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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미터 (응? 싫다고? 택시 타자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5. 25. 08:30
글쓴이: 홍유진 (인천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2019년 9월 5일, 대학 동기 세 명과 공강시간에 영화를 봤다. 영화 제목은 '47미터'. 주인공과 친구들이 심해 47미터까지 빠져들어 상어에게 쫓기는 공포영화다. 영화는 서늘하게 잘 봤다. 그런데 영화관을 나오니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진다. 그렇다. 영화관을 나오기 전까지 우리가 영화 주인공들처럼 물에 쫄딱 젖어 폭우에 쫓길(?) 줄 몰랐다. 영화관에서 학교까지 900미터가 조금 넘는 거리, 우리에겐 우산도 없다. 우리는 편의점에 남아있던 우비 2개를 사서 두 사람당 하나씩 뒤집어 썼다. 그리고 다음 강의를 듣기 위해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빗속을 미친듯이 뛰었다. 정신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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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프러포즈: 10월 나의 신부 주연이에게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5. 24. 05:30
제목: 귀여운 프러포즈 글쓴이: 송주연 (인천중구가족센터 사회복지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우리 부부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결혼할 때까지 총 10개월이 걸렸다. 29년 인생, 처음으로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까지 하게 되어 주변에서도 많이 놀랐다.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저녁을 먹자고 어색하게 말하는 남자친구를 따라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누가 봐도 특별하게 세팅된 테이블을 보고 프러포즈를 직감했지만,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며 모르는 척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사장님과 눈짓을 주고 받던 남자친구는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리창에 사장님과 속닥이는 남자친구 모습이 보였다. 허술한 모습이 더 귀엽게 느껴졌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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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제 4기(금요반) 모집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5. 22. 09:00
처음에는 그냥 글쓰기만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다양한 문헌을 섭렵하면서 배우고 소화한 지식/정보와, 스스로 글을 많이 쓰면서 직접 경험한 노하우를 정리해서 가르쳐야겠다 마음 먹었지요.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헌데, 여러 차례 클래스를 운영하다 보니, 미처 예상치 못한 부수적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저에게 글쓰기를 배우고 함께 글을 쓰면서 피드백을 나눈 학생 분들께서 '제 마음에 크게 위로가 되었고, 치유되는 느낌마저 들었어요' 라고 고백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래서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어떻게? 위로와 치유 현상이 나타났을꼬? 솔직하게 쓰기. 제가 오리지널하게 주장하는 글쓰기 방법입니다. 보통은 쉽게 쓰기, 깊게 쓰기도 함께 말하지만, 솔직하게 쓰기, 가 가장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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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노래, 'Steal Away'에서 배우는 글쓰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5. 22. 07:29
며칠 전, 우연히 어떤 노래를 듣고 눈이 번쩍 뜨였다. 1998년 박지윤이 발표한 제 2집 앨범 중 수록곡. Steal Away(주인공). 내가 20대 중반, 군대에 있던 시절 발표된 노래. 참 오랫만에 듣는 노래였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았던 기억이 난다. 리듬과 멜로디가 경쾌하고 박지윤 창법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특별히, 가사가 좋았는데,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지만 마지막에 반전이 있어서 더 슬펐다고나 할까. 음악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내가 음악 평론가는 아니니 전문적으로 평할 수는 없지만) 25년이 지났는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모던하다. 남성 랩 부분은 당시에는 감각적으로 들렸겠지만 지금은 구리다. 무의식 중에 가사를 기억하고 흥겹게 따라 부르고 있다가, 문득 이 노래를 글쓰기 교육에 활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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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배배꼬인 사람들?!상담 공부방/공감, 수용, 진정성 강의 후기 2023. 5. 19. 07:31
2022년 여름, 한국자활연수원에서 e-러닝 동영상 강의를 촬영했다. 내가 평소에 자주 강의하는 '마음을 여는 대화법'을 주제로, 지역 자활센터 실무자 현실에 맞춰서 열심히 준비했다. 여러 모로 부족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많은 분께서 내 강의를 좋게 봐 주셨다. 그래서였는지, 2023년 한국자활연수원에서 더 좋은 기회를 허락해 주셨다. 충주에 위치한 연수원에서 거의 매달, 4박 5일간 열리는 신입실무자(1년 미만 근무자) 기본역량 향상교육 과정에서 한 꼭지(마음을 여는 대화법 심화)를 맡아서 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 과정에 오시는 신입 직원 분들은 e-러닝 과정을 통해서 내 강의를 이미 수강하신 분들이었다. 기본이 닦여 있는 분들이니 조금 더 심화된 내용을 마음껏 강의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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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미친년, 달리다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3. 5. 17. 06:59
해결중심상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아버지 모델이 있고, 할아버지 모델도 있다. 그리고 특히 할아버지 모델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할아버지 모델을 만든 사람이 상담 업계에 처음으로 실천적으로 강점관점을 도입한 위대한 치료자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의 이름은 밀턴 H. 에릭슨(Milton H. Erickson) 박사. 제대로 의학 교육을 받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고등학교 시절부터 최면(트랜스 상태)에 심취해서 눈 뜨고 최면을 거는 간접 최면을 평생 연구/실천한 최면 대가이자, 우주 대천재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 박사와 함께 가족치료 분야 창설에 지대한 공헌을 한 선구자. 글 내용이 어려워지니, 에릭슨 박사가 어떻게 정신질환자를 혁신적으로 치료했는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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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사람들이예요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3. 5. 13. 07:49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 사람들이예요.” 문자 그대로, '기가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과연, 내가 이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까? 학생을 설득하지 못하는 선생이라니... 학생 앞에 서서 기가 막힌 선생이라니... 자신이 없었다. 부끄러웠다. 당장 마이크를 내 던지고 그냥 강의장 밖으로 나가 버리고만 싶었다. 발은 이미 출입문을 향하고 있었지만, 손을 뻗어 억지로 막았다. '겨우 막았다'고 써야 할 듯하다. 얼마 전,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회복지 종사자 분들을 교육했다. '(클라이언트 감정에) 공감하는 방법'을 함께 나누는 자리로 기억한다. 허황된 뜬구름 잡는 소리나 비현실적인 윤리 이야기를 늘어 놓고 싶진 않아서 이렇게 조금 현실적으로 요청 드려 보았다: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클라이언트에게 본인이 상처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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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D+454)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3. 5. 9. 10:10
아마도, 우리 가족은 2023봄을 지긋지긋하게 안 떨어지는 감기로 기억할 듯하다. 우선, 딸 아이가 감기에 걸린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아슬아슬하게 나을듯 안 나을듯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아내도 심하지는 않지만 감기에 걸렸는데, 보름째 콜록대면서 마른 기침을 하고 있다. 나는? 어쩌면 가장 심각한 감기라고 말할 수 있는, '폐렴'에 걸렸다가 서서히 낫는 중인데, 가슴팍에서 노래 소리가 들리는 폐렴 증세는 없어졌지만, 여전히 가래가 끓고 기침이 끝나질 않는다. 헌데, 어젯밤... 아니지,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늘 새벽 12시쯤, 딸 아이 증세가 갑자기 악화되었다. 기침을 하려다가 가래가 목에 걸리는지 숨 넘어가는 소리를 하면서 괴로워한다. 물 마시려고 잠시 일어났다가 놀라서 나를 깨운 아내는 당황하고 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