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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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마을 차차차에서 배우는 사회사업지식 공유하기(기타)/상담의 기초기술 2021. 8. 31. 20:59
주말에 넷플릭스질(?)을 하다가 '갯마을 차차차'라는 새 드라마를 발견했다. 이 드라마, 신민아와 김선호가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다. 서울에서 잘 나가던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 분)이 말 못할(?) 사정이 생겨서 어촌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홍반장'이라고 불리는 조금 특이한 사람(홍두식: 김선호 분)을 만나고, 두 사람이 이리저리 얽히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흠... 첫 장면부터 야릇한 기시감이 들었다: '어랏? 기본적인 이야기 설정도 그렇고, 이어지는 장면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걸?' 곧바로 생각이 나진 않았지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기억을 더듬다가 겨우 기다란 영화 제목을 떠올릴 수 있었다: 2004년에 제작된 한국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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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가 따로 없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27. 06:59
임창민(흉부외과 전공의): 고주형님, 오늘 컨디션 어떠세요? 고주형 환자: 좋습니다. 이게 다 선생님하고 김준완 교수님 덕분입니다. 연재민(응급의학과 전공의): 교수님은 안 그러셨어요? 전 너무 속상하던데요. 인어공주가 따로 없어요. 봉광현(응급의학과 교수): 사실, 나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결과만 좋으면 덩달아 좋은 거지, 그게 누구 공인지가 뭐가 중요해. 안좋은 상황에서 응급처치 잘 돼서 환자 잘 되면 그걸로 됐고, 그걸로 뿌듯하던데, 나는? 우리가 뭘 바라고 환자를 보는 게 아니잖아. 그리고 환자가 그런 거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덩달아 환자 결과까지 좋으면, 우린 그걸로 할 일 다 한 거야. 연재민: 네. 봉광현: 재민아, 그래도 마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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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글감을 멋진 글로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8. 25. 13:35
"하여튼... 우리 옵빠는 뭐든지 잘 엮는다니깐!" 내가 글을 쓰면 언제나 아내에게 먼저 보여준다. 아내는 아주 멋진 리뷰어이기 때문이다: (1) 직관력이 뛰어나서 무엇이든지 정체를 금방 알아챈다. 내가 쓴 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치를 금방 알아챈다. (2) 자신이 느낀 바를 솔직하게 표현한다. 좋으면 좋다, 별로면 별로다, 있는 그대로 말해준다. (3) 사회적인 센스가 발달한 사람이라서, 사람들이 읽고 불편하게 느낄 만한 요소를 걸러준다. 나는 무엇이든지 조금 극단적인 면이 있는 사람이라서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이려고 하는데, 아내가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4) 리뷰 내용은 냉정하고 강력하지만, 구체적인 말 표현은 부드럽다. 아내는 평가를 들어야 하는 내 마음도 두루두루 살피면서 부드럽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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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식 문장 순화하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1. 8. 22. 12:17
금요일마다 진행하는 글쓰기 교실에서 학생들께 짧은 단락 쓰기 과제를 내 드리고 있다. 내가 작고 일상적인 주제문을 제시하면, 학생께서 취향대로 주제와 연관된 뒷받침 문장 2~3개를 이어 붙이신다. 그 후엔, 각자 완성하신 단락을 내가 읽고, 1:1로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서 피드백을 드린다. 내가 중시하는 글쓰기 능력은, (1) 소재를 보고 마음에 든 생각이나 느낌을 적절한 주제문으로 뽑아내는 능력과 (2) 주제문을 부드러우면서도 풍성하게 확장하는 능력이다. 제시된 주제문에 어울리는 뒷받침 문장을 덧붙이는 연습을 많이 하면, 글 내용을 확장하는 능력을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1:1 피드백을 받으면 더욱 비약적으로 글쓰기 능력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 주에는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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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러셨을 거야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20. 12:05
추민하(산부인과 전공의): 히스테릭토미(자궁적출술) 준비할까요? 양석형(산부인과 교수): (한숨을 깊게 내쉰다) 하... 추민하: 교수님, 진짜 너무 다행이에요. 양석형: 뭐가? 추민하: 만약에 자궁 적출했으면, 남편 분 어떻게 봐요? 어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을 해도, 이해 잘 못하시고 난리치셨을 텐데... 정말 다행입니다. 양석형: 안그러셨을 거야. 남편 분도 아시지 않을까? 자궁을 살리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산모의 목숨을 살리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는 걸. 추민하: 네...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인다.) 산모 남편: 어, 선생님, 수, 수술 잘 끝난 거죠? 저희 와이프 괜찮은 거죠? 양석형: 네, 수술, 잘 끝났습니다. 산모 남편: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양석형: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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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16. 08:00
환아 모: 바드, 달아도 되겠죠? 네? 교수님? 김준완 교수(흉부외과): 전, 반대합니다. 이런 경우는 심장 이식에 적절한 후보자가 아닙니다. 바드는 심장 이식을 염두에 두고 하는 기계적 보조 장치인데, 아기의 경우, 몸무게가 1.5kg이면 안되는 건 아니지만, 바드를 달기에는 너무 작습니다. 작다는 얘기는 공여자를 만나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거구요. 또 뇌출혈도 있어서, 관리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산소 뇌변증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끌고 가서 이식할 만큼 좋은 후보자이냐에 대해서 전 회의적입니다. 아시겠지만, 바드를 하고 나면 항응고치료를 강하게 해야 하는데, 뇌실 뇌출혈이 저 정도면, 항응고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금기증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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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그리 다르지 않을 거야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13. 17:06
환자 오빠: 교수님, (이런 수술) 해 본 적은 많으시죠? 이익준 교수: 이식 수술은, 다 어렵고 힘들어요. 환자 오빠: 동생 팔에 멍이 또 들었어요. 지금 멍이 몇 개인 줄 아세요? 어떻게 채혈 할 때마다 멍이 생깁니까? 그리고 수액 바꿔 달라고 아까 이야기 했는데, 왜 안 바꿔줘요? 정말 이 병원은, 믿음이 안 생겨요, 믿음이. 환자 오빠: 교수님, 수술 꼭 성공하셔야 됩니다. 오늘밤 일찍 주무시고, 술도 절대 드시면 안되구요. 이익준 교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환자 오빠: 두 사람의 생명이 걸린 일입니다. 무조건 성공하셔야 되고,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장윤복(인턴): 전 좀 많이 미웠어요, 그분. 우리 사정도 전혀 모르시고. 이익준 교수: 윤복아. 장윤복(인턴): 네? 이익준 교수: 여기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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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애 아니야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7. 18:22
안정원(소아외과 교수): 한준이, 잘 지냈어? 한준(환자): 네. 한준 모: (끼어들며) 잘 지내긴 했는데, 운동을 안 해서 살이 많이 쪘어요. 안정원: 그래도 수치는 다 좋네요. 한준아, 배 땡길 때 있어? 뭐, 어지럽거나 그런 적 없어? 한준: 어... 한준 모: (끼어들며) 그럴 땐 없었어요. 어지럽지 않고 가끔 두통 정도? 근데, 그럴 때 약 먹으면 바로 괜찮아지더라구요. 안정원: 아... 네. 초음파 상으로도 별 문제 없습니다. 한준아, 그래도 너 살은 좀 빼야 돼. 좋아하는 운동 없어? 한준 모: 야구! 야구 좋아해요. 하는 거 말고, 보는 거. 안정원: (조심스럽게) 저기... 어머니. 한준이도 대답할 수 있어요. 한준이, 6학년? 이제 6학년 됐지? 한준: 네. 안정원: 어머니, 6학년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