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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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돼?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9. 06:47
엄마,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돼? 글쓴이: 박지선(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 연구원,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얼마 전 태권도 학원 차를 기다리는데 아홉 살 아들이 죽음에 대해 물었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으니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뭐라고 답해야 좋을지 좀 막막했다. “글쎄. 죽은 사람을 만나거나 얘기를 들을 수 없으니, 죽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 음... 아마 좋은 일 많이 한 사람은 좋은 곳에 가고, 나쁜 일 한 사람은 지옥에서 벌을 받겠지.” “그럼 엄마는 죽으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어떻게 될까? 잘 모르겠지만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좋은 일 많이 해서 천국 가고 싶은데. 넌 어떻게 될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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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4. 06:28
제목: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글쓴이: 장희랑(인천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2017년 9월 어느날, 안방에서 큰딸과 함께 빨래를 개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딸이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들어갈 때 안색이 썩 안 좋아 보이더니 나오자마자 철퍼덕 쓰러졌다. 나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딸을 흔들었다. 나: 희랑아! 일어나봐! 어머 어떡해... 여보 빨리 119! 큰딸: … 딸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울부짖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남편과 막내딸이 안방으로 달려왔다. 큰딸 입꼬리에서는 피가 흘렀고 얼굴색이 창백했다. 다행히도 딸이 눈을 희미하게 뜨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큰딸: 귀가 잘 안 들려. 근데 엄마 목소리는 들려. 시끄러워...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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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3. 07:34
제목: 냉이 글쓴이: 전양희(해피홈 보육원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우리 가족은 우리 부부 두 딸 그리고 막내둥이 냉이까지 다섯 식구다. 냉이는 앵무새로 입양한지 5년이 되었다. ‘냉이’라는 귀여운 이름은, 연한 고추냉이 빛깔 깃털이 많이 나 있어서 그렇게 지었다. 명색이 앵무새라서, 사람들이 말은 잘 하느냐고 묻지만, 냉이는 말은 못하고 울기만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달라고 짹짹짹, 저녁에 퇴근하면 같이 놀아달라고 짹짹짹거린다. 새장 문을 열어주면 냉이는 거실을 거닐다가 내 어깨위에 날아와 편안하게 앉는다. 냉이는 과자 중 새우깡을 좋아하여 한손으로 잡고 소리를 내며 먹기도 한다. 아침 출근길에 집을 나설 때면 냉이와 아쉽게 인사를 나누고 현관문을 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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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아, 보고 싶어 왔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2. 06:42
제목: 재환아! 보고 싶어 왔다 글쓴이: 배수경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사회재활교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새하얀 눈이 무릎 높이로 내리던 날이었다. 내가 당직 근무 중일 때 재환 씨 아버님께서 전화를 거셨다. “선상님! 재환이 보고 싶어 지금 출발했십니더. 제가 다리가 불구라 시간이 걸릴 것 갓십니더. 우리 재환이한테 아빠 온다고 전해주이소.” 재환 씨 아버님은 사고로 다리를 잃어 의족을 사용하신다. 그래서 이 눈길을 어찌 오실지 걱정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재환 씨가 말했다. “아버지~” 밖을 보니 눈길을 헤치며 재환 씨 아버님께서 걸어오셨다. 바지가 눈에 다 젖고 머리는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아버님께서는 밝게 웃으시며 두 팔을 벌리셨다. 재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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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이 되어줄게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8. 1. 07:55
제목: 디딤돌이 되어줄게 글쓴이: 전양희(해피홈 보육원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한 아이를 돌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나처럼 보육원에서 아이 50명을 돌보는 사람 심정은 어떠랴. 매일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이 무겁다. 한편, 누구에게나 삶은 쉽지 않겠지만,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는 아이에게도 절대 녹록치 않다. 애착 관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마음이 불안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자기 표현이 미숙하여 종종 싸우다가 폭력 사건으로 번질 때도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신이 보육원에 산다는 사실이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의기소침해 한다. A는 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일을 하러 나간 아버지가 소식도 없이 돌아오지 않아 OO살 때 보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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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이름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31. 07:31
제목: 두 이름 작성자: 조미리(서울시 중구교육복지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평소 이름 두 개를 사용한다. 첫 번째 이름은 조미리,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어머니께서 순우리말로 '미리내(은하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으셨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미리'가 되었다. 마침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기도 해서 무엇이든 성실하게 미리미리 하라는 의미도 담아 '미리'가 되었다. 나를 처음 보는 이들이 장난으로 “뭐든 미리미리 하죠?”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실제 내 이름이 가진 뜻이기도 하다. 내 두 번째 이름은 '채타피'이다. 인터넷 동호회가 활발하던 학창시절에 두 번째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이 때 처음으로 내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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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가 된 새싹(젊은 사회복지사 성장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29. 06:42
제목: 상추가 된 새싹(젊은 사회복지사 성장기) 글쓴이: 홍유진(인천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새싹 이야기 #1) 며칠 전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데 거실에서 엄마가 들뜬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와, 상추 새싹 나왔다!” 상추? 순간 행사(사회복지관 전국대회) 경품으로 받은 상추 키우기 키트가 떠올랐다. “그게 벌써 새싹이 자라요?” 엄마는 화분을 보여주며 말했다. “오늘 보니까 새싹이 나왔네? 물을 자주 못 줘서 안 자랄 줄 알았는데.” 엄마는 씨앗 6개 중 5개나 자랐다며 자랑스러워한다. 흙속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새싹이 귀여워 사진을 찍었다. 문득 알 수 없는 동질감이 느껴진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퇴사한 후 종합사회복지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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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미친 사회복지사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29. 05:56
제목: 야구에 미친 사회복지사 글쓴이: 장동해(세화종합사회복지관 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특별하게 잘하는 게 없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용하고 존재감 없는 아이, 별다른 특징도 없고 나대지도 않아 착하다(?)고 알려진 아이, 바로 나였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신체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컨대, 나는 그냥 열심히 공을 좇아서 뛰었을 뿐인데, 너무 빨라서 평범한 친구들은 잘 따라오질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1학년) 4반에 축구 잘하는 애’가 되어 있었다. 그날부터 나는 주변 사람들이 주는 관심을 즐기며 축구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다. 전 학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