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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가 "주인공"이라니... 충격이었다상담 공부방/해결중심상담 교육 후기 2020. 7. 3. 10:07728x90반응형
2020년 봄 학기, 모교(성공회대학교)에서 해결중심모델을 강의했다. 모든 강의가 끝난 후에, 학생들에게 간단한 소감문을 받았다. 그 중 인상적인 글을 소개한다. 꾸밈 없이 담백한 글이다. (*학생에게 이 글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공식적으로 받았음.)
<학생 소감문>
해결중심에 대해 배우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기존의 틀 즉,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것의 중요성이다. 특히, 내담자를 주인공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처음엔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당연히 지금까지 상담이라 하였을 때 상담자는 곧 전문가이며 그 권위를 이용하여 내담자가 원하는 어떠한 것을 해결해주는 것으로만 생각하였는데, 해결중심을 배우며 이러한 부분이 완전히 깨지고 오히려 정반대라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야가 정말 좁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시야가 내 경험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사실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시야를 넓혀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그 능력이 많이 부족하니 좀 더 키워야 할 필요성도 깨닫게 되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단순히 어떤 대상에 관한 지식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내 가치관까지도 변화가 되어서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재원 생각>
학기가 끝날 때까지 싸웠다. "상담의 주인공은 상담자이고 내담자는 정보를 자세하게 제공해 주는 대상일 뿐"이라는, 학생들 머리 속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상담에 관한 상식적 이미지와. 100번도 넘게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해결중심모델이 괜찮다는 건 알겠어요. 그런데 이게 정말 효과가 있나요? 심층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아도 정말로 변화가 일어나나요?" 하지만 굴하지 않고 100번을 답했다: "네, 효과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솔직히, 중간에는 좌절감이 들기도 했다: "아... 내가 언제까지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어야만 할꼬? 학생들의 생각이 바뀌기를 아예 포기해야 할까?" 그러나 마지막 소감을 들어보니, 다들 어쨌든 상담에 대한 전혀 다른 생각과 관점을, 적어도 이해는 하게 된 것 같다. 아, 그 정도면 OK! 애초에 학생들 생각을 바꿀 욕심은 없었다. 그냥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이게 실제로 가능하구나?" 정도의 반응을 원했다: 그러니 완전 성공한 셈이다!
이제 잔치는 끝났고, 이 맛난 케익을 눈앞에 두고 놀라던 아이들은 모두 제 길로 뛰어갔다.
이 미친 선생을 군말 없이 잘 따라와 준 아이들(학생들)이 무지 고맙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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