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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글을 써야 합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14. 11:53
저는 돌이 갓 지난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제 딸 이름은 봄, 입니다. 늦봄에 세상에 오고, 초봄에 세상에 나와서, 봄입니다. 늙은(?) 아빠 엄마에게 개나리 피듯 따스하게 다가와서, 봄입니다. 힘들고 외로워서 까맣게 말라가던 삶을 포근하게 살찌워 줬기에, 봄입니다. 저는 아침마다 봄을 안고 어린이집에 갑니다. 처음부터 결심했습니다. 훌륭한 사회복지사인 아내가 정년퇴임할 때까지 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요. 그래서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낮에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봄이는 어린이집에 안정적으로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곳이 제가 봄이를 안고 어린이집에 가는 골목길입니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골목길이지요. 저는 아침 9시와 오후 5시에 봄과 함께 이 길로 걸어다닙니다. 보통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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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위로가 될까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10. 13:40
첫 번째 만남. "안녕하세요? 송부연입니다. 저, 선생님 강의 언젠가는 꼭 듣고 싶어서, 오늘은 꼭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 강의를 들어 보니, 선생님 수업을 더 들어보고 싶어졌어요. 어떻게 할 수 있지요?" 작년 말, 어떤 훌륭한 책 모임에 초청을 받아서 토요일 새벽에 원격으로 강의했다. 남들 다 자거나 편히 쉴 시간에 변변치도 않은 나 같은 선생에게 뭐라도 배워보시겠다고 찾아 오신 분들이 흐뭇해 보였다. 그 중에는 송부연 서운장애인주간보호센터 센터장께서도 계셨다. 송부연 센터장님은 여러 온라인 활동이나 지인 통해서 어떤 분이신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가 다였다. (1) 엄청나게 바쁘신 분. 강의 활동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시는 분. (2) 할 말은 하시는 분. 정중하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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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10. 07:48
어제, 강의가 있어서 직접 차를 몰고 지방에 다녀 왔다. 상경하는 길에 라디오를 틀었는데, 유독 노래 한 곡이 귀에 감긴다. 노영심. 노영심을 기억하는가? 1989년, 내가 중학교 2학년이던 해에 최고 인기 가수는 변집섭이었다. 쌍팔연도(1988년)에 데뷔한 변집섭이 가요계를 거의 '씹어 먹고' 있었는데, 당시 대학생 신분이었던 노영심이 작사/작곡한 어떤 노래 덕분에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그 노래가 바로 '희망사항.'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 나오는 여자, 내 얘기가 재미없어도 웃어주는 여자,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헌데, 내가 라디오에서 들은 노래는 이 노래가 아니었다.내가 들은 노래는 '희망사항' 답가라는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였다. 1992년, 서태지가 데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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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면서도 풍성하게 글을 쓰는 비법: 상술(부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9. 07:20
보통, 사람들은 내가 쓴 글을 읽으면 이렇게 평가한다: "세련되고 깔끔하게 느껴져요." "술술술~ 부드럽게 읽혀요." "풍성하면서도 경쾌해요." 이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도, 나는 쉽게 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솔직한 글, 쉬운 글, 그래서 깊은 글'이다.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면서도, 쉽게 글을 쓰면,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아도) 글이 깊어진다. 그렇다면 글을 쉽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일단 어려운 용어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어를 한국어답게 구사한다. (한국어는 명사보다는 형용사/동사가 발달했다. 명사를 줄이고 형용사/동사를 살려 쓰면 생동감이 생긴다.) 무엇보다도, 문장으로 글 내용을 채울 때, 적절한 밀도로 쓴다. 글쓰기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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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줄 때, 잘 놀자!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8. 07:17
이돈민: 이재원 선생님, 안녕하세요?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오랜만에 글 쓰고 보내드립니다. 자주 쓰면서 연습을 하려고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잘 되지 않네요. 시간 되실 때 보시고, 지도 부탁드립니다. 이재원: 정말 많이 발전하셨어요. 기특하고 뿌듯합니다. 음... 그런데, 이돈민 선생님 글은 너무 반듯한 느낌이 들어요. 원래부터 사람이 반듯하시니 성격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요. 다른 사람도 공감하는 글을 쓰시려면, 결론을 교훈적으로만 끝내선 안될 것 같아요. 일탈을 하시라는 말씀은 아니지만, 반성하시는 글 외에도 많이 시도해 보세요. 제목: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부모의 마음’ (이제 겨우 한 뼘 자란 초보 아빠) 글쓴이: 이돈민 (2023) 첨삭지도: 이재원 (2023) 옛말에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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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온 편지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3. 3. 7. 07:24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서 보내주시는 메일, 게시해주시는 교육자료를 보며 강점관점실천에 대한 기본을 돌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역량을 배우고 있습니다. ‘어떤 질문이든 답변해 준다‘는 말씀을 믿고 용기를 내어 질문 하나를 드리고자 합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특성상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보단 강제적으로,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어려울 때가 아동이 거부하는 순간입니다. 과거부터 어렵다고 느꼈던 경우가 자녀가 행위자인 부모에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매우 높을 때입니다(대부분 아버지가 행위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동은 행위자와 함께 있는 시간은 편하지 않다고 말하며, 행위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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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함께 산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4. 07:22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제출하시고, 서사 작법으로 2~3단락 정도 서술하세요. 이선영: 1번 사진은 제가 입사 10주년 되는 날 받은 꽃과 동료가 적어 준 편지입니다. 지난 10년 간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보면 어떨까 싶어서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2번 사진은, 제가 마음이 불안하거나 힘들면 볼펜을 사곤 하는데, 불안에 대해 적어보면 어떨까 해서 제출했습니다. 이재원: 두 번째로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요. 그리고 두 번째 글감이 더 흥미로워서요. 쓰시되, 어둡게 쓰지 마시고, 유머러스하게 써 보세요. 희비극 같은 느낌으로? 웃픈 느낌으로? 자유롭게 써 보세요. “이번 캠프는 바다로 갑시다” (정신장애인을 돕는 우리 기관에서 캠프를 바다로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그런데, 아직은) 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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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가 쓴 묘사문 예시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3. 12:38
_ 아래 모든 글은 글쓴이에게 공식적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교육 및 출판 목적) _ 모든 글쓴이는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실용 글쓰기 클래스 제 3기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묘사문 #1 글쓴이: 권송미 (첨삭 지도: 이재원) 아직은 시린 새벽이다. 어둠이 담긴 푸른 하늘 아래 [밝아오는 새벽]이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에 아침이 닿을 때, 푸른 빛이 붉게 바뀐다. 그 오묘한 색이 [호수 속]에 반영되어 꼭 닮은 모습으로 드리운다. 아직 밝아 오지 않은 호숫가에는, 타닥타닥 불꽃을 피워내는 [모닥불] 소리와 나무타는 그을음 냄새가 가득하다. 다 타버린 모닥불처럼, 너와 함께 한 기억도 따뜻하게 빛나며 타오르다가 이내 사그라든다(은유). 우리 수업이 끝난 후에 권송미 원장님께서 딱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