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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잘했다, 참 잘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2. 16. 07:51728x90반응형
잘했다! 잘했다! 참 잘했다!
글쓴이: 배수경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사회재활교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그룹홈에서 일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는 늘 이렇게 다짐한다. (할 때에는 꼭 하는 다짐이 있다.)
‘내년에는 이용인 분들 사진과 동영상 많이 찍어야지!’
‘서류, 미루지 말아야지!’
‘이용인 분들이 둘레사람들과 관계를 돈독히 쌓도록 도와야지!’
올해도 12월 송년회가 다가왔다. 그룹홈 6개, 체험홈 5개소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송년회를 치른다. 준비팀이 꾸려지고 나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많은 분들을 초대하려고 미리 연락하고, 꼭 오시라 부탁한다. 직원들은 각자 자신이 몸 담은 그룹홈에서 더 많은 감사장을 드리려고 애쓰고, 송년회 행사 중 사연 소개 순서에 더 많은 사연을 소개하려고 노력한다. 그야말로 눈치게임이다.
내가 일하는 그룹홈 이용인이 2부 사회자로 뽑히고, 둘레사람 3명이 감사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이용인 회사 직원이, 후견인이 사연을 주어 3부에 멋지게 소개되었다. 감사장과 감사패를 수여하는 이용인 분들은 온 마음을 다해 상과 꽃다발을 전했다. 3부는 라디오 형식으로 꾸며졌는데, 아름다운 사연과 함께 팝페라 가수가 신청곡을 불러주었다. 오신 손님들도, 이용자분들도, 당연히 나도(!) 마음이 뭉클했다. (가슴 뭉클한 송년회를 보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문자를 전송하고 송년회는 끝이 났다.
그룹홈에 근무하다 보면 직원 혼자 너무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하니 둘레사람들 도움이 절실하다. 그래야 숨 쉴 틈이 생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둘레사람과 이용자가 이어지려면 직원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나는 대단히 내향적이어서,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이어가고, 무언가를 주도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했다. (은 노력이 필요했다.) 종종 그만하고 싶었지만, 내 사명이라 생각하고 감당했다. 그 결실이 오늘에 이르러 빛을 발했다.
올해는 내년을 생각하며 다짐하기 전에, 나부터 칭찬하련다. 2023년, 아주 많이 열심히 일했고, 상처 받았으며, 치유 받았다. 열심히 살았기에 연말이 풍성하다. 열심히 일했기에 지도점검도 두 번 받았는데 아주 잘 치렀다. 매 순간 열심히 즐겼기에 이용인 분들 웃는 사진을 카메라에 많이 담을 수 있었다. 그러니 배수경 사회복지사, 잘했다! 잘했다! 참 잘했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배수경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배수경 선생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우와! 한 해를 정리하는 글을 정말 근사하게 쓰셨습니다. 이 짤은 글만 읽어도, 배수경 선생님께서 한 해 동안 얼마나 열심히 사셨는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글은 배수경 선생님만의 소회글이 아니라, 2023년 열심히 달린 모든 사회복지사 동료들을 위한 소회글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저와 같은 마음이지요? 그렇다면, 스스로 자신에게 박수쳐 주시면 좋겠습니다.)
2. 글 구조도 무척 단단하고 아름답습니다: '(매년 떠올린) 한 해 다짐 - 송년회 소식 - (이번에 새롭게 떠올린) 한 해 칭찬. 기본적으로 제가 가르쳐 드린 구조를 스스로 업그레이드해서 보여 주셨습니다. (역시, 선생 얼굴은 학생이 올려주는 법입니다. 제 체면을 이렇게 똘똘하게 올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3. 어법에 관해서 딱 한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_ 마무리하는 시기에는 늘 이렇게 다짐한다. 할 때에는 꼭 하는 다짐이 있다.
_ 마음이 뭉클했다. 가슴 뭉클한 송년회를 보냈다.
_ 직원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_ 많이 노력해야 했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위 문장은 모두 그냥 동사로 끝내면 깔끔하고 아름다운데, 동사를 관형사로 바꿔서 명사를 수식하는 형태로 쓰셨습니다. 제가 늘 말씀드렸지요? 명사를 강조하지 마시고, 동사를 살려 쓰시라고요.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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