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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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기초 기술1"을 촬영하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22. 07:00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내려다 보면서) "그래도 당신에게는 희망이 있잖아요?" 나는 해결중심모델로 상담을 하고, 교육을 하며, 자문을 한다. 해결중심모델의 최대 약점(?) 내지는 맹점(?)은 (특히 해결중심 순수주의에서는) 지나치게 긍정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무조건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한 약점/맹점은 특별히 내담자의 감정에 대해서 다룰 때 드러나곤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든가, 기타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을 겪었거나 현재 겪고 있는 내담자는 슬픔과 상실감을 포함하는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할수 있다. 그런데, 이럴 때 해결중심 실천가는 내담자의 정서적 맥락을 까맣게 잊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말을 할 수 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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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혼자 몰래 울었어요...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20. 15:55
최근에 남원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장마비 폭탄. 춘향이의 고향, 남원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란다. 예컨대, 어느날 갑자기 아파트 1층이 물에 잠겨서 2층으로 대피해야 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 거다. 지역 사회에서 탄탄하게 맡은 바 역할을 다 해 오던 사회복지 기관에서도 난리가 났다. 보건복지부 장관상까지 수상하신 뛰어난 사회복지사, 강정아 누님(남원사회복지관 관장)의 한 말씀: "재원 샘, 요즘 제가 전화 잘 못 받고 바쁜척 해도 이해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강정아 관장님은 카카오톡 그룹콜로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고 계신 남원 팀의 일원이시다. 이번 주 수업을 취소/연기하려고 전화를 드렸더니 전화 통화는 아니되고 대신 카톡으로 말씀하시는데, "죄송하다"고 말씀하신다. (엥? 뭐가 죄송해요?) 스터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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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사는 게 어때서요?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18. 17:54
십수 년 만에 다시 만난 이. 이민주 선생님. 학부 1학년 때 자원봉사 했던 여성인권단체 실무자셨다.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민주 선생님은, (1) 매우 열정적인 분이셨던 것 같고(하도 오래 전 일이라서), (2) 밝고 씩씩하셨고, (3) 무척 친절하셨다. 당시에 군산에 있던 성매매 집결지에서 화재 사고가 났다. 포주가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가버린 바람에, 창문도 없는 방에 살던 여성 십 수명이 끔찍하게 돌아가셨다. 여성단체연합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내려 갔는데, 자원봉사자 중에서 내가 갔던 것 같다. 군산까지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이럴 땐 페이스북이 정말 대단한 것 같기도 하다. 십수 년을 지나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우리 귀여운 키키와 함께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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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 캠프: "장애는 없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11. 11:35
[페이스북 포스팅 재활용] 넷플릭스를 애정한다는 동료에게 추천하기 위해서 예전에 썼던 페이스북 글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크립 캠프: 장애는 없다" 보는 내내 일종의 해방감을 느꼈다. 장애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일종의 보편적인 해방감을 느낀 것 같다. 왜? "난생 처음 장애인이 아닌 척을 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제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더 이상 숨기지 않게 되었어요. 제가 저인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졌어요." 해방감이란, 속박에서 벗어날 때 느낀다. 내가 자율권을 회복할 때 느낀다. 마침내, 내가 규정하는 삶을 살 때 느낀다. 사회사업가 동료들에게 권하고 싶은 다큐멘터리다. "(감정에 북받쳐) 섹션 504가 있었고 브라운대 교육위원회 재판이 있었어도 괴롭힘이…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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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를 만났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8. 11. 07:57
어젯밤, 십수 년 만에 학교 후배 K를 만났다. 학교 다닐 때 그리 친하진 않았지만(사실은, 우리가 같은 시기에 학교에 다니지는 않았다!), 왠지 눈에 띄는 후배였다. 그 사이에 사회복지사가 되고, 일을 재미있게 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휴직을 했다가 복귀를 했단다. 정말 애기 같이 귀엽기만 했던 후배인데, 무려 엄마가 되다니! 개인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거쳐 왔단다. 십 수년 만에 만났는데도,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친근했다. 내 보기엔 여전히 볼이 빨간 어린 후배였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충분히 존중한다.) 그런데 말을 들어보니, 여러 모로 쉽지 않은 시기를 거쳐온 것 같았다. 그 시기를 어떻게 견뎌 왔을꼬? 간단했다: 책임감. 책임감. 책임감. 관계란 책임을 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