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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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호구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28. 06:50
제목: 너는 내 호구 글쓴이: 이정화 (주안노인문화센터 사회복지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16년 전, 남편을 만난지 3개월 만에 임신했다. 부랴부랴 서둘렀지만 임신 6개월차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그래서 신혼 생활동안은 태교와 출산 준비로 설레는 긴장감을 안고 지냈다. 임신 9개월차에 접어든 어느날이었다. 그날 밤도 우리는 서로 껴안고 잠들었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분명 침대에서 잠들었는데, 흙바닥에 누워있고 나무가 나를 누르는 느낌이었다. 불을 켜고 침대를 살펴보니 남편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는 모든 압력을 밀어내는 듯한 소리를 냈다. ‘발작이다.’ 나는 깜짝 놀라 숨이 막혔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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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회복지를 하는 이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27. 06:42
제목: 내가 사회복지를 하는 이유 글쓴이: 송주연 (인천중구가족센터 사회복지사)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늦은 밤, 퇴근 길에 지현(가명)이 아버지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선생님, 지현이가 집을 뛰쳐 나갔습니다." 나와 저녁까지 먹고 집에 잘 들어간 지현이었는데,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지현이 아버지에게 주변을 찾아볼 테니, 지현이가 집에 오면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함께 퇴근하던 동료와 주변을 살피는데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지현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였다. 지현이는 미국에서 자랐다. 5살쯤 되었을까, 지현이 엄마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온 가족이 충격에 빠졌다. 이를 견딜 수 없었던 지현이 아버지는 몇 년 뒤, 지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왔다. 지현이 아버지는 일에만 몰두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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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정말 내 생각 알아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26. 05:42
선생님, 정말 내 생각 알아요? 글쓴이: 권송미(사랑누리장애인단기보호센터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사랑누리에서는 매월 이용자 회의를 연다. 회의를 통해 먹고 싶은 식사 메뉴와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누구와 함께 개별 지원 활동을 할지 방을 누구와 함께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기타 어려운 점이나 건의 사항을 이야기한다. 처음 회의를 열었을 때는 다들 머뭇거리며 의견을 꺼냈다. 그런데 본인이 꺼낸 이야기가 현실이 되면 다음번 회의 시간에는 좀 더 자신감 있게 목소리를 낸다. 우리는 언어로 하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랑누리 식구를 위해 다양한 그림 도구를 만들고, 영상 장비와 과거 사진도 활용한다. 이용자 회의 장소도 다양하다. 인근 약수터 정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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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이 나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25. 07:00
제목: 이 모습이 나다 글쓴이: 송규성 (부평중부종합사회복지관 과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음식을 우선시하지 않는다. 우선시한다는 말은 좋아하고 즐긴다는 뜻인데, 나는 그리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는다. 음식이 싫지는 않다. 배가 고프면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다. 하지만 특별히 배가 안 고프면 간식을 챙겨 먹지도 않고, 음식이 생각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내가 더 마르고 키가 작다고 생각한다. 복지관 직원들이 가끔 나에게 묻는다. "과장님 과자 드시겠어요?" "아니요" 직원도 내 대답을 예상한 듯 다시 묻는다. "왜요?" 할 말이 없다. 그냥 먹고 싶지 않다. 나는 자주 노래를 부른다. 거의 매일 집에서 노래를 부른다. 흥얼거리기도 하고 크게 부르기도 한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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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한 두 줄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21. 22:49
살벌한 두 줄 글쓴이: 송부연(서운장애인주간보호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이제 완전히 끝!!” 마지막 남은 모유 저장팩을 냉동실에 넣으며 해방감을 만끽했다. “나 이제 술도 먹고 매운 것도 막 먹을 거야! 1년 동안 너무 고생했잖아.” 아이를 품고 있을 때보다 모유수유가 훨씬 힘들었다. 아이 울음소리에 젖이 돌면 전기에 감전되는 느낌이었고, 불은 젖을 빨리 짜지 않으면 가슴이 딱딱해졌다. 그런데도 모유 수유를 계속했다. 냉동실에 한가득 자리 잡은 '모유 저장팩(짜낸 모유를 담는 팩)'을 보면 곳간이 꽉 찬 듯 마음이 든든했다. 묘한 성취감이 느껴졌달까. 가장 먼저 쏘맥을 먹고 싶었다. 식도를 넘어가는 그 짜릿한 맛! 어떤 음료로도 대체 불가다. 이 순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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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글쓰기: 내 학생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19. 07:39
나는 글쓰기 선생으로서, 학생이 조금이라도 쉽고 편하게 자기 세계(생각/감정)를 글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래서 내가 선택하는 방법: (1) 매번 달라지는 요령을 가르치지 않고, 근본적으로 글 쓰는 방법을 이해하는 원리를 가르친다. (2) 학생이 자기가 쓴 글에 대해서 통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어떻게 썼는지 묻는다. 현재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글발이 동시에,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어서 두 번째 방법을 좀 더 강력하게 밀어 붙여 보았다. 일단, 각자 자유롭게 쓰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쓰도록 권유한다. 학생이 작품을 완성하면, 스스로 자기가 쓴 과정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핵심 질문 세 가지를 던진다: (1) 어떻게 글감을 포착했나? (결국, 우리는 글감이 눈에 보여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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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도 이쁘게 해 줄게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17. 07:16
할머니도 이쁘게 해 줄게요 글쓴이: 차정숙(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과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우리 둘째는 외할머니를 ‘뽀글할머니’라고 부른다. 여느 할머니처럼 머리카락이 짧은데 파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파마만 했을 뿐 화장도 일절 하지 않는다. 요즘엔 남자도 흔히 하는 눈썹문신조차도 허락지 않는 쇄국정책가다. 째쟁이(사투리: 멋쟁이) 둘째는 배려 하나없이 짧은 뽀글할머니 손톱이 너무 아쉬운가보다. 새로 산 매니큐어를 들고 한참 따라다니더니 기어코 발라준단다. “할머니, 제 손 좀 봐요. 얼마나 이뻐요.” “아이고 아이고~ 우리 강아지 손톱 발랐어? 뭘 해도 다 이쁘지~ 내 새끼~” “할머니, 가만 있어 봐요, 내가 할머니도 이쁘게 해줄게요.” 앙 다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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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얼굴이 됐어! (보고 싶은 얼굴)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7. 16. 10:13
응, 얼굴이 됐어! (보고 싶은 얼굴) 글쓴이: 이선영(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 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정신장애인을 돕는 기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방학이 되면 사회복지현장을 실습 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우리 기관에 방문한다. 실습생을 받으면 언젠가 반드시 이렇게 질문해 온다: ‘어떤 사회복지사가 좋은 사회복지사인가요?' 왠지 나보다는 사회복지사에게 도움을 받는 클라이언트가 더 정확하게 답할 듯하여, 우리 기관 이용 회원에게 여쭈어보았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재미있는 사람, 취업을 잘 시켜주는 사람 등 다양한 답이 나왔다. 그런데 유독 김 선생님은 대답하지 않으셨다. 질문을 바꾸어 ‘제가 선생님 담당자인데 저는 어떤 점이 좋으세요?’ 라고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