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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되는 건가요?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2. 12. 13. 14:08728x90반응형
"그래도 되는 건가요?"
어제, 멀리 지방에서 오신 반가운 손님을 만났습니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거주시설인) 남원 평화의집 김종열 원장님. 사회복지 선배이자 인생 선배이십니다. 기관 리모델링 사업 때문에 한동안 많이 바쁘셨다네요.
이번 리모델링 사업에서 원장님께서 초점으로 삼으신 가치는 '개별화/정상화'였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일선에서 뛰시는 직원 분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수용하셨지만, 개별화 방향은 놓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1. 모든 거주인에게 개별적으로 방과 화장실/욕실을 제공하기.
2. 기존 다인실 베란다에 설치되어 있던 높은 펜스를 제거하기.
여기까지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이야기를 끊고 끼어 들면서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래도 되는 건가요? 1인 1실로 만드셨다는 건데... 잠깐이라도 거주인께서 지원자 없이 방에 혼자 계시다가 위험한 상황이라도 발생하면 어떻게 해요? 큰 일이 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럤더니 이렇게 답하시더군요: "당연히, 위험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두 가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우리가 거주인 바로 옆에서 손을 붙잡고 24시간 생활하지 않는 한, 위험 요소는 언제나 존재한다. 우리가 일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위험 요소는 늘 있다는 말입니다. 위험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일할 수는 없지요."
"둘째, 거주인에게 방과 화장실/욕실을 개별적으로 제공해서 성취할 수 있는 (개별화/정상화) 가치와 만족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우리는 단칸방에 살아도 개별 화장실/욕실이 있는 곳을 찾잖아요? 그만큼 개인적인 공간이 필수적이라는 말인데, 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필수적인 공간을 누릴 수 없냐는 거죠."
순간적으로 머리가 띵~ 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해결중심상담 전문가네, PCP를 공부하네"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하고 다녔는데, 이런 저 역시 평화의집 거주인을 생각하면서 '안전', '효율', '관리'를 먼저 떠올렸다는 사실이... 아니, 먼저 정도가 아니라 (순간적으로나마) 오로지 '안전', '효율', '관리'만 생각했다는 사실이 느껴졌거든요.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며칠 전에, 2층에서 새로 구입해서 비치해 둔 공기청정기가 1층으로 떨어져서 박살이 났어요. 누가 던진 거죠. 리모델링하면서 쇠창살 같은 베란다 펜스를 제거했더니 이런 일이 생긴 겁니다. 역시, 쉽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예전에도 TV 같은 거 망가지는 일은 종종 발생했는데요 뭘. 공기청정기야 후원을 받아서 구매하면 되지만, 개별화/정상화는 우리 기관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치잖아요."
개별화/정상화는 결국 가치 문제이고, 관점 문제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의 관점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일할 것인가?'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혹은 "위험하지 않겠느냐?" 이런 질문은 부차적입니다.
"리모델링이 끝난 후에, 거주인 가족 분들과 대화를 해 보면요, 역시 제가 고집을 피우길 잘 했다 싶어요. 개인별로 방을 드리고, 개인별로 화장실/욕실을 드리고 나니까 정말로 원래 사시던 집보다 더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씀들 하시더라구요."
김종열 원장님께서는 개별화/정상화 가치를 어떻게 직원들과 '함께' 실현해 나갈지 고민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되네되네' 원칙을 설명 드렸습니다. '되네되네' 원칙은, 아무리 리더가 옳은 가치를 제시한다고 해도, 일선 실무자가 '어? 이렇게 하니까 예전 방식만큼 잘 되네? 사람들이 좋아하네? 나도 좋네?' 이런 생각이 들어야만 함께 실현할 수 있다는 해결중심적인 원칙입니다.
아주 작은 업무부터 '되네되네'를 경험하고, 이 경험을 꾸준하게 축적하면? 일선 실무자가 '실무적인 효용성'을 구체적으로 느낀다면, 결국엔 리더가 시켜서 일하지 않아도 스스로 좋아서 실천할 겁니다. '뚜렷하게 목표를 세우되,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시도하라' 네, 대표적인 해결중심적인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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