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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6. 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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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 9화 중에서>

     

    장겨울(일반외과 전공의): 들어오셔서 재원이 보셔도 돼요. 

    (환자) 재원이 어머니: 어, 아니에요, 좀 전에도 봤어요. 근데, 봐도 봐도 보고 싶어서요. 아, 선생님, 수술 잘 된 거죠? 교수님이 설명을 해 주셨는데, 제가 아까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잘 못들었어요. 

    장겨울: 어... 잠시만요. 

     

    장겨울: 제가 수술 들어가서 교수님 수술 도와 드리고 직접 봤는데요, (종이를 꺼내어 그림을 그린다) 이렇게 보시면, 이게 지금 정상적인 총담관의 모습인데요, 수술 전에 말씀 드린 대로, 재원이는 여기가 많이 늘어나 있었는데, 늘어난 부분을 잘라내고, 담즙이 내려가는 길을 새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 소장과 연결해 주고... 수술은 잘 끝났어요. 수술한지 얼마 안돼서 아파하긴 하는데... 피도 안나는 것 같고, 소변도 잘 나오고, 바이탈도 아주 좋습니다. 내일이면 병실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재원이 어머니: 아... 감사합니다, 선생님. 진짜 고생하셨어요. 아, 어떡해... (장겨울을 얼싸 안으며) 감사합니다. 

    안정원 교수(소아 외과): (이 장면을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 짓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 무척 생생하고 인상적이지만, 장겨울 캐릭터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평범한 사람들, 아주 뛰어나지도 않고 아주 모자라지도 않은 성실한 보통사람들이 뭔가 감정을 이입하기 쉬운 캐릭터이다. 바로 몇 시간 전, 안정원 교수가 환자 (보호자) 처지에서 환자의 상태와 수술 내용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바가 있는 겨울. 다시 응급실을 찾은 환자(아이 이름이 하필이면 재원!)의 어머니에게 "그림을 그려 가면서" 쉽게 설명해 준다. 환자 어머니의 반응: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얼싸 안고 고마워 한다.


    우리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열광한 이유는, "세상에 없는 의사의 모습" 혹은 "세상에 있어야 할 의사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의사란 어떤 존재인가? 근대 이후 사회에서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대접을 받는 사람들이다. 전문가란 무엇인가? 어떤 대상에 대한 지식을 정확하게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다. "아는 것은 힘(지식은 권력)" 이라는 격언을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의사가 충분히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간 관계에서 친절/불친절은 개인의 인성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은 관계의 양상, 특히 양자 간의 권력 차이에서 생겨난다. 우리가 혐오하는 "갑을 관계"가 무엇인가? 갑은 관계 속에서 "힘"이 있는 사람이다. 인간은 자신에게 힘이 있어서 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면,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존재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다. 그러니, 우리가 현실 속에서 친절한 의사를 찾기 힘든 까닭은 그들이 우리는 모르는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힘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의사가 갑이므로 친절하게 설명할 이유가 적은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시대가 달라졌다. 공무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대상은 "민원인"이고, 힘 없는 사람들의 평가가 거대 기업을 망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전문가주의에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다. 장겨울은 환자의 심정을 이해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 전공의로서 환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다. 그러나 안정원 교수의 모범적인/이상적인(?) 설명 장면을 지켜 본 후, 환자(보호자)에게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다. 심지어 메모지까지 뽑아서 그림을 그려가면서 친절하게 설명한 것이다.


    사회사업가로서 그대의 모습은 어떠한가?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라고 칭하는 의사들도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낮은 자세로 섬기는 태도를 권장하는데... 그대 앞에 서 있는 클라이언트를, 정말 "고객"답게 대하고 있는가? 혹시... "저 노인네, 또 뭘 달라고 여길 왔나?" 라는 태도로 임하고 있지는 않는가?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것보다는, 내가 편한 것과 방식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는가? (*물론, 원조 전문가로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어려움은 또 다른 이슈로 다루어야 한다. 문제를 섞어서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면 배가 산으로 갈 것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배우는 원조전문가의 태도(목차)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배우는 원조전문가의 태도 1. 그럴 만한 이유 그럴 만한 이유 그럴 만한 이유가...? 요즘 새롭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매우 인상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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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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