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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권에 당첨됐다!
    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5.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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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권에 당첨됐다!

     

    글쓴이: 송주연 (교육복지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좋은 꿈을 꿔서 긁는 복권을 샀다며 가족들에게 내밀었다. 나는 우리 부부는 꽝이었으니 누군가 당첨될지도 모른다며 바람을 잡았다. 아빠가 능청스럽게 말한다.

     

    “이런 건 사람들 없을 때 해야 하는데?”

     

    언니와 형부는 복권이 어딘가 이상하다며 의심 가득한 얼굴로 복권을 긁기 시작했다. 슥-슥- 복권 긁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얼마나 지났을까 언니가 말했다.

     

    “이모 당첨. 뭐야, 네가 하루 우리 지안이 봐 준다는 거야?”

     

    언니는 지안이 이모(나) 이용권에 당첨됐다고 생각했다. 이모부 당첨, 할무니 당첨... 줄줄이 가족들이 복권에 당첨되더니 아빠까지 할부지에 당첨됐다. 언니는 잠시 생각하더니 퍼뜩 나를 바라봤다.

     

    “너 임신했어?”

     

    나는 미소를 지었고, 가족들은 소리를 지르고 박수 치며 방방 뛰었다.

     

    남편과 오랜 상의 끝에 자연임신을 포기하고 인공수정에 도전하기로 했다. 난임 진단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나팔관 조영술도 받았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인공수정 하기 전 마지막으로 자연 임신을 시도할 수 있었고, 우리 부부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얼마 뒤 나는 신체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엄마로서 촉이 발동했는지 임신을 직감했다. 임신을 확인하고 남편에게도 알렸다. 남편은 미묘한 얼굴이었다. 남편은 너무 기쁜데, 혹시라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내가 상처받을까봐 표현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지만 아슬아슬 외줄을 타야 하는 줄꾼이 된 듯 조심스러웠다. 나는 남편을 다독였다.

     

    “나도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고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 이 순간도 소중하니까 우리 마음껏 기뻐하자.”

     

    남편은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 다행히 아기는 심장 소리를 건강하게 들려주었다. 기뻐서 눈물이 난다는 말을 실감했다. 우리 부부는 기뻐하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불안과 싸우고 있다. 하지만, 서로 깍지 낀 손을 쓰다듬으며 보듬는다. 부부로서, 부모로서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서로 다독인다. 그리고 밝게 웃으며 이 기쁜 소식을 전한다.

     

    “저희 아기 가졌어요!”

     

    <안내> 

    _ 본 글은 직접 글을 쓰신 송주연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송주연 선생님께서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글쓰기 클래스 심화반 '글로위로'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이재원 선생 피드백>

     

    저도, 바로 마음껏 축하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아마도 선생으로서, 사회복지사 동료로서, 아는 오빠로서, 송주연 선생님 부부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가족으로서, (그러면 안 되고, 아마도 그럴 일 없겠지만)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또 생긴다면 두 분이 얼마나 상처받으실까 두려웠나 봅니다. 하지만 글 후반부에 쓰셨듯, 두 분 모두 지금 상황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성숙하게 수용하시는 듯하여, 뒤를 돌아보지 말고 마음껏 축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글로만 평가하자면, 정말로 잘 쓰셨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방에 술술술 읽었습니다. 구조도 좋고, 문장도 좋고, 태도도 좋은데, 위트 한 스푼까지 얹으시니, 글이 더욱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글을 읽으면 송주연 선생님께서 쓰셨다고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개성을 잘 표현하셨습니다. 

     

    덧붙임: 이 글을 읽고 나니, 송주연 선생님께서 예전에 쓰셨던 부모 연작을 다시 읽고 싶어졌습니다. (아래 링크)


    <부모는 기다리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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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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