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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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 학생, 이제 그만 일어나, 응?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8. 5. 12:52
봉광현(응급의학과 교수): 수술은 시작하고, 보호자 오시는대로 동의서 받아. 최성형(신경외과 전공의): 근데, 남자친구는요? 봉광형: 퇴원했어. 최성형: 네? 봉광현: 남자친구는 이마만 살짝 긁혀서 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 갔어. 핼멧을 자기만 썼어. 자기만 쓰고 뒤에 탄 여자친구는 안 썼어. 그리고 과속에 신호위반으로 방지턱에 그대로... 으이그... 채송화(신경외과 교수): 대학생? 용석민(신경외과 펠로우): 네, 신입생이요. 집은 춘천. 채송화: 성형이가 같은 고향이라 신경이 더 쓰이나 보네. 나도 예전에는 그랬던 것 같다. 최성영: 두나 학생, 벌써 2주가 다 돼 가는데... 이제 그만 일어나. 응? 친구들은 개강파티도 하고, 엠티도 가고. 모두 정신없이 바쁘단 말야. 3월에 이렇게 누워만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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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니까, 너무 혼내지 마세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7. 29. 08:11
윤복: (전화통화) L-튜브면, 콧줄...이죠? 간호사: 네 콧줄 바꿔 달라는 요청이요. 윤복: 네, 알겠습니다! 간호사: 네. 환자: 아~ 윤복: 꿀꺽, 하세요. 꿀꺽. 환자: 아~ 윤복: 자, 다 됐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환자: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 장겨울: (커텐을 걷으며) 안녕하세요? 환자: 선생님, 저 이거... 좀 힘든데요... 장겨울: 죄송합니다. 저희 인턴 선생님이 처음이라 넣는 것만 신경 쓰느라 실수했습니다. 제가 더 신경써서 알려줬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환자: 아닙니다. 우리 큰애도 사회 초년생인데, 실수 많이 할 겁니다. 괜찮아요. 이제 편하고, 아주 좋네요. 괜찮으니까, 너무 혼내지 마세요. 네? 장겨울: 네. 윤복: 정말, 죄송합니다. 환자: 아니, 아니에요.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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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사람 아니냐?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7. 27. 06:21
김준완: 창민이 어머니 아버지한텐 설명드렸으니까, 창민이 네가 사망선고 해라. 임창민: 네, 알겠습니다. 창민 부모: 흑흑흑... 임창민: 흑흑흑... (사망) 시, 시간은... 김준완: (조용히 들어와 생명연장 장치 끄고) 16시 53분으로 적어 주세요. 간호사: 네. 임창민: 죄송합니다. (울면서 빠져나간다.) 임창민: 죄송합니다. 사망선고 하라고 하셨는데, 그 순간 감정이 북받쳐서 제대로 말씀 드리지 못했습니다. 김준완: 뭐가 죄송해? 울 수도 있지. 의사는 사람 아니냐? 우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야. 눈물 나오면, 환자 앞이든, 보호자 앞이라도 우는 거지. 굳이 그런 감정까지 숨기고 참으라고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임창민: 네. 김준완: 근데,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아무리 네 감정이 그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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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가 뭐 별거냐?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7. 24. 07:56
안정원(소아외과): 창민이라는 아기 말하는 거지? TOF(심장 질환) 아기. 김준완(흉부외과): 어. 유착이 심해서 수술도 힘들었는데... 수술은 그래도 버텼는데, 패혈증이 왔어. 안정원: (탄식하며) 아이고... 김준완: 우리 과 전공의 창민이랑 이름이 같아. 그래서 다들 조금 특별하게 생각했던 아기야. 로봇같은 창민이도, 처음으로 마음 준 아기고. 아기 엄마하고 라포도 많이 생겼어. 야, 라포가 뭐 별거냐? 저 사람 우리 아기 열심히 봐 준다, 아기 엄마 보니까 우리 엄마 생각난다, 그럼 그게 라포지. 안정원: 안가? 김준완: 가야지. 갈 거야. 발이 잘 안떨어지네. 가서 말씀 드려야지. 갈게... 김준완: (정중하고 담담하게) 창민이 심장이 간신히 뛰고는 있지만, 멎은 거나 다름 없습니다. 창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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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데 없는 말을 하라고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7. 18. 06:31
