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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련소 슈퍼스타, 225번 훈련병 이돈민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11. 1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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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훈련소 슈퍼스타, 225번 훈련병 이돈민

     

    글쓴이: 이돈민 사회사업가(2022)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2)

     

    “이돈민”

    “225번 훈련병 이돈민!”

     

    “이돈...민?”

    “225번 훈련병 이돈민!”

     

    “또 이돈민?”

    “225번 훈련병 이돈민!”

     

    “역시나 이돈민?”

    “225번 훈련병 이돈민!”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나는 육군 21사단 신병훈련소에 있었다. 훈련소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조교가 생활관에 들어와 이름을 호명하며 편지를 나눠준다. 그러면 이름이 불린 훈련병은 관등성명을 외치며 편지를 받는다. 훈련소 입소 후 처음으로 편지를 받던 날, 모두가 내 이름을 기억하게 된 일이 있었다. 편지봉투에 적힌 이름을 부르던 조교가 내 이름(이돈민)을 계속 부르기 시작했다. 이돈민, 이돈민, 이돈민... 나는 배운 대로 관등성명을 목터져라 외쳤다. 나와 함께 생활하던 모든 훈련병은 ‘도대체 저 녀석이 관등성명을 외치는 상황은 언제 끝나는 걸까?’ 라는 눈빛으로 나를 주목했다.

     

    나는 약 660일 간 군생활을 하면서 500통이 넘는 편지를 받았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 군대에 편지를 많이 보내줄 만큼인기 많은 ‘인싸’는 아니었지만, 여자친구 덕분에 압도적으로 많은 편지를 받을 수 있었다. 말하자면 훈련소에서는 오로지 여자친구(현재 아내)가 보내준 편지 덕분에 슈퍼스타가 될 수 있었던 셈. 

     

    나와 스무살에 만난 아내는 2년 가까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않고 나를 기다려줬다. 이런 아내에게 멋진 전역 선물을 해주고 싶어 여러 가지 이벤트를 고민하다가 아내처럼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편지지를 직접 만들어 놀랄 정도로 길게 써 선물하고 싶었다. 전역 전 마지막 휴가 때, 편지지를 만들기 위해 포스트잇을 사서 부대로 복귀했다. 쉬는 시간, 취침 시간마다 포스트잇에 편지를 썼고 95장의 포스트잇을 이어붙여 대형 하트 모양 편지를 완성했다. 그러나 전역 당일 편지를 들고 가던 중에 문제가 생겼다. 편지지가 너무 커서 임시로 접어두었는데 구겨져 쉽게 펴지지 않았다. 등 뒤에 숨겨 두었다가 짠! 하며 멋지게 주고 싶었는데, 결국 꼬깃꼬깃 주름진 편지를 선물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벤트는 대성공이었다. 아내는 “역시 허당 이돈민”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나는 이후에도 종종 이벤트를 시도했다. 청혼할 때 일이다. 나는 라디오 방송과 똑같이 사연을 소개하고 신청곡이 나오는 음원 파일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라디오를 듣자고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아내는 진짜 라이브 방송인줄 알고 라디오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순간 아내가 감쪽같이 속을 줄 몰랐던 나는 약간 당황했다. 음원 파일을 돈 주고 제작했다고 하면 실망할 것 같아 몇 개월이 지난 후에 이실직고(?!)했다. 아내는 적잖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하면서도 빙그레 웃었다.

     

    지금도 나는 월급날마다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며 소소한 이벤트를 즐긴다. 이벤트를 받는 아내도 좋아하지만, 이벤트를 고민하는 나도 즐겁다. 어떤 이벤트를 하면 아내가 즐거워할까 고민하며 나는 오늘도 네이버에 ‘이벤트’를 검색한다. 


    <첨삭 지도를 하면서 느낀 점> 

     

    글쓴이: 이재원(2022)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교실 제 2기가 출범한지 딱 8주가 지났다. 그리고 그동안 이돈민 선생님 글솜씨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언제나 글은 글쓴이 성격을 따라가게 마련. 이돈민 선생님은 (선입견일 수 있겠지만) 뭐랄까... 굉장히 반듯하고 순수하셔서 그다지 재미는 없는 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글도 다소 밋밋하고 늘어지면서 재미가 적었다. 그러니까 이 부족한 선생이 너무나도 뻔뻔하게 학생이 가진 단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유는, 이돈민 선생님께서 모든 단점을 뒤로 하고 엄청난 진보를 이루고 계시기 때문이다.  

     

    비결이 뭘까? 단언컨대, 이돈민 선생님께서는 무척 진지하고 겸손한 태도로 이 부족한 선생이 코칭해 드리는 내용을 대단히 성실하게 수용하셨다. 사실, 성인이 되어 이미 굳어진 문체는 거의 바꾸기 어렵다. 계속해서 지적을 해도 바꾸기 힘들다. 그런데 이돈민 선생님께서는...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바꾸셨다. 글을 쓰면서 드러나는 본인 단점과 나쁜 습관을 하나씩 하나씩 고치셨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순식간에 빨아들이듯이, 수업 시간에 배우신 내용을 빠르게 소화해서 결과물로 보여주셨다. 

     

    내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에서 나는 강의도 하지만, 선생이 다소 일방적으로 떠드는 강의보다는 강의와 강의 사이에 학생과 주고 받는 1:1 코칭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모든 고급 기술처럼, 글쓰기도 '관람형 특강'을 듣고 '아~ 그렇구나' 감탄하고 잊어 버리면 결코, 절대로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용해 보고, 그 결과물을 선생과 함께 세심하게 살펴보면서 장점은 강화하고 단점을 줄여 나가야만 성장할 수 있다. 이돈민 선생님께서는 바로 이런 1:1 코칭 과정을 충분히 활용하셨다. 

     

    이돈민 선생님께서 거의 확실하게 고치신 버릇: 속격 조사 '의'를 함부로 사용하는 버릇. 우리말에서 속격 조사 '의' 용법은 '의' 앞에 오는 말(명사/대명사)이 '의' 뒤에 오는 말(명사/대명사)을 직접적으로 소유할 때만 사용해야 자연스럽다(예: 내 자동차). 이런 제한된 용법을 넘어서면 거의 일본말에 오염된 어법이 된다. '하나의 신념' 이 어구를 보면 하나가 신념을 소유할 순 없다. 이 어구는 '하나'와 '신념'을 느슨하게 연결한 말에 불과하다. 그리고 '하나의 신념' 어구는 우리말 '의'에 해당하는 일본말 ''에 오염된 용법에 불과하다. 

     

    "과제 제출 드립니다. '의'를 줄이고, 대화체를 넣어봤습니다." 

     

    우리 보통 사람들은 예술적인 글을 쓰는 문필가처럼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다. 하지만 예술적인 글이 아닌 '실용적인 글'은 누구나 제대로 학습하고 제대로 연습하면 실력이 향상된다. 게다가 이돈민 선생님처럼 성실하고 겸손한 태도로 배우면 더 빨리 향상된다. 이돈민 선생님께서 발전해 오신 경로를 똑똑히 목격한 사람으로서,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성실하게, 열심히 배운다면 누구든지, 얼마든지 글쓰기 실력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 증거가 있습니다: 이돈민 사회사업가.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2기 교육생께서 쓰신 글(예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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