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중심 즉문즉설 #001

 

해결중심상담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원리 한 가지를 생각해 보자: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강점)과 자원을 이미 가지고 있다." 참 멋지게 들리는 말이다. 그런데 이 원리를 사회사업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그대는 그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려고 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정말로 이런 특성이 있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해결중심상담은 원래, 가족치료 모델로 개발되었다.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자기 의지로 상담실로 방문해서, 기꺼이 자기 문제를 털어 놓고, 상담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부부/가족을 내담자로 상정하고 개발되었다는 뜻이다. 반면에, (사례관리를 포함하는 제너럴리스트) 사회사업에서 사회복지사가 주로 만나는 사람은 가족치료 내담자와는 상당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돈을 내지도 않고, 복지 기관에 오기를 꺼려하며(주로 사회복지사가 이들 가정에 방문한다),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고(아예 만나주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 이렇듯, 양쪽 분야 클라이언트 성격이 매우 다르므로, 가족치료 모델이었던 해결중심상담을 사회사업에 적용하려면, 거의 필연적으로 사회사업 현장에 맞도록 변형 내지는 응용해야 한다. 사회복지사가 이런 맥락적 차이를 무시하면, 기본적으로 해결중심 관점에 동의하고 현장에서 잘 적용하고 싶지만, 몇 번 시도하다가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포기하거나 심지어 해결중심상담에 냉소적인 태도를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기획해 보았다: (제너럴리스트) 사회복지사를 위한 해결중심 즉문즉설(卽問卽說). 나무 위키 백과에 따르면, 즉문즉설(卽問卽說)이란, 뜻 그대로 풀면 '즉시 묻고 즉시 이야기'하는 것을 말하며, 달리 말하면 '살아가면서 겪는 괴로움과 어려움에 대해 종류와 무관하게 묻고 대화하는 자리'이다. 삶에 대해서 품는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그 자리에서 속시원히 답을 하는 것처럼, 사회복지사가 해결중심상담에 대해서 품는 그 어떤 사소한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시도해 보겠다는 기획이다. 본래 가족치료 모델이었던 해결중심상담 원리를 사회사업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현실적 괴리 현상에 관해서 솔직하게 질문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시도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주의 사항 1: 내가 말하는 모든 내용이 곧바로 최종적인 정답/진리는 아니다. 많은 동료께서 마음 속으로 품는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는 바를 나름대로 정리해서 말할 뿐이다.)  

(주의 사항 2: 평소에 사람들과 함께 해결중심상담을 배우고 가르치면서 받았던 수많은 질문 중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받는 질문을 가려 뽑아서 다룬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은 질문하지 않는다. 배우는 사람, 성장하는 사람만 질문한다. 따라서 나는 나에게 질문하셨던 분들을 지극히 존중하고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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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어르신으로부터 복합적인 문제(장애, 경제, 심리)가 발견되어 상담을 진행하였지만,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계실 경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답변: 일단, 어르신께서 거부감을 가지시는 상황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남에게 도움을 받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창피할 수도 있고, 자괴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혹은 본인도 문제를 알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예컨대, 도움을 청해도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좌절감 등) 차마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어르신께서 느끼시는 상황이나 심정을 모두 존중해야 합니다.

아울러, 어르신께서 명백하게 ‘도움을 받는 것을 거부’하고 계시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도, 어르신께서 겉으로 보이시는 말씀이나 행동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해석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사람에게는 거의 언제나 양가감정이 있습니다.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지금은) 도움을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단기간에, 사람 마음을 홀리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오해하지 마십시오. 이분을 외면하거나 무시하라는 말씀은 전혀 아닙니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시되, '나중에 어르신께서 마음 속으로 준비가 되어서 도움을 받고 싶어져서, 저에게 어떤 식으로든 의사를 표현해 주신다면, 언제든지 저희가 도울 수 있는 바를 실행하겠다' 라는 메시지는 꾸준히 전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틈이 보인다면, 이를 간과하지 마시고 이 틈을 (정중하고 부드럽게) 비집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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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50주 동안 이어질 강점관점실천 공부 자료 나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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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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