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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엔 없는 진심을 전하려면,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봐야죠상담 공부방/공감, 수용, 진정성 강의 후기 2022. 5. 22. 20:44728x90반응형
누군가의 마음을 배우라고,
배우를 배우라고 부르나 봐요.
(극중 형사)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형사의 마음을 배우는 이정재) 공범이 누굽니까?
"대본엔 없는 진심을 전하려면,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봐야죠."
며칠 전, 무심코 TV를 보다가 '깜딱' 놀랐다. 평소에 내가 가르치고 다니는 내용이 그대로 CF가 되어서 방송되고 있지 않은가! 이정재 배우가 출연한 모 보험회사 TV 광고 이야기. '대본에 없는 극중 등장 인물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 그 사람이 되어본다는 이야기. 이건, '공감' 개념을 문장으로 설명한 이야기!
칼 로저스 박사가 정리한 공감(empathy) 개념은 (ㄱ)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마치 내 감정인 것처럼 느끼면서도, (ㄴ) 그 감정이 진짜 내 감정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라고 정의한다. 공감은, 내 자리에 그냥 서 있는 채로 상대방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능동적인 감정 이입'을 뜻한다. 그 사람 안으로 들어가서(들어가지 못한다면 적어도 그가 서 있는 바로 옆자리에 서서) 그 사람의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면서 그가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공감하려면 해당 상황에 대한 일정한 인지적 거리감이 필요하다. 상대방 감정에 이리저리 휩쓸리기만 하면 공감이 아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그 사람 마음이 되어 보는 것'일 뿐, 내가 진짜 그 사람이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영등포구 가족센터 사업1팀(사례관리 담당 / 팀장: 곽민경 사회사업가) 선생님들께서 강점관점실천연구소를 통해서 공감 연습을 실천하고 계신 결과물을 보여 드리겠다:
[곽민경 팀장님]
(1) 상황: 친구 아들이 또래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해 걱정하는 상황
(2) 공감: 친구야, OO이가 형들이랑은 잘 노는데 또래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해 너가 말한 왕따를 당하지는 않는지 걱정도 되고 부모로서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고 아이가 혹여 주눅들거나 상처받지는 않는지 신경이 쓰여 착잡하고 속상하겠다. OO이가 형들과 잘 노는 것처럼 친구들하고도 잘 어울리면 좋을 것 같은데, 또래 관계에서는 잘 못어울리는 것 같아, 부모로서 OO이를 바라보면,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아. OO이가 또래관계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OO이의 말을 들어보고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
[임애림 사회사업가]
(1) 상황: 우울감을 느끼는 내담자. 좋아하는 걸 물어보니 아무것도 없다고 하심.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좋아하는 게 없는 것 같다고 하심. (잠시 정적. 막막했음.) 하지만 어머님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제가 알 것 같다고 하며 SNS에 가득한 딸 사진 보여드리니 빙긋 웃으심.
_ 사회사업가: 언제 딸이 제일 예뻐요?
_ 내담자: (눈물이 맺힘) 밤에 자기전에 응석부릴 때. 유치원에서 친구가 자기를 선생님한테 일러서 속상하다고 하는데... 걔 생각하면 자꾸 웃음이 나요. 걔가 예쁜 짓을 해요.
_ 사회사업가: 어떤 예쁜 짓이요?
_ 내담자: (중략) (그런데) 친정엄마는 아이를 보면 전 남편 생각이 나서 밉지 않냐고 하시더라구요. 키울 능력없는데 (전 남편에게) 보내버리는 게 안 낫냐고.
(2) 공감: 어머님은 친정어머님께서 자신이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곁에 두고 함께 하고 싶은지 알아주셨으면 하셨는데, 전남편에게 보내라는 것처럼 느껴지셔서, 속상하고, 마음 아프고, 화도 나셨겠어요.
[이준형 사회사업가]
(1) 상황: 외국 국적의 어머니가 과거에 이혼했다가 재결합한 남편과의 재혼신고를 위해 본국에서 해야 하는 이혼신고에 많은 절차와 비용이 필요한 상황임. (서류상 남남이며 아이들의 호적정리의 문제도 발생함.)
(2) 공감: 어머님. 빨리 재혼절차가 마무리되서 남편과 아이들이랑 법적으로도 떳떳하고 안정적으로 마음 편하게 지내고 싶으셨는데, 필리핀에서 이혼절차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오히려 이혼이 안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우울하고, 막막하고, 마음이 답답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실 것 같아요. 저도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네요. 제가 조언을 받아볼 수 있는 기관하고 이야기해서 다른 방법이 있을지 잘 알아보고 꼭 알려드릴께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제희 사회사업가]
(1) 상황: A어머님께서 정신질환이 있는 동생인 B가 자립센터에 빨리 적응하기를 바라며 서두르는 상황.
(2) 공감: 어머님, B님이 자립센터에 빨리 적응해서 어머님이 말씀하신 대로, 스스로 집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여가 활동에 참여하고, 하고 싶은 일자리를 찾아 빨리 자립하기를 원하시는 거죠? 그런데 B님이 자립센터 프로그램에 내일부터 참여하겠다고 대답하지 않고 적극적이지 않은 거처럼 느껴져서, 답답하시고 초조하고 속상하시겠어요. 동생분도 한국에 오신 지 몇 달 되지 않아서 아직 모든 게 낯설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요?
[김인아 사회사업가]
(1) 상황: 암투병 중인 아내와 여러 갈등이 있어 화나고 지친상황. 남편이 열심히 간병하고 건강식으로 매 끼니 차려주는데 아내는 먹지 않고 싫다고 말함. 아내가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몸에 안좋은 간식이나 자극적인 음식)만 먹어서 남편은 화가 난다고 말함.
(2) 공감: 아버님! 아버님께서 열심히 간병하면서 매 끼니 건강한 음식을 준비하는 노력을 어머님이 알아 주면 좋겠고 아버님이 차리신 건강한 음식을 잘 먹어서 몸이 잘 회복되면 좋겠는데,매 끼니 아버님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들을 먹지 않고 아버님이 어머님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걸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 화도 나고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셨겠어요.
위에서 언급한 보험회사 CF에서 이정재 배우가 멋지게 읊는 대사를 다시 생각해 보자:
"대본엔 없는 진심을 전하려면,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봐야죠."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 마음을 내려다 보면서 "어머머~ 힘드시겠어요" 라고 말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 정도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전문 기술이라고 칭할 수가 없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마음 속에 느껴지는 감정을 주워서 그 사람에게 던지는 말은 공감적 언어라기보다는 동정에 가깝다. 그러나 영등포구 가족센터 동료들께서는 원조 전문가로서 '있어 보이는' 공감 방법을 제대로 보여주셨다. 즉, 공감을 할 때, '상대방이 원하는 것'부터 깊이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포착하는 방법이다. 위에 제시한 사례를 읽으면서, 영등포구 가족센터 동료들께서 포착하신,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느껴 보시라. 그리고 이정재 배우 말처럼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보는' 방법을 시도하시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부터 찾아 내시라.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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