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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 이렇게 가야 더 재미있어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3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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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원래 이렇게 가야 더 재미있어

     

    글쓴이: 이정미(한국여성의집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남자친구: 당일치기로 가까운데 여행가게 내일 8시까지 동서울버스터미널로 와. 

    나: 어디 갈 건데?

    남자친구: 일단 동서울버스터미널로 와~

     

    나는 계획적인 성격이다. 당일여행이라도 목적지가 어디인지? 가서 무엇을 할지? 어디서 무엇을 먹을지? 몇 시에 돌아올 예정인지? 시간대별로 계획을 세우고 움직인다.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당일여행을 가자고 말하면서 목적지와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주지 않는다. (말이 없다.) 궁금했으나 다시 물어도 답을 안 할 사람이라서 꾹 참고 약속 장소에 갔다.

     

    나: 어디 갈건데?

    남자친구: 몰라. 이제 빨리 출발하는 버스 타고 가면 되지.

    나: 엉? 어디 갈지 결정 안 하고 왔어?

    남자친구: 지금 결정하면 되잖아. 원래 이렇게 가야 더 재미있어.

     

    헉. 남자친구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왔고 버스 시간표를 보면서 가평이 가장 빨리 출발하니 저 버스 타자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왔냐고 짜증내고 화를 냈으리라. 그런데 남자친구 앞에서 나는 조용히 웃으며 버스에 올라탔다. 속으로 살짝 짜증이 났지만 참고 갔다. 그런데 아무 계획없이 갔는데도 너무 즐겁고 신났다. 좋아하는 사람과는 어디를 가도 행복했다.

     

    또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여행을 가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 때부터 계획적이었던 내 성격이 바뀌어서, 조금씩 계획 없이 그냥 즐기기도 하고 일을 할 때도 닥쳐서 하기도 한다. 오히려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가 여행을 갈 때 대략적으로나마 계획을 짜고 검색하고 알아본다. 그러면 나는 짐만 챙겨서 따라간다. 다시 한 번 말하겠다. 좋아하는 사람과는 어디를 가도 행복하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이정미 원장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이정미 원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수업 시간에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본의 아니게 자꾸 남편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민망한데요...' 하지만 글이 좋은데 어떡해요. 12년 간이나 연애를 하셨다니 공중전이 아니라 우주전마저 치루셨겠지만, 그 과정을 거쳐서 서로 하나처럼 스며드셨겠지요? '짜증이 났지만 참고 따라 가' 주셨다면서요. 마찬가지로 남편 분께서도 이정미 원장님을 따라가 주셨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2. 이정미 원장님 글 스타일은 다소 건조한 편이고, 이 글에서도 그 스타일이 드러납니다...만, 글쎄요. 내용이 촉촉해서 건조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네요. 성숙한 연인이 주고 받은 러브레터를 읽은 듯, 편안하면서도 사랑스럽습니다. (우리 클래스 모든 동료 학생 분들께서도 동의하셨듯이요.) 제 경험도 되돌아보게 됩니다. 맞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는 어딜 가도 좋습니다.

     

    3. 어법 관련해서는 두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1) '움직이는 사람이다' 라고 쓰시기보다는 그냥 '움직인다'라고 쓰시면 좋겠습니다. '움직인다'는 그 자체로 완결된 서술어(동사)인데, 명사를 강조하는 'A는 B이다' 구조에 가둘 필요가 없습니다. 늘 기억하세요. 한국어는 동사(형용사)가 발달한 언어입니다. (2) '말이 없다' 라고 쓰시기보다는 '알려주지 않는다'가 좋겠습니다. 이 대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있다(없다)'를 사용하시면 주어가 사물이 되고 문장에서 생동감이 사라집니다. '말이'보다는 '(그는)'이 훨씬 더 좋습니다. 글을 쓰실 때 가급적이면 '있다(없다)'를 쓰지 마세요.


    <설명 단락을 쉽게 쓰기 위한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

    '글쓰기 만능 공식'이라, 제목이 너무 거창한가? 물론, 배경을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여기에서 말하는 ‘글’은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실용적인 글(설명문, 논증문)을 지칭한다. 원래는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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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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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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