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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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만이라도 줄여봅시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9. 10:02
이재원의 '한국어 문장, 이렇게 쓰면 곱게 쓴다' '-이다' 만이라도 줄여봅시다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이재원 씀 언어학(유형론)에 따르면, 한국어는 교착어 범주에 속한다. 교착어? 첫 대목부터 어려운 말이 나왔다. 그래서 잠시 설명한다. 먼저, 교착어(膠着語). 이 개념을 이해하려면, '아교(阿膠)'부터 이해해야 한다. 아교는 동물 가죽이나 힘줄 등을 녹여서 만든 점성 물질이다. 쉽게 말해, 물건과 물건을 붙이는 '풀'이라고 보면 된다. 교착어(膠着語) 명칭 안에 보이는 교(膠) 뜻하는 바가 아교/풀이다. 다음으로 착(着). 빈틈없이 단단히 붙일 때, '밀착(密着)'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교착어(膠着語) 명칭 안에 보이는 착(着)이 '붙인다'는 뜻이다. 그래서 교착어란, 여러 언어 요소를 풀(膠)로 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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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V 코리아, 글쓰기 교육 후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8. 09:54
2023년 6월, 국제적인 비영리 기관 홍보 대행사(TV 모금 광고, 디지털 캠페인, 영상 제작 및 운영) DTV Korea 직원 분들과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내가 가르친 학생 중에서 독보적인 글쓰기 실력을 갖추신 한보리 대표님께서 초청해 주셔서 가능했다. 글쓰기 교육은 언제나 즐겁지만, DTV 직원 분들께서 너무 바쁘셔서(다들 파김치), 흥미롭게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시작했다. 다행히, 직원 분들 모두 기본적으로 '글발'이 좋았기 때문에, 각자 개별적으로 신경써야 할 지점을 중심으로 가르칠 수 있었다. 홍보 대행사이니, 직원 분들께서 매일 하시는 일은 결국 '설득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영상 제작 실무 외에 사무실에서 소화하시는 업무 대부분은 이메일이나 사업제안서 등 비즈니스 문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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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뙤약볕 아래에서 등산하는 이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8. 07:16
내가 뙤약볕 아래에서 등산하는 이유 글쓴이: 권송미(사랑누리장애인단기보호센터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헉헉헉, 숨이 차오른다. 점점 숨이 짧아지고 가빠진다. 인적 드문 등산로에서 땅을 박차고 내딛을 때마다 나뭇잎이 바스락거린다. 완만한 길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오늘은 지름길을 택했기 때문에 더 가파른 길에서 숨이 차오른다. 다리가 뻐근하고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경사가 눈앞에 보인다. 마지막 저 경사진 계단만 오르면 탁 트인 도솔산 정상과 그 아래 아파트들 사이 갑천도 보이겠다. 재빨리 발걸음을 놀려보지만,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숨이 턱끝까지 이르러 마음대로 안 된다. 서두른다고 서둘렀건만 해가 떠서, 때이른 여름날씨는 벌써 28도를 넘었다. 땀이 송글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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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50번째 계단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7. 07:24
제목: 어느새, 50번째 계단 글쓴이: 박지선(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 연구원,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하루를 이 계단에서 시작하고 끝낸다. 내 하루는 계단에서 시작해서 계단으로 끝난다. 이 계단을 통하면, 외부 세계에 가장 짧은 거리로 오갈 수 있다. 이 계단은 집과 밖을 가장 짧은 거리로 오갈 수 있는 연결 통로다. 계단 수는 50개 정도인데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계단이어서일까? 그날 그날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계단 높이가 다르게 느껴진다. 분명 계단 수는 달라지지 않았을텐데. 어제는 유독 계단이 많다고 느껴졌다. 늦은 오후 돌봄노동자 대상 강의가 있어 종일 긴장 상태였다. 오랜만에 야근도 해야 했다. 아들에게선 언제 오느냐며 독촉 전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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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조차 하기 싫은 언덕길 (부제: 아... 띠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6. 22:39
