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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사막에서 살아남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9. 07:41
글쓰기 공부는 왜 어려운가? 글쓰기를 가르칠 때 학생에게 가장 많이 듣는 피드백은? '글쓰기, 너무 어렵습니다!' 이 말이다. 이런 피드백을 들으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 중에서, 모든 가치 있는 기술은 배우기 어렵습니다. 만약, 그대가 어떤 기술을 배우는데, 너무 쉽다면? 그 기술은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맞습니다. 글쓰기는 가치가 높기 때문에 배우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끝없이 말하고, 글을 쓴다. 그래서 얼핏 보기엔 말하고 글을 쓰는 작업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막상 말하기나 글쓰기를 제대로,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면,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더 배우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닫게 된다. 특히, 글쓰기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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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D+484)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3. 6. 8. 10:04
그네가 좋아요! 나는 아침에 6시 반이면 잠에서 깨요. 엄마는 내가 너무 일찍 깬다고 투덜대요. 일찍 자니까(밤 8시 반) 일찍 일어나나 봐요. 근데, 우리 집에는 나보다 일찍 깨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 아빠요. 매일 아침 엄마 품에 안겨서 아빠 방 문을 두드리거든요. 아빠는 늘 책상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어요. '우리 봄이, 잘 잤어?' 아빠가 씩 웃으면서 나를 안아 줘요. 그러면 하루가 시작되죠. 아빠를 만났으니 책을 읽어 달라고 해야겠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예쁘게 인사해요' 책을 집어 들어요. 아빠는 '또 읽어줘? 이번에 읽어 주면 100만번 읽는 거야' 라고 말해요. 흠... 나는 늘 새로운 걸 어떡해요. 그 사이에 엄마는 내가 먹을 밥을 준비해요. 어떤 날은 카스테라 빵을 먹지만, 보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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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상상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3. 6. 8. 10:02
이상한 상상 2023년 6월 4일, 이재원 씀. 나는 평소에 이상한(?) 몽상을 자주 떠올린다. 왜 '이상하다'고 말하냐면, 어떤 상황에서든 최악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차를 운전해서 어딜 간다면, 아주 자주, 자동차 사고가 나는 상황을 상상한다. 만약에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운전 중인데, 사고가 나면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 순간적으로 안전벨트가 조여지면서, 목이 앞으로 꺾이거나, 핸들에 머리를 부딪히겠지? 만약에 핸들에 머리를 부딪힌다면, 어떤 부위에 어떤 강도로 부딪히게 될까? 이런 상황을 머리에 아주 세세하게 떠올린다. 어제도 그랬다. 사랑스러운 아내, 귀여운 딸과 함께 강화도에 놀러 갔다. 동막 해수욕장에 들러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았다. 이제 16개월에 접어든 딸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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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D+477)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3. 6. 2. 06:54
글쓰기 교육 자료를 찾기 위해서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일본 CF를 접했다. 말하자면 지하철 광고인데, 어느 지역에 새로운 직통 편이 개설되었다는 내용을 전파하려고, 유명 배우인 오다기리 조를 기용해서 아주 짧은 영화를 찍었단다. 제목이 '아빠와 딸의 풍경.' (새롭게 개통되었다는 그) 지하철 편을 타고 통학하는 딸과 통근하는 아버지 이야기다. 광고가 시작되면, 아직 어린 딸과 젊은 아빠가 대화를 나눈다. 딸: (목적지가) 너무 멀어. 아빠: (미소지으며) 금방이야. 딸이 '멀다'고 말하는 대사, 아빠가 '금방'이라고 말하는 대사는 모두 중의적(重義的)이다. 우선 표면적 의미. 당연히, '멀다'는 말은 출발역에서부터 도착역까지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그리고 '금방'이라는 말은 얼핏 멀게 느껴지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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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약속을 지키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6. 1. 15:01
제목: 16년 만에 약속을 지키다 글쓴이: 강진구 (인천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한 마디 말씀하신 다음부터 매주 엄마와 밥을 먹고 있다. "이번 주에 밥먹으러 올래?" 엄마, 나, 아내, 아들 둘은 매주 엄마가 알고 있는 맛집에 다닌다. 간장게장, 판모밀, 장뚱어탕, 스시, 돼지갈비, 장어 등 메뉴도 아주 다양한데, 문득 의문스러웠다. '엄마가 이렇게 다양한 맛집을 어떻게 아셨을꼬? 남자친구라도 생겼나?(엄마는 45년 전에 아버지와 사별했다)‘ 그래서 물어 보니 엄마는 그냥, 우리 가족하고 밥 먹는 게 좋아서 여러 지인에게 맛집을 물어봤다고 한다. 다시 돌아온 주말, 엄마가 식당 말고 이번에는 집으로 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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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좋은 강의였습니다상담 공부방/공감, 수용, 진정성 강의 후기 2023. 6. 1. 06:39
며칠 전, 울산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TV로 배워보는 사례관리 상담 기초기술' 과목을 강의했다. 어쩌면, 뻔하디 뻔한 보수교육 환경에서 진행하는, 뻔한 수업일 수도 있었다. 솔직히, 너무 자주, 많이 강의해서, 이제는 나도 어느 대목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느 대목에서 어떤 농담을 할지도 훤하게 외우고 있을 정도다. 특히나, 이날 수강생 특성을 살펴 보니, '경력 무관, 분야 무관'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야말로 아무나 닥치는 대로 들어온 수업, 같았다. 하지만 나는 왠지 느낌이 좋았다. 아무리 내가 끝없이 공부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보강한다고 해도, 기본 줄기는 매번 비슷할 수 있겠지만, 내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은 다르지 않나. 첫 시간에 줌 화면으로 사회복지사 동료들 얼굴을 훑어 보고 있는데,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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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씨, 이거 먹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5. 31. 06:07
제목: 수경씨, 이거 먹어요. 글쓴이: 배수경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사회재활교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종현씨는 참 다정하다. 직원(사회재활교사)이 업무로 힘들어 보이면 늘 슈퍼에서 간식(커피, 과자 등)을 한아름 사서 무심히 건네준다. 2009년부터 그룹홈에서 일하면서,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으로) 많이 의지했던 분이다. 첫 아이 출산과 동시에 퇴사했지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다시 일하게 되었고, 종현씨가 살고 있는 그룹홈 옆 그룹홈에서 근무했다. 창문만 열면 매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종현씨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시각장애인 시설로 이사갔다. 그리고 2개월 만에 종현 씨를 만나 야구장에 갔다. 함께 이동하는 내내 종현씨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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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치게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5. 29. 07:25
제목: 아, 미치게따 글쓴이: 송규성 (부평중부종합사회복지관 과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2023년 5월, 우리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서 바이킹을 설치했다. 그러자 아이들이 줄을 선다. 은율이도 타고 싶어 나에게 계속 줄을 서자고 한다. 순간 은호가 생각났다. "은율아, 오빠 어디 있어? 오빠랑 같이 타자." 교회 곳곳에서 은호를 찾았다. 은호는 역시 바이킹이 무섭단다. (동생과 함께) 타지 않겠다고 단칼에 거부한다. 우리 부부는 설득하기 시작한다. ‘너는 남자고, 오빠니까, 용기를 내라’고 설득한다. 은호가 한참 고민하더니 평소와 다르게 타겠다고 한다. 나는 속으로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은호는 놀이기구를 무서워한다). 두 아이가 차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