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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이승윤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2. 21. 07:23728x90반응형
나는야 이승윤빠!
글쓴이: 민경재(안산시초지종합사회복지관 분관 둔배미복지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TV를 잘 시청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볼 시간도 없다. 그런데 ‘JTBC 싱어게인’은 시간을 내어서라도 챙겨 본다. 최근에는 ‘싱어게인3’을 시청한다. 싱어게인은 본인 곡이 한 곡이라도 있는 가수가 참가한다. 가수마다 이야기가 있고,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내가 싱어게인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보석 같은 가수, 이승윤이다.
나는 이승윤을 ‘싱어게인1’에서 ‘30호 가수’로 만났다. 그는 첫 무대에서 박진영의 ‘허니’를 불렀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무대가 섹시했다. 노래 한 곡을 듣고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이어진 무대에서도 그는 매력적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세 번째 라운드에서 최고로 멋진 모습을 보였다. 이때 그는 이전 라운드에서 듀엣으로 함께했던 친구와 경쟁해야 했는데, 경쟁을 거부(?)했다. 그는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누가 이기든 지든 심사위원단을 패배자로 만들자고 말했어요. 방금 무대에 선 친구가 참 잘했더라고요. 저도 잘하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경쟁이 본질인데 이승윤은 이 경쟁 구도 자체를 뒤집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효리의 ‘치티치티 뱅뱅’을 완전히 색다르게 편곡해 불러서 심사위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말하자면, “누가 잘했다, 못 했다” 평가할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이때 나는 30호 가수가 너무 궁금해졌다. 여기저기 검색하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다. 그가 오랫동안 카페에서, 거리에서, 작은 무대에서 쓸쓸히 공연한 영상이 여기저기서 끝이 없을 정도로 나왔다. “우와! 이렇게 열심히 살았구나! 그에게 이렇게 좋은 노래가 있었구나!”나는 경외심마저 느끼며 그가 지은 노래에 빠졌다.
수만 광년의 일렁임을 거두어
지금을 내게 들려줄 거야
달이 참 예쁘다.
숨고 싶을 땐 다락이 되어 줄 거야
죽고 싶을 땐 나락이 되어 줄 거야
울고 싶은 만큼 허송세월 해 줄 거야
진심이 버거울 땐 우리 가면무도회를 열자
이상은 ‘달이 참 예쁘다고’라는 노래 가사다. 열심히 달려가는 자신을 끝없이 격려하겠노라는 가사에 내 모습을 겹치며 크게 위로받았다. 그리고 이승윤 월드로 더욱 빠져들었다. 이미 나에겐 이승윤이 조용필이고, 서태지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가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손톱을 물어뜯는 모습이 눈에 걸렸다. 별것도 아닌데, 열광적인 팬심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듣게 된 노래, ‘영웅수집가.’ 머리를 시원하게 한대 엊어맞은 듯했다. 맞았다.
그토록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아마도 나의 영웅이야
어쩌면 저렇게도 올곧고 위대한 건지
끝까지 나는 따를 거야
다만 내가 원할 말한 영원히 하면 돼
걸음걸이도 한치도 어긋나지만 않으면 돼
나의 진열장에 놓은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 곡을 듣고,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나는 그를 내 마음대로 상상하고 재단했다. 그 이후 나는 이 가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고 존중한다.
맞다. 나는 이승윤‘빠’다. 노래 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를 좋아한다. 나는 그의 노래 가사, 말, 행동을 통해 내 내면으로 여행을 떠난다. 공감과 위로를 받으며 내가 품었던 편협한 시선, 생각을 마음껏 들여다본다. 그는 경쟁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 끝까지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매번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본인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는 이제 꽤 유명해졌는데도, 여전히 진지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도 내 자리에서 고민하고 노력한다.
어느 인터뷰에서 이승윤은 이렇게 말했다: “날이 서 있으면서, 포용할 줄 아는 것, 자기만의 날을 무뎌지지 않게 품고서, 많은 걸 끌어안으며 사는 사람을 볼 때 진짜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처럼 나도 마음 속에 날카롭게 소신을 품으면서도 다양한 생각을 넉넉하게 수용하고 싶다.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민경재 센터장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민경재 센터장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기본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해설>
_ 진솔하게, 아주 잘 쓰셨습니다. 누구든지 이 글을 읽으면 진지한 팬덤이 무엇인지 조금 더 생각해 볼 듯합니다.
_ 문장이 좋습니다. 조금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보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눈부시게 발전하셨어요.
_ 길이도 좋습니다. 써야 할 내용과 실제 글 길이가 적절하게 조화되면, 간결하면서도 꽉 찬 느낌이 듭니다.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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