기억조차 하기 싫은 언덕길 (부제: 아... 띠바) 글쓴이: 차정숙(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과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그 자식과 나는 캠퍼스 커플이면서, 같은 과에, 같은 동아리, 사는 곳도 바로 옆이었다. 두 원룸 사이에 경사가 심한 언덕이 있는데 자취촌에서 학교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그 자식이 살던 4층과 정확히 일치한 언덕 높이. 수업 마치고 이 언덕으로 집에 올 때 그 자식이 소리 질러 반겨주기도 했고, 시험 기간에는 언덕을 넘어 예술대학 독서실을 오갔던 우리만의 루틴도 있었다(예대 독서실은 시험 기간에도 자리가 널널했다). 시끌벅적했던 연애가 끝나고 눈이 내린 어느 날. 학교 옆 장애인복지관으로 자원봉사를 가는데 그날따라 굳이 이 언덕으로 나섰다. 일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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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랑 둘이 찍은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6. 22:32
제목: 어머니랑 둘이 찍은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 글쓴이: 차정숙(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과장)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나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다. 우리 복지관에는 여러 강좌를 들으러 오시는 분도 많고, 경로 식당에서 점심을 드시는 분도 많고, 사회복지사가 일부러 안부를 묻고 일상생활을 회복하시도록 돕는 분도 많다. 그런데 명희 어머니(가명)는 오로지 본인 이야기를 들어줄 ‘차과장(혹은 나)’ 만 찾으신다. 오전 9시만 되면 알람 울리듯 전화벨리 울린다. 당연히, 명희 어머니.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신다. 잔뜩 술에 취한 날은 하루종일 전화를 거신다. 달래기도 하고 화도 내 보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고 나서야 멈추신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명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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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계속 울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6. 07:27
“OO아, 너 얼굴 한번 만져 봐도 돼?” 나는 성인이 된 남자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안았다. 그리곤 ‘잘 컸구나’ 하며 등을 토닥였다. 이 대목까지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다. 순식간에 시야가 흐려졌다. 참을 수가 없었다. 펑펑 울 때 '수도꼭지 틀어 놓은 듯 눈물이 흐른다'고 표현하는데, 딱 그 상황이었다. 안 되겠다 싶었다. 피드백을 쓰다 말았다. 나도 성인이 된 남자애(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리곤 계속 울었다. '성숙을 담는 글쓰기, 회전목마.' 강점관점실천연구소가 인천시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손을 잡고 회기당 3시간씩 총 8회기에 걸쳐서 글쓰기 클래스를 열었다. 어제(7월 5일)는 일곱 번째 수업을 진행했다. 지난 주에 학생 분들께서 제출하신 글을 함께 읽고 함께 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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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빠 있어서 좋겠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5. 06:42
제목: 넌 아빠 있어서 좋겠다 글쓴이: 송부연(서운장애인주간보호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얼른 가서 아빠한테 머리 말려 달라고 해. 엄마는 오빠 좀 씻길께.” 드라이기 소리 사이로 아이 웃음소리가 들린다. 뭐가 저리 재미있을까. 욕실 정리까지 마치고 나오니 부녀가 침대에 누웠다. 남편: (손바닥을 편 채로) “이건 엄지, 이건 검지라고 불러.” 딸: “그럼 세 번째 손가락은?” 남편: “그건 중지. 가운데 있다는 뜻이야.” 팔베개까지 하고 꽁냥거리는 모습을 보니 묘한 질투심이 생긴다. “넌 아빠 있어서 좋겠다.” 나는 아빠를 참 좋아했다. 어릴 적, 아빠 뒤에 매달려 자전거를 타고 갈 때면 등에 얼굴을 묻고 아빠 냄새를 맡았다. 쿰쿰한 땀 냄새를 맡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