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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다' 만이라도 줄여봅시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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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원의 '한국어 문장, 이렇게 쓰면 곱게 쓴다' 
    '-이다' 만이라도 줄여봅시다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씀

    언어학(유형론)에 따르면, 한국어는 교착어 범주에 속한다. 교착어? 첫 대목부터 어려운 말이 나왔다. 그래서 잠시 설명한다. 먼저, 교착어(膠着語). 이 개념을 이해하려면, '아교(阿膠)'부터 이해해야 한다. 아교는 동물 가죽이나 힘줄 등을 녹여서 만든 점성 물질이다. 쉽게 말해, 물건과 물건을 붙이는 '풀'이라고 보면 된다. 교착어(膠着語) 명칭 안에 보이는 교(膠) 뜻하는 바가 아교/풀이다. 다음으로 착(着). 빈틈없이 단단히 붙일 때, '밀착(密着)'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교착어(膠着語) 명칭 안에 보이는 착(着)이 '붙인다'는 뜻이다. 그래서 교착어란, 여러 언어 요소를 풀(膠)로 붙인(着) 듯 이어 붙이는 언어, 라는 뜻이 된다. 

    한국어 단어 중 '가다'를 생각해 본다. 이 단어를 과거형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가다'에서 근본이 되는 부분(어근) '가' 뒤에 과거 시제를 뜻하는 (선어말어미) '었'을 붙인다. 그리고 동사임을 나타내는 (어말어미) '다'를 붙인다. 이렇게 완성한 단어가 '갔다(가+았_다)'이다. '갔다'는 세 가지 언어 요소 '가'와 '았'과 '다'가 서로 밀착해서 뜻을 나타낸다. 그런데, 윗 단락에서, 우리가 '교착어'를 무엇이라고 정의했는가? '여러 언어 요소를 풀(膠)로 붙인(着) 듯 이어 붙이는 언어' 라고 정의했다. 그러므로 '갔다'는 한국어가 교착어(膠着語)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시가 된다. 한국어 단어는 조립해서 만든다. 

    한편, 한국어 단어 '갔다'에 대응하는 영어 단어, 'went(갔다)'는 어떨까? 'went'는 'go(가다)'가 현재형이다. 그런데 'went'와 'go'는 형태가 서로 전혀 다르다. 그리고 현재형 'go'가 과거형 'went'로 바뀌면서 시간(과거)이 바뀌었지만, 그 이상으로는 의미를 다채롭게 나타내지 않는다. 언어학(유형론)에서는 이런 언어를 고립어(孤立語)라고 칭한다. 고립어에서는 단어 자체가 (많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위치가 중요하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원래 명사였던 단어를 동사로 쉽게 사용한다. 명사를 동사 자리에 그냥 가져다 놓으면 (변형 없이) 동사가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love는 명사형과 동사형이 형태는 똑같고 사용 위치만 다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어는 단어에 여러 가지 언어 요소를 덧붙여서 의미를 다채롭게 표현하는 교착어(膠着語)다. 따라서 형태나 의미가 고정된 명사보다는, 어미를 다양하게 붙여서 형태를 비교적 자유롭게 바꾸면서 의미(사물 사이 관계나 움직임)를 풍부하게 표현하는 동사나 형용사를 좀 더 많이 사용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명사보다는 동사나 형용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마음 속에 품는 감정이나 생각을 좀 더 한국어답게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언어 생활에서 명사보다 동사나 형용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우리가 글을 쓸 때 어떻게 써야 할까? 

    의외로 간단하다. 명사 뒤에 '-이다'를 붙여서 술어로 사용한 문장(명사문)을 줄이면 된다. 

    내가 배운 학교 문법에 따르면, 한국어 문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무엇이 무엇이다(명사문), (2) 무엇이 어찌하다(형용사문), (3) 무엇이 무엇하다(동사문). 즉, 술어로 무엇을 사용했는지에 따라서 문형을 나눈다. 이 중에서도 명사 뒤에 서술격 조사 '-이다'를 붙여서 만드는 '무엇이 무엇이다(명사문)'가 문제가 된다. 예컨대, '나는 학생이다' 같은 문장이 명사문이다. 이 문장에서는 주어가 짧은 인칭대명사(나)다. 그런데 이런 문장은 어떨까? '우리 학교에서 가장 키가 큰 것(사람)은 개똥이다.' 이 문장에서 주어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키가 큰 것(사람)'이다. 이는 단어가 아니라 사실상 주어+술어 관계가 내재된 절이다. 

    명사문을 사용할 때 주어가 길어지면 문제가 생긴다. 여기서 잠깐, 문형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개똥이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키가 크다.' 뜻은 같지만, 좀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문제 본질에 접근했다. 원래 술어를 형용사나 동사를 써서 감정이나 생각을 풍부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억지로 명사(구/절)로 만들어서 명사문으로 바꾸어서 표현하니 문제가 생긴다. 언어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분석해 보면, 이 현상은 우리가 영어식 번역투 문장에 지나치게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설명이 어렵게 느껴지는가? 좋다. 쉽게 말하겠다. 늘 문장 마지막을 보라. '-이다'로 끝난다면 대체로 고쳐야 한다.


    <사례>

    (원문) 우리의 여행은 현재진행형이다. 
    (교정문) 우리는 매년 성실하게 지구본 위를 누빈다. 

    (원문) 차과장만 찾으시는 분이다. 
    (교정문) 차과장만 찾으신다. 

    (원문) A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돌아가신 가족이었다. 
    (교정문) A는 하늘나라에 계신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원문) 그 일은 나에겐 퇴사를 결심하게 할 정도로 큰 일이었다. 
    (교정문) 나는 그 일을 계기로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원문) 세 걸음이면 방을 다 둘러볼 수 있는 방이었다. 
    (교정문) 세 걸음이면 방을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원문) 제일 어려운 부분은 건강이다. 
    (교정문) 건강 문제가 제일 대처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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