채송화(신경외과 교수): 너는 일단, 말을 많이 해. 양석형(산부인과 교수): 나, 할 말은 다 해. 필요한 말은 다 하는데? 채송화: 쓸 데 없는 말을 해야지. 할 말만 하는 건 일이고. 쓸 데 없는 말을 하라고. 네가 생각하기에 쓸 데 없는 말이라도, 그게 쓸 데 없는 말이 아닐 거야. 아무한테나 그러진 말고, 어... 일단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자주 보고, 네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양석형: (휴대 전화 울리자) 어, 민하야. 추민하(산부인과 전공의): 교수님, 아~ 다 음 주에 한승주 선생님(간호사) 생일인데, 저희 지금 회비 걷고 있거든요. 어, 교수님은 그래도 교수님이시고 부자시니까, 10만원 내세요. 양석형: 어, 그래. 10만원 할게. 저, 그리고... 민하야. 선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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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를 위한 자기-돌봄, A부터 Z까지: 관계 맺기 - 마음 정원 가꾸기(Relationships: Cultivating Your Garden)지식 공유하기(기타)/사회복지사를 위한 Self-care(한사협) 2021. 7. 12. 05:57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하는, 원서 번역 프로젝트! "사회복지사를 위한 자기-돌봄(Self-care), A부터 Z까지" (2021년 7월호 원고를 공유합니다.) R(Relationships: Cultivating Your Garden) 관계 맺기 - 마음 정원 가꾸기 원문: Wade Drury 번역: 이재원(2021)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소진(burnout)을 막는 일은 혼자서 하는 활동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동지가 필요하다. 자기-돌봄 활동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정서적, 직업적 지원을 제공해 주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 말을 진심으로 귀담아 듣고, 우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날카로운 직언을 해 주는 사람들과 친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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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자주 올게요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7. 11. 19:42
도재학: 치료 잘 받으시다가, 지난 주에 운도 없게 자전거 타다가 갑자기 다이섹션(대동맥 박리) 와서 잘못 넘어지면서 경추 3번, 4번이 손상됐어요. 쿼드리플레지아(사지마비)는 피하기 힘들 것 같다고... 수술도 엄청 힘들었구요. 김준완: 이 병이 그래서 무서워. 언제 다이섹션이 올 지 모르니까. 가족분들이 걱정이 많으시겠네. 도재학: 가족이 없어요. 고아에요. 김준완: 그래도 보호자는 있을 거 아냐. 도재학: 아무도 없어요. 가족도 없고, 친척도 없어요. 간호사: 천명태 교수님이 다음 주 학회셔서, 다음 주에는 김준완 교수님이 맡으실 거에요. 환자: (눈 깜빡인다.) 간호사: 안외로우세요? 환자: (입모양으로) 외로워요. 간호사: 저희가, 자주 올게요. 환자: (웃는다.) 김준완: 환자를 바라보며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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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먼저 포기하는 일은 없습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슬기로운 의사생활 2021. 7. 10. 07:52
김준완: 어머님만 포기하지 않으면, 저희가 먼저 포기하는 일은 없습니다. 은지 모: 으흐흑... 김준완: 심장 공여자 나올 거고, 은지 수술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은지 모: 으흐흑... 김준완: 기운 내시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네? 은지 모: 으흐흑...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준완: 은지 어머님. 은지 모: 어, 교수님. 아직 퇴근 안하셨어요? 김준완: 오늘 퇴근 못할 것 같습니다. 은지 모: 왜요, 또 당직이에요? 김준완: 아뇨... 은지 이식수술이 있어서요. 심장 공여자 나왔고, 우리가 받기로 했습니다. 은지 모: 으으흑... 이거 정말 꿈 아니죠? 우리 은지가 진짜로 받는 거에요? 김준완: 네, 은지가 받기로 했습니다. 은지 모: 으흐흑... 김준완: 오늘 이날을 위해, 어머니 아버지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