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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자른 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2. 11. 22. 06:54728x90반응형
글쓴이: 이성희(2022)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2)
사진에 보이는 사람은 저입니다. 이날, 사진을 찍기 직전, 저는 뭔가 소중한 것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제 얼굴, 소중한 것을 잃은 허망한 얼굴이 전혀 아니지요? 사실은 이날 저는 허리까지 내려오도록 길렀던 머리카락을 잘라 ‘마지막으로’ 기부했습니다. 그리고 왠지 기념하고 싶다는 생각에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었습니다. 새로 산 머리핀도 하고 환하게 웃으면서 찰칵! 사진을 여러 장 찍었습니다.
수년 전 어느 날, TV를 보다가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띠띠... 여보세요, 한국소아암협회인가요? TV에서 캠페인 CF를 보았는데요, 머리카락을 환아들에게 기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고 물었더니, 염색이나 파마를 하지 않은 상태로 머리카락이 25cm이상이면 좋다고 하니다. 그때 저는 20대 중, 후반으로 외모를 꾸미는 일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마침 2~3년 정도 기른 생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와 머리카락이 슬쩍 불편해지고 있었기에 머리를 자르자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 제가 머리를 기른 이유는 첫째, 주기적으로 미용실에 가서 컷트하는 비용이 약간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리고 둘째, 저는 긴 머리를 좋아했고, 때로는 긴 머리가 제 매력 지수를 자연스럽게 높여주는 무기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침에 머리를 손질할 때마다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짧게 자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기증을 하려고 보니 누군가에게 요긴하게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무척 뿌듯해졌습니다.
제 마음과는 다르게 어느덧 거울에서 흰 머리카락이 보일 때쯤 마지막으로 머리카락을 보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제가 기증한 머리카락을 가발에 맞게 한올한올 바느질할 텐데 흰 머리카락을 골라가며 한다면 업무 효율이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 사진 속 저는 마지막으로 소아암 아이를 위한 가발로 쓰일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한참 예쁘게 꾸미고 싶은 나이 11살, 가발을 받은 아이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예쁘기도 하고 자신감도 있어 보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건강한 자기 모습을 상상하던 아이를 TV에서 본 그날, 가발이지만 아이들에게 다른 헤어 스타일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바로 행동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 사진 속 모습으로 우체국에서 마지막으로 자른 머리카락 소포를 보내면서 제가 무척이나 대견스럽지만 마지막이라서 몹시 아쉽습니다. 아이가 건강히 회복되어 하길 바라면서 간절하게 기도합니다.
<첨삭 지도를 하면서 느낀 점>
글쓴이: 이재원(2022)
사실, 이성희 선생님은 운문(시)을 쓰시기에 좀 더 적합한 문장을 가지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냐하면, 내가 가르쳐 본 학생 중에서도 가장 문학적인 향기가 나는 문장을 지니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문학적인 문장을 이성희 선생님께서 이미 가지고 계신 가장 큰 강점이라고 보았다. 헌데, 지금 우리가 배우는 글쓰기는 산문(생활 글쓰기)을 쓰는 방법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성희 선생님께서는 글을 함축적으로 쓰려고 하지 마시고, 뭉쳐 있는 실타래를 풀어내듯, 조금씩 풀어내면서 쓰시는 방법을 익히셔야 한다. 독자가 이해하기에 쉬운, 친절한 글을 쓰셔야 한다.
위 글도 처음에는 조금 불친절했다. 사진도 그렇고, 글감이 너무 좋은데, 써야할 분량이 많이 생략되어 있어서 글쓴이가 표현하려고 했던 바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첨삭을 하면서 군더더기를 들어내고 글쓴이가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을 더욱 살려내니 전체적으로 글에 좀 더 생기가 돌고 내용도 좀 더 재미있어졌다. 수업 시간에 첨삭한 부분을 세세하게 언급하면서 "이성희 선생님은 문장이 참 좋은데요, 불친절하게 쓰시니까 이 강점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요. 쓸 내용은 많은데, 이걸 어떻게 풀어낼지 모르시는 느낌입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하셔서 참 다행이다.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클래스, 이성희 선생님께서 쓰신 글(예시문)>
<이재원의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1기 수업 후기: 한보리 DTV 코리아 대표>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지식 공유하기(기타) > 글쓰기 공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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