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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개떡 아줌마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5. 26. 07:08728x90반응형
쑥개떡 아줌마
글쓴이: 허애란 (향진원,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해마다 봄이 오면 쑥을 뜯는다. 친정집 주변 논두렁 밭두렁가에 탐스럽게 올라온 쑥을 귀하게 모셔다가 살짝 데쳐 냉동실에 넣어둔 후 불린 쌀과 함께 방앗간에 가지고 가면 반죽을 할 수 있게 빻아 준다. 빻아 온 쑥반죽을 여러 번 치대어 적당한 크기로 나누어 놓은 다음, 미리 불려 놓은 서리태를 넣어 쑥개떡을 빚는다. 찜기에 삼베포를 깔고 찌기도 하지만 떡갈나무 잎이나 청미래덩굴 잎을 깔고 찌면 손에 묻지도 않고 풍미를 더해 준다.
뚜껑을 열고 식힌 후에 참기름을 발라 접시에 담아 놓으면 남편과 아들이 맛있게 먹으며 '쑥개떡 달인'이라고 치켜세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식구들 반응에 자신감이 생긴 탓인지, 성당이나 직장에서 모임이 있을 때 한 두 번씩 만들어 가기 시작하였고 역시 반응이 좋았다. 다양하고 풍성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콩쑥개떡이 당당히 인기있는 간식거리로 자림매김한다.
어린 시절, 들판에 나가 쑥을 뜯어오면 어머니께서 밀가루를 섞어 쑥개떡을 만들어주셨고 쑥개떡으로 한 끼 식사를 대신하기도 하였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힌 솜씨가 오랫동안 내 취미이자 특기가 되었고 자칭 타칭 ‘쑥개떡 아줌마’라는 별명도 생겼다. 나이가 더 들어도 손발을 움직일 수 있는 동안은, 이렇게 쑥을 뜯고 콩쑥개떡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살고 싶다.
<안내>
_ 본 글을 쓰신 허애란 선생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허애란 선생님께서는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가 기획한 '성숙을 담는 글쓰기, 회전목마(제 2기)' 클래스에 참여하셨습니다.
_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 김성준 회장님, 박정아 사무처장님, 차수현 주임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허애란 선생님께서 오래 친구가 나를 만나러 올 때 집에서 무심코 들고 온, 작고 고운 선물 같은 글을 쓰셨네요. 아무런 부담감도 느끼지 않고 마음 편하게 읽기 시작하는데,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서는 슬며시, 매우 진하게 마음이 움직입니다. 대체로 소통은 말로, 언어로 한다고들 생각합니다. 아니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허애란 선생님께서는, 어디서든 부담없이 꺼내 놓으신다는, 특별할 것 없이 그저 평범한 이 콩쑥개떡으로 사람들에게 말을 거십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편안한 말씀에 반응을 보이겠지요. 콩쑥개떡 하나로 충분히 정서적 포만감을 느끼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사실, 이 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잡다하게 평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걸작입니다. 극찬, 또 극찬하겠습니다.
[그곳에 가면]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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