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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는 날아갔지만...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9. 1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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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차는 날아갔지만... (경품보다 가족!)

     

    글쓴이: 배수경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사회재활교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친구네 가족과 축구 경기를 보러 간 진온이(둘째 아이)가 화를 주체 못한 상태로 전화를 걸어왔다. "아빠. 아..빠.. 아이.. 차..아빠.. 진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며 아빠와 차를 계속 언급한다. "하나, 둘." 아이와 함께 심호흡하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차분히 물었다. 진온이는 흥분을 조금 가라앉힌 후에 말했다. "아니~ 아빠가 축구보러 왔으면 경품으로 자동차 받을 수 있었어. 아빠 때문에 우리 차 못 바꾸잖아."

     

    원래는 진온이가 친구네 가족과 축구장에 갈 때 남편도 따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하필 내가 그 시간에 집을 비우게 되었고, 남편은 집에 혼자 남을 가온이(첫째 아이)를 생각해서 사둔 표를 취소했다. (한 번 더) 그런데 하필 남편이 예매했다가 취소한 바로 그 자리가 1등 경품 – 자동차(시중가: 약 2,500만원) 당첨자리였단다. 경품 추첨 중에 사회자가 그 자리를 호명했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자 다시 추첨하는 도중에 진온이가 깜짝 놀라서 전화를 걸었단다. 

     

    몇 시간 후, 진온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진온이는 아빠 때문에 경품을 타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아빠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물론, 남편은 너무 미안해하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 순간, 나는 진온이를 조용한 곳으로 데려갔다. ‘아빠는 진온이와 누나를 모두 사랑해서 누나를 혼자 두지 않으려고 이미 사둔 표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직 우리에겐 튼튼한 차가 있으니 감사해야 한다. 우리 네 식구 모두 건강하고, 서로 사랑하며 잘 지내고 있으니 이미 아주 좋은 경품에 당첨된 셈이다. 그러니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말했다. 다행히 진온이는 방긋 웃으며 아빠에게 달려가 미안하다 사과하고는 포근히 안아주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우리 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돌덩이가’ 마음 속에서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는 애써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어느새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남편이 로또를 사왔다. "아직 행운이 남았을까 싶어서..." 해맑게 웃지만 약간 헬슥한 남편 얼굴이 왠지 짠해 보였다. 따뜻하게 말하며 (따뜻한 말로) 위로하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누른 감정이 올라오려 하여 재빨리 한숨을 피해 크게 숨을 쉬었다. 그리고 불같은 감정을 마음 금고에 넣고 열쇠를 꿀꺽 삼켰다. 에고~  우리에겐 10년이 넘었어도 엔진소리 짱짱한 차가 있으니 그걸로 됐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배수경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배수경 선생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아주 잘 쓰셨습니다. 제 생각엔, 지금까지 쓰신 글 중에서 가장 잘 쓰신 듯합니다. 첫째, 내용에서 군더더기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글을 쓸 때 (a)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b) 독자가 알 필요 없는 내용이 이어지면, '군더더기'가 됩니다. 이번에 쓰신 글에는 이 두 가지 면에서 모두 군더더기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크게 인정하고 칭찬 드립니다. 

     

    2. 특히, 이야기 구조와 흐름을 잘 설계하셨습니다. 아마도 글을 쓰시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셨기 때문이겠지요? 진온이가 축구장에서 전화를 걸어온 장면에서 시작하셨는데, 아주 좋았습니다(전형적인 'C-A-B-D' 패턴을 구사하셨어요). 그리고 후반부에 진짜 표현하고 싶으신 이야기를 잘 배치하셨어요. 덕분에 충분히 포화되어서, 날씬하면서도 풍부하게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3. 어법에 관해서 한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원문에 이렇게 쓰셨지요? '따뜻한 말로 위로하고 싶었지만.'

    여기에서 ‘따뜻한’은 관형사(형용사)이고, ‘말’은 명사이며, ‘로’는 조사로서 명사를 부사로 바꿉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따뜻하게 말하며 위로하고 싶었지만.'

    ‘따뜻하게’는 부사이고, ‘말하다’는 동사죠. 한국어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형용사가 발달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동사를 살려 쓰면 좋습니다.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내가 가르친 뛰어난 사회사업가께서 들려 주신 이야기: "제가 돕는 청소년이 너무 기특한 행동을 하기에, 저나 제 동료들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었어요. '우와~ 너 어떻게 이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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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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