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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얗게 불태웠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2. 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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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게 불태웠다

     

    글쓴이: 권송미(사랑누리장애인단기보호센터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코로나 19 팬더믹이 지겹게 이어지던 여름날이었다. “선생님, 코로나 끝나면 워터파크가요.” “튜브있는 미끄럼 타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영장에서 놀아요.” 사랑누리 식구들이 옛날 사진 보며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손까지 모으며 간절하게 말했다. 마음은 잘 알지만 소원을 이루어 드리기는 힘들다고 생각하며 다들 입을 다물고 있던 찰나, 김OO 선생님이 답했다: “제가 워터파크를 직접 만들어 볼까요?” 다들 놀랐지만 우리는 곧바로 워터파크를 건설하기 위해서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했다. 역시, 불가능을 모르는 사랑누리 직원들. 브레인 스토밍 끝에 마당 안 경사로에 튜브 슬라이스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최종 선택했다. 진입경사로에 매트를 깔고 그 위에 더 잘 미끄러지게 비닐을 깔고 비눗물을 부은 후, 선생님이 경사로 위쪽에서 튜브를 탄 이용인을 아래쪽으로 밀기로 했다.

     

    사랑누리 워터파크 개장일, 우리는 코로나 팬더믹 시작 후에 가장 크게 웃었다. 몸은 여전히 금지선 안에 갇혀 있지만, 웃음 소리는 담장을 훌쩍 넘어섰다. 역시나, 다들 튜브 슬라이스 구역을 가장 좋아했다. 워터파크 아이디어를 제안한 김OO 선생님이 큰 체구로 체중을 담아 튜브를 밀면 사랑누리 식구가 쑥 미끄러지며 행복하게 환호성을 질렀다. 이렇게 서너시간을 신나게 놀고난 뒤 아직도 아쉬운 진OO씨가 튜브 위에 앉았다. 이미 체력을 다 써버린 김OO 선생님은 “이번이 마지막이예요!” 라며 마지막 남은 힘까지 남김없이 쓰며 튜브를 밀다 넘어졌고 비눗물 범벅이 되었다. 엎어진 김OO 선생님앞에서 진OO씨가 너무나도 신나게 웃었다. 웃음소리를 들으며 김OO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이 남아 있지 않지만, 정말 행복합니다.” 우리는 하얗게 불태웠고 보람이라는 재만 남았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권송미 원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권송미 원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3기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피드백 #1 (이재원 글쓰기 코치)

     

    (1) 잘 쓰셨습니다. 우선, 권송미 원장님 글에는 문학적인 향기가 배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참 좋습니다. 능력이고 개성입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시더라도 이 개성은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위 이야기는 누가 읽어도 감동을 받을 만큼 흥미롭고 진정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권송미 원장님과 사랑누리 직원 분들께서 얼마나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일하고 계신지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쓰고 싶으신 내용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군더더기를 상당히 들어내야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쓸 때 무조건 많이 쓴다고 해서 내가 생각하고 느낀 바를 잘 전달하지는 못합니다. 언제나 독자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요, 독자가 내 이야기, 특히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밀도에 맞추어, 적절한 길이로 글을 써야 합니다. 

    (2)  권송미 선생님께서는 ‘A는 B이다’ 문형을 자주 사용하십니다. 이 문형을 ‘사람은 B한다’ 문형으로 바꾸셔야 합니다. 그래야 글이 더 부드러워져서 독자가 편하게 읽습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사물이 아니라) 사람을 주어로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피드백 #2 (유영덕 글쓰기 코치) 

     

    권송미 원장님이 사용하시는 예술적 감성, 문학적 표현은 정말 강점이고 개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적절하게 문학적 표현을 구사하면 멋진 옷에 달린 예쁜 액세서리처럼 글이 가진 품격을 높이잖아요? 바로 이런 점이 권송미 원장님 강점이고 개성이니까, 앞으로 잘 훈련하셔서 적절하게 사용하시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글을 읽으면서 저도 도입부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는데요, 오늘 이재원 선생님 코멘트 내용을 들으면서 그럴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어요. 이재원 선생님이 첨삭지도해 주신 글을 보면 원문보다 나아졌다는 사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기본적인 주술 관계에서도 더 간결하게 정리되었다는 사실, 본인께서도 느끼시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도 간결하면서도 포화된 글을 쓰실 때까지 계곡 훈련하시면 (물론 지금도 이미 훌륭하지만)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본인 소감 (권송미) 

     

    우선, 세심하게 첨삭해 주시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글을 읽으면서, 확실히 글이 좋아졌고 이해가 잘 된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지금은 삭제가 되었지만 본문 앞에 배경 설명을 쓴 부분 말인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원래는 없던 부분인데, 카톡방에서 다른 분 지도해 주시면서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셔서, '그러면 도입을 써야겠네?' 싶어서 덧붙였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그 부분을 빼니까 확실히 더 좋아졌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간결하게 쓰라고 가르쳐 주셨는데요, 제 인생 최대 과제가 다이어트인데(웃음), 글을 쓸 때도 인생 최대 과제라고 말씀하시니, 이건 숙명이구나(웃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만 더 말씀 드리자면, 지도해 주셨던 'A는 B이다' 문형은, 사실 제가 잘 몰랐던 부분인데, 지도를 받고 나서 다시 읽어 보니까 제가 앞뒤 문구 맞춰 쓰는 방식을 습관적으로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쓰다보니 글이 약간 지겨운 느낌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도 앞으로 고쳐 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지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mpowering.tistory.com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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