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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문장 풀어내는 비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2. 9. 08:06728x90반응형
글쓰기 초심자는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인다. 우선, 글쓰기 초심자는 '생각나는 대로' 쓴다.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고 일단 쓰기 시작한다. 뭔가 많이는 쓰는데, 초점이 없다. 애초에 쓰려던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글에 군더더기만 잔뜩 붙는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다시 말하지만, '생각나는 대로' 써서 그렇다.
비유컨대, 아주 잘 쓴 글은, 겉에서 보면 바느질 흔적이 안 보일 정도로 미끈하고 번쩍대지만, 안쪽에서 보면 온갖 잡동사니 천조각을 기워서 만든 누더기 옷과 같다. 만약 독자가 어떤 글을 단숨에, 술술술 읽었다면, 이는 글쓴이가 각각 다른 천조각을 잘 다듬고, 분류해서, 색깔 톤을 하나로 맞추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래서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글쓰기는 '정리하기'이다. 글을 잘 쓰려면, 중구난방 이리저리 혼잡한 내용도 잘 정리해야 하고, 주술 관계나 논리가 덜컹거리는 문장도 잘 정리해야 하며, 문체와 분위기도 일정하게 정리해야 한다. 본 글에서는 완전히 꼬여서 이해하기 어려워진 문장을 술술술 풀어내는 비법을 소개한다.
먼저, 서양어(영어)와 다른 한국어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명사가 중요한 서양어(영어)와 다르게, 한국어는 상대적으로 동사(형용사)가 발달했다. 한국어는 늘 동사를 다채롭게 살려 써야만 생동감이 살아난다. (이 중요한 전제를 좀 더 깊이,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관련 글을 읽고 오시면 좋겠다.)
<술어(동사/형용사)를 살려 써야 한국어답다>
<예시문>
꼼꼼하고 명확한 일 처리와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지원해주는 세심한 배려 그리고 무엇보다 일밖에 모르는 내게 잠시 멈추라고 걱정과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서 고마웠어요.
위 예시문은 어느 학생께서 쓰신 편지글에서 발췌했다. 글쓴이는 타고 난 표현력과 문학적 감수성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문장을 다소 길게 쓰시다 보니, 주술 관계가 자주 꼬이고 늘어진다. 위 예시문을 의미 단위로 끊고 내용과 논리가 정연하게 정리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1) 서술어(동사/형용사)를 기준으로 문장을 잘게 쪼갠다.
꼼꼼하고 명확한 일 처리와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지원해주는 세심한 배려 그리고 무엇보다 일밖에 모르는 내게 잠시 멈추라고 걱정과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서 고마웠어요.
<서술어 목록>
_ 꼼꼼하고 명확한
_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지원하는
_ 일밖에 모르는
_ 멈추라고
_ 걱정
_ 조언
_ 고마웠어요
(2) 서술어를 기준으로 주어를 적절하게 복원한다.
<주어 복원>
_ (OO 선생님은) 일처리가 꼼꼼하고 명확해요.
_ (OO 선생님은)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지원해요.
_ (나는) 일밖에 몰라요.
_ (OO 선생님은) 나에게 멈추라고 말해요.
_ (OO 선생님은) 나를 걱정해요.
_ (OO 선생님은) 나에게 조언해요.
_ (나는) OO선생님에게 고마웠어요.
(3) 문장이 뜻하는 핵심 생각을 생각하고, 자연스러운 순서에 맞게 정리한다.
<1차 정리> (핵심 생각에 맞춰서 간단하게 정리한다)
_ OO 선생님은 일을 잘 했고, 나를 진심으로 도왔다.
_ 그래서 나는 OO 선생님에게 고마웠다.
<2차 정리> (핵심 생각을 확장해서 정리한다.)
_ OO 선생님은 일처리가 꼼꼼하고 명확하며,
_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지원한다.
_ 그리고 일밖에 모르는 나를 걱정하고 멈추라고 조언한다.
_ 그래서 나는 OO 선생님에게 고마웠다.
(4) 정리한 핵심 생각을 기준으로 문장을 정리한다. (복원한 주어를 모두 사용하지는 않는다.)
<정리 완성본>
OO 선생님은 일도 꼼꼼하고 명확하게 처리하고,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세심하게 배려해 주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밖에 모르는 나를 걱정하면서 잠시 멈추라고 진심으로 조언해 주었지요. 그래서 고마웠습니다.
(질문) 문장은 무조건 짧게 써야 할까?
아니다.
먼저, '문장을 짧게 쓴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규정하자. '문장을 짧게 쓴다'는 말은, 주어와 술어가 하나씩만 들어간 단문으로 쓴다'는 뜻이다.
단문으로 쓰면 어떤 면에서 좋을까? 구조가 간결하므로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글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글쓴이 의지가 강력하게 전달된다.
단문으로 쓰면 어떤 면에서 안 좋을까? 문장이 짧다고 반드시 의미가 잘 전달되지는 않는다. 문장을 단문으로만 쓰면 오히려 의미가 뚝뚝 끊길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속사를 지나치게 많이 써야 할 수도 있다. 때로는 여러 문장을 한 문장으로 이어서 써야만 오히려 의미가 부드럽게 전달된다.
[예시]
_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야만 한다고 생각해.
_ 나는 너를 사랑해. 그래서 너를 떠나야만 해.
<문장 길이를 정하는 원칙>
1. 기본적으로는 단문(주어와 술어가 하나씩만 포함하는 문장)을 쓰면 좋다.
2. 필요하면 두세 문장을 하나로 묶어서 쓴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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