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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5. 10. 06:07728x90반응형
그 곳에 가면
글쓴이: 허애란 (향진원,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언제나 변함없이 나를 반겨주는 곳, 그 곳에 가면 마음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어느 사이 새털구름이 된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마음 밭이 복잡할 때면 자연스럽게 그 곳을 찾게 되었다.
아파트 건너편에, 걸어서 10여분 정도 가면 넒은 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작은 연못이 하나 있는데, 둘레에는 노란 창포꽃이 군락을 이루어 자태를 뽐내고 있고 물속에서는 잉어 떼가 한가로이 헤엄을 친다. 운이 좋으면 거북이 가족이 가끔씩 바위 위에 올라 앉아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연못은 꽤 오래 전부터 나만의 힐링 장소였다. 두 아들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부터 주말이면 가끔씩 나들이를 다녔으니 이십여년이 넘었다. 가족이나 직장 내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갈등상황이 생기거나 괜시리 공허함이 밀려올 때면 이 연못에 왔다. 그냥 조용히 연못가에 앉아 있노라면 마음 밭에 엉켜있던 실마리가 어느새 풀려 있었다.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일이 없을 듯하고, 사람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연민으로 마법처럼 바뀌었다.
얼마 전에도 이 연못을 찾았다. 입구에 늘어선 미류나무가 연초록 옷을 입고 살랑살랑 춤을 추며 나를 환영해 주었고, 언제나처럼 잔잔한 물결이 나를 반겨주었다. 잘 왔다고, 잘 살고 있으니 다시 힘을 내라고,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었다. 연못가에 앉아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다 보니 문득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매일이 행복할 수는 없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생긴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허애란 선생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허애란 선생님께서는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한 '성숙을 담는 글쓰기, 회전목마(제 2기)' 클래스에 참여하셨습니다.
_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김성준 회장님, 박정아 사무처장님, 차수현 주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허애란 선생님 글에서는 문학적 향기가 납니다. 문장이 조금 길지만, 주술관계가 반듯하고 흐름도 부드럽습니다. 개성이 뚜렷하고 훌륭합니다. 이 개성을 잃지 마시길 권고합니다.
2. 이 글은 문장도 좋고, 흐름도 좋지만, 주제가 더욱 좋습니다. 자기-돌봄(self-care)는 정해진 공식도 없고, 누가 대신 정해주지도 않습니다. 중독되는 활동만 아니라면, 스스로 마음이 편해지는 바로 그 활동이 자신에게 적합한 ‘자기-돌봄’ 활동입니다. 집 근처 연못에 가는 활동이 아주 특별해 보이진 않겠지만, 이미 20년 넘도록 방문해서 효과를 체험하신 허애란 선생님에게는 그야말로 특별한 활동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좋습니다.
<사회복지사 자기-돌봄 글쓰기 모임 - 글로위로, 2023년 작품집>
<평범한 사회복지사들이 글로써 소박하게 자기 삶을 정리한 이야기>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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