드 자체도 재미있지만(좋은 글감이지만), 글쓰기를 공부해 보고 싶으면서도 용기가 나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황다운 선생님께 이메일을 또 드려서 허락을 구해 보았다.
(이재원 사회사업가)
감사합니다.
음… 지금 주고 받은 메일 내용을
글감 삼아 글을 써도 될까요?
물론 샘 성함은 익명으로 숨기면서요.
네, 익숙해지면,
마치 사진 찍듯이
모든 게 글감이 될 수 있지요.
허락해 주시길 빌며
이재원 드림.
헐! 그런데 무척 감사하게도, 글을 쓸 때 '무려' 실명을 밝혀도 괜찮다, 고 말씀해 주셨다. 아, 그렇군요. 자신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싶으시군요? 그러고 보니 그동안 보내 주신 이메일 행간에서, 왠지 용기가 있는 분처럼 느껴지더라니! 나중에 꼭 글쓰기 교실에서 뵙고, 함께 공부해 보고 싶어졌다. (선생도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황다운 사회사업가)
네. 실명으로 쓰셔도 됩니다. ^^ ㅡ!
그만큼 저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라구요. (걱정은 되지만요.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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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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