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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을 쉽게 쓰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3. 22. 18:31728x90반응형
서론을 쉽게 쓰는 방법
언니가 나는 정말 좋다 (차정숙)
세상엔 자매끼리 앙숙인 경우가 많다. 이런 자매는 자매는 입고 먹고 자는 일까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사건 하나로도 가열차게 다툰다. 성향이 비슷해도, 달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도 그랬다. 언니는 방정맞은 내가 한심했고, 나는 차분한 언니가 답답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언니는 진짜 좋은 친구다. 언니는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언니는 항상 변함없이 나에게 맞춰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학교 다닐 때, 언니는 엄마 몰래 술값도 보내주고, 보너스를 받아 등록금도 보태줬다. 요즘에는 내가 화가 잔뜩 나서 전화하면, 전적으로 내 편을 들어주고 같이 욕도 해준다. 그리고 엄마한테 못하는 신랑 뒷담화도 실컷 들어주고, 형부 잘못도 한 두 개 슬쩍 얘기해 준다. 내 이야기에 늘 맞장구쳐주고 숨 넘어가게 웃는 언니가 나는 정말 좋다.
해설: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차정숙 과장님께서 쓰신 글이다. 길이는 짧지만, 내용이 꽉 차 있어서 썩 근사하다. 이 글은 여러 모로 훌륭하지만, 특히 서론에서 본론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흐름이 대단히 좋다. 이 흐름을 분석해 보려고 한다.
첫 문장을 보자. '세상엔 자매끼리 앙숙인 경우가 많다.' 매우 상식적인 통념에서 시작한다. 독자가 여성이고 자매가 있다면 쉽게 공감할 이야기. 어색한 형제 관계도 앙숙인 자매 관계만큼 많기에 독자가 남성이더라도 깊이 공감하리라.
첫 문장 다음에 이어지는 두 번째, 세 번째 문장은 첫 번째 문장이 담고 있는 내용을 조금 더 상세하게 풀어서 설명하는 '상술/부연' 문장이다. 말하자면, 첫째 문장과 뜻은 같고, 길이가 조금 더 길어지면서, 내용이 좀 더 구체화된다.
네 번째 문장에서는 중요한 방향 전환이 이루어진다. 차정숙 과장님께서는 불특정 다수 독자가 공감할 만한 내용을 내 자매 관계와 연결짓는다. 우리도 그랬다. 무슨 뜻인가? 나와 내 자매 역시 앙숙처럼 자주 싸우고 다투었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 문장은 네 번째 문장 의미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상술/부연' 문장이다. '우리 자매도 앙숙이었다'는 내용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주고 있다. 즉, 자매가 성격이 서로 달라 잘 맞지 않았고 앙숙처럼 지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가 '서론'이다. 주된 글감인 '앙숙인 자매 관계'가 제시되었고,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세부 사항이 기술되었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로 흥미롭게 시작해서, 본론에 해당되는 '나만 아는 이야기'로 부드럽게 연결짓고 있다.
본론, 즉 나만 아는 이야기에는 어떤 내용이 나오는가. 차정숙 과장님께서 서론에서 언급하신 '언니와 앙숙 관계로 지냈던 시기'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되었고, 이제는 둘도 없이 좋은 친구가 되셨다는 내용이 찰지게 이어진다.
사실, 글쓰기에서 제일 쓰기 힘든 부분이 '서론'이다. 독자가 본론(나만 아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잘 꼬셔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글감에 대해서 생각한 내용(주제)을 상식과 부드럽게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차정숙 과장님께서는 이 글을 통해서 매우 효과적인 서론 쓰기 전략을 제시해 주셨다고 평가할 수 있다. 누구나 비슷한 글을 쓴다면, 차정숙 과장님께서 구사하신 서론쓰기 전략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겠다.
그 전략이 바로 서론 - '나도 알고, 타인도 아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서 본론 - '나만 아는 (특수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전략이다. 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주의깊게 이해하고 적용한다면, 서론 쓰기가 좀 더 쉬워지리라 확신한다.<참고: 아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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