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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칭찬 받으면 좋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6. 14. 06:01728x90반응형
<7줄 글쓰기>
[인물]
1. 나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부모님을 떠나 하숙생활을 했다.
[시련]
2. 부모님에게 많이 칭찬받지 못하고 성장했다.
3. 칭찬받고 인정받기 위해서 애쓰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4. 직장생활도 사회생활도 칭찬받으려고 치열하게 했다.
[성장]
5. 이제 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칭찬이 좋다.
6. 글쓰기 선생님께서 ‘참 잘 쓰셨습니다’ 라고 칭찬해주시면 참 좋다.
7. 글을 잘 써서 칭찬받으려고 좋은 글감을 찾는다.
<확장본>
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칭찬 받으면 좋다
글쓴이: 백운현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내 어린 시절은 참 고단했다. 세 살 때 큰 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부모님은 막내아들을 고치기 위해 병원과 한의원으로 수 년 동안 발이 닳도록 쫓아 다니셨다. 벌써 5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버지 등에 업혀 다니며 주사 맞고 침 맞은 기억이 아프게 기억난다.
어머니는 잘 걷지 못하는 아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읍내 국민학교 앞에 하숙방을 구하셨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하숙집 아주머니는 밥상을 늘 풍성하게 차려 주셨는데, 수저를 놓고 돌아앉으면 배가 고팠다. 나는 밤마다 배가 고파서 울었다.
학교에서 상장을 받아도 자랑할 사람이 없었다. 백 점을 받아와도 가방 속에서 시험지를 꺼내지 않았다. 누군가가 잘했다고, 장하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칭찬, 밥, 엄마 품이 늘 그리웠다. 얼마나 고단했던지 사춘기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들도 둘이나 낳았다. 주변에서 두루 인정받으며 열심히 살았는데, 하지만 늙으신 어머니는 여전히 막내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불안하게 바라보셨다.
사실은, 나도 불안했다. 늘 땀을 흠뻑 흘리고 자주 체하고 두통에 시달렸다. 스스로 자유롭지 못하고 더, 더,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더,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채찍질을 가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더 잘 해야 할까. 어디까지 올라가야 할까? 나는 숨이 멎을 듯했다.
어느 날 하나님이 나처럼 연약하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라고 말씀하셨다. 그동안 받은 사랑을 나누면서 살아가라고 하셨다. 11년 동안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사는 아파트에서 중증장애인 친구 몇 명을 데리고 같이 살기 시작했다. 어려웠지만 마음은 참 평안했다.
환갑이 지나서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우연히 자기돌봄 글쓰기 반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가 부족하게 글을 써도 선생님은 ‘참 잘 쓰셨습니다’ 라고 칭찬해 주셨다. 그 칭찬이 좋았다. 조금 더 잘 쓰면 선생님은 ‘걸작을 쓰셨습니다. 장하십니다’ 라고 더 크게 칭찬해 주셨다.
그래서 내가 정말 잘 쓰는 줄 알고 더 열심히 글을 썼다. 여행을 가도 글감을 찾고, 사람을 만나도 글감을 생각했다. 작은 행사나 사건이 있으면 글감을 메모해 두었다. 이젠, 온 세상이 좋은 글감으로 보인다.
'좋은 글감 찾아 멋진 글 써서 또 칭찬받아야지!'
나는 이제 칭찬받을 일이 별로 없다. 건강한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일하고, 든든한 법인에서 대표이사로서 활동한다. 어느 모임에 가도 칭찬받아야 할 자리가 아니라 칭찬해 주어야 할 자리에 선다. 그런데 눈치 없이 매일 칭찬이 고프다.
나는 오늘도 나를 위로하고 이웃을 위로하려고 더 좋은 글감을 찾는다. 특히, 외로운 사람을 글로 만나 위로해 주고 싶다. 나처럼 칭찬이 필요한
한사람을 꼭 안아 주면서 마음에 속삭여 주고 싶다. 그러면 평생 느낀 칭찬 허기를 잊고 제대로 포만감을 느낄 듯하다.<안내>
_ 본 글을 쓰신 백운현 선생님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백운현 원장님께서는 자기-돌봄 글쓰기 클래스 '글로위로' 심화반에 참여하셨습니다.
<이재원 효과>
<이재원 선생 피드백>
1. 또 걸작을 쓰셨군요. 일부는 대전에서 뵈었을 때 들었고, 일부는 평소 수업 시간에 뵈면서 들었는데, ‘칭찬 중독’이라는 새로운 초점으로 엮으시니 또 다르게 느껴집니다. 우리 삶 이야기에는 한 가지 주제만 있지는 않습니다. 글은 한 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므로, 똑같은 이야기로 수 천 가지 글을 뽑아낼 수도 있습니다. 늘 새로운 시각으로 새롭게 변주해서 쓸 수 있습니다.
2. 오늘도 내용 중 일부를 삭제했네요. 그런데 결코 글을 못 쓰셔서 내용을 들어내지 않았습니다. 아주 잘 쓰셨지만, 그래서 제가 쓴 문장도 아닌데 들어낼 때마다 고통스러웠지만(왜 저에게 고통을 안겨 주시나요?), 긴장과 탄력을 유지해야 글이 우아해질 듯해서 상당 부분 들어냈습니다. 그러므로 백운현 선생님께서는 여전히 좀 더 들어내셔야 합니다. 더욱 더 주제에 집중하세요.
3. 7줄 글을 참 잘 쓰셨습니다. 그리고 7줄 글을 확장본으로 현명하게 늘려 쓰셨습니다. 7줄 글은 설계도입니다. 완성본 글을 잘 쓰려면 당연히 설계도가 탄탄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건물을 지어도 100% 설계도 대로 작업하진 않습니다. 설계도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실적인 변수를 고려해서 조금씩 바꾸고 변주합니다. 7줄 설계도를 잘 작성하시되, 설계도에 매이지 마세요.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강의/자문/상담 문의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010-8773-3989 / jaewonrh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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