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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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두괄식으로 하세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5. 9. 08:39
도재학: 교수님은 말을 두괄식으로 하세요, 두괄식으로. 수술결과부터 말씀하시라고요. 잘 됐는지, 아닌지. 김준완: 의사는 보호자에게 수술실 안의 상황을 모두 말씀 드려야 할 의무가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다. 도재학: 두 번만 차분하게 말씀드렸다가는 거 보호자들 다 하트 어택 와요. 어휴... 이거, 아... 보면 참 사람 마음을 몰라. 누가 사탕발린 말 하래요? 팩트를 말하되, 일단 보호자 안심부터 시켜야 할 것 아니냐구요! ===== "넌 왜 맨날 얻어 맞고 다니냐? 계집애 같이..." 내가 왜 말이 지나치게 많은 수다장이가 되었을까? 어떤 화제를 이야기해도 꼭, 굳이, 하필이면, 장황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항을 낱낱이,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회로를 두뇌에 장착하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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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완전 이해했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5. 8. 07:10
장겨울(일반외과 전공의): 총담관낭종은 총담관이 낭성으로 확장되어서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담관담석증, 담관암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병이구요, 어... 수술은 낭성으로 확장된 총담관낭종을 절제하고 루왕와이담관 공장 문합수술을 통해 담도를 재건해 줄 겁니다. 환자 보호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음... 안정원(소아외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어머니. 재원이 어려운 수술 아니구요, 간에서 담즙이라는 게 만들어지는데, 이게 기름기를 소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소화액이에요. 담즙이 만들어지면, 간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그 이동하는 길이 총담관이에요. 보통은 아이들이 총담관이 5밀리가 채 안되는데, 재원이는 3센치가 넘게 늘어나 있어요. 이게 늘어나게 되면 담즙이 잘 안 빠지고 고여서 돌이 생긴다든지,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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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저 흉부외과 가겠습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5. 1. 23:11
[과거 회상] 흉부외과 교수: 엄청 세게 뛰지? 장난 아니지? 김준완: 자두만한 심장이, 이렇게 힘차게 뛸 줄은 몰랐습니다. 멈추었던 아기 심장을, 교수님이 다시 뛰게 하셨어요. (잠시 침묵) 교수님, 저 흉부외과 가겠습니다. [현재 시점] 홍도(실습생): (준완을 벅차게 바라보며) 교수님, 저 흉부외과 하겠습니다. 윤복(실습생): 저두요. 저도 흉부외과 지원하겠습니다. "자, 가즈아!" 우리는 수퍼바이저를 따라 복지관 정문을 나섰다. 평일 오전 10시에 우리가 발길을 옮긴 곳은 해장국집.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수퍼바이저는 해장국을 먹는 둥 마는 둥, 후루룩 쩝쩝, 강제로 넘겨 버린 후, 해장국집에 널부러졌다. 조용히 말간 해장국 국물을 떠 먹던 우리는 당황해서 서로 쳐다 보았다. 그는 내 첫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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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타(1990)지식 공유하기(기타)/시네마 떼라피: 위안을 주는 영화 2020. 5. 1. 20:06
이탈리아 베니스 한복판에 위치한 고급 호텔. 이제 막 결혼을 약속한 프랑스 커플이 투숙한다. 들뜬 여행 분위기에 취한 여자, 침대에서 연인과 정신없이 뒹굴다가 룸 서비스 안내 전화를 받는데... 사실, 그 전화는 암살 지령 전화. 사적인 여행인 줄로만 알았던 그녀에게 드디어 실제 임무가 떨어진 상황. 여자는 태연하게 전화를 끊고 욕실 안으로 들어가 전화속 목소리가 말했던 저격용 소총을 비밀 캐비닛에서 찾아낸다. 꽃무늬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급속하게 소총을 조립하고 저격 자세를 취하는 그녀. 문 밖에서는 남자친구가 뭐 하냐며 묻고, 귓 속에서는 좀 전에 들었던 비밀 지령이 맴돌고, 심장은 벌렁대며 쿵쾅쿵쾅 뛰는데... =====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 장면과 설정 아닌가? 이제는 닳고 닳은, 늘씬한 미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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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보단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5. 1. 06:27
석형: "민하야, 나는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보단 책임감 있는 사람이 좋아. 넌 좋은 의사가 될 거야. 책임감 있게, 도망 안가고, 최선을 다했어. 너, 오늘 너무 잘했어." 부부치료자로서 생각해 보건대, 이혼은 이를테면 죽음을 경험하는 일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 우리는 우리 정체성의 일부를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 관계의 총체가 내 정체성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그 중 어느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내 정체성의 일부가 죽는 것과 같다. 더구나 배우자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 결국, 이혼이란 내 반쪽이 죽어가는 일이다. 만약 상호간에 언어적, 신체적 폭력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쌍방과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혼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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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구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4. 26. 17:27
(익준) 저도 와이프가 바람 나서 이혼했어요. 밤새 병원 일 하고 혼자 애 보고 열심히 살았는데 와이프가, ... 자기 친구 남편이랑 바람이 났어요. 처음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그리고 남들 보기에도 너무 창피하고, 와 인생 왜 이렇게 꼬이나, 싶어서 죽겠더라고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시간이 아까웠어요. 걔 때문에, 내 인생 이렇게 보내는 게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아이고, 그 동안 얼마나 아프고 힘드셨어요. 어떻게 다시 찾은 건강인데, 남편이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약 드시고, 악착 같이, 건강 회복하세요. 어머니 인생이잖아요. 네? Knox와 Hill은 상담자의 자기 개방을 일곱 가지로 유형화했다고 합니다: (1) 상담자의 개인적 삶과 전문가 교육 정보: “저는 심리학 박사이고, 대학생들을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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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니까, 비벼주는 거야.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 4. 26. 01:08
준완: 응, 나 면제 맞아. 익순: (준완을 빤히 쳐다 본다.) 준완: 어떻게, 내 지난 과거 한 번 들려줘? 엄청 긴데? 익순: 아유 됐어요. 사정이 있었겠죠. 근데 오빠, 나 지금 자장면 비벼 준 거에요? 준완: 응. 익순: 감동이다, 정말. 준완: 허, 별 걸 다... 익순: 우리 오빠나 같이 사는 정원 오빠에게도 이렇게 해 줘요? 준완: 미쳤어? 야, 각자 처 먹기 바빠 죽겠는데, 비벼 주긴 뭘 비벼줘. 엄마한테도 안 비벼 줘. 너니까, 익순: (다시, 주환을 빤히 쳐다본다.) 준완: 비벼 주는 거야. 익순: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단무지를 주환의 그릇에 넣어 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은 명백히 캐릭터 드라마다. 극본을 쓴 이우정 작가는 1박 2일의 메인 작가 출신. 등장 인물의 특성(캐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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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 죄책감에 관한 보고서지식 공유하기(기타)/시네마 떼라피: 위안을 주는 영화 2020. 4. 22. 17:20
'성숙한' 죄책감이란? 하나.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진심으로 미안해 하는 것. 둘. 그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 아들의 방(La Stanza Del Figlio, 2001) 이재원(2019년 4월 12일 씀) 남편을 잃고 슬픔 속에서 세상을 등지고 싶어하는 어느 할머니를 만나고 있다는 동료 상담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 어떤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2001년 깐느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들의 방." 68혁명 세대인 난니 모레티는 로베르토 베니니(인생은 아름다워)와 더불어 현대 이탈리아 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감독입니다. 현대사회를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영화를 만들던 모레티는, 2001년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 때문에 삶이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