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날씨가 다 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3. 06:48
날씨가 다 했다 글쓴이: 이근자 (베스트지역아동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일어나자마자 하늘을 본다. ‘어, 왜 하늘이 어둡지?’ 덜컥 겁이 난다. 그래도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니 부지런히 나갈 준비를 한다. 화장하며 외출 준비를 하는데 빗소리가 들린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내 눈동자도 덩달아 커진다. 점점 굵어지는 비에 덩달아 눈이 커진다. 준비하던 손길을 멈추고 일기예보를 검색한다. 휴~ 다행히 “8시에서 9시 사이에 지나가는 비가 온다”고 한다. 일기예보를 믿을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꼭 비가 멈춰주기를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집을 나선다. 비가 그쳤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가을, 높고 푸른 하늘이 인사한다...
-
사회복지사, '병밍아웃'하다지식 공유하기(기타)/사회복지사를 위한 Self-care(한사협) 2023. 11. 22. 07:23
사회복지사, '병밍아웃'하다 "나는 마음에 감기가 걸린 사회복지사다. 주변을 돌아보니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회복지사가 많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아프다 말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너지면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분들까지 힘들어질까 조용히, 그리고 아주 은밀하게 아픔을 삭힌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도 연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병에 걸리면 아프다. 아플 수 있다. 아니, 아파도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가족에게도 말 못한 내 우울증과 불안증을 커밍아웃 하려한다. 나는 아프다. 그러나 이겨낼 수 있다." 글쓴이: 배수경 사회복지사,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전문을 읽으시려면: https://empowering.tistory.com/1257) 최근에 나에게 글쓰기를 배우는 사회복지사께서 '병밍아웃(자신이 병을 앓는다..
-
어느 날, 내 마음이 감기에 걸렸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1. 13:48
어느 날, 내 마음이 감기에 걸렸다 글쓴이: 배수경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사회재활교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일어나질 못했다. 아니, 일어날 수 없었다. 서서히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빠져나올 의지는 생기지 않았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고 이용자분들 다니시는 병원에 연락했다. 오늘은 이용자분이 아닌 직원이 접수한다고 하니 간호사님께서 걱정스레 말씀하셨다. “많이 힘드셨지요? 조심히 오세요.” 상담실에 들어가니 낯익은 의사선생님께서 반겨주셨다. 그리곤 나에 대해 물으셨다. “어떻게 오셨을까요? 괜찮으니 말해보세요.” 나는 그간 마음속 깊이 눌러두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먼저, 담당 이용자 두 분 건강이 악화되어서 계속 병원을 다니셔야 해서 마음이 편치 ..
-
전봇대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0. 05:53
전봇대 글쓴이: 김정현(안동성좌원 요양복지과 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오늘도 김씨 할머니는 식판을 싹 비웠다. 네 칸에 조금씩 묻어 있는 양념 자국을 보면 어떤 반찬을 드셨는지 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김씨 할머니는 지병(한센병) 때문에 시각 장애를 갖게 되었고 왼쪽 손가락을 모두 절단했다. 오른쪽 손가락도 오그라들어 모두 자유롭지 않다. 겨우 손가락 끝 한 마디 정도씩만 조금 움직일 수 있다. 식판을 갖다 드리면 손가락 사이에 포크를 끼워서 반찬을 밥그릇 자리로 긁어 모은다. 포크 끝을 세워 식판 여기저기를 쿡쿡 찍어서 끝에 닿는 느낌이 있으면 밥그릇으로 옮긴다. 반찬을 거의 다 모은 후에는 식판 모서리에 입을 대고 밥과 반찬을 흡입(?)한다. 할머니는 앞이..
-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예외질문지식 공유하기(해결중심모델)/해결중심 고급 테크닉 2023. 11. 18. 08:45
다은: 오늘은 되게 멀쩡하시네요? 고윤: 네? 다은: 아니, 며칠 동안 이렇게 손이랑 대화를 하고 계셔 가지고... 고윤: 아~ 그거요? 제가 손가락 꺾는 버릇이 있거든요. 강박인 거 같아서 못하게 하려고. (갑자기 놀라며) 어! 다은: 어휴, 깜짝이야. 고윤: 나 손가락 안 꺾는데? (다은을 바라보며) 언제부터 안 꺾었지? 다은: 그건 반말인데? 고윤: 네? 혼잣말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은: 네, 혼잣말을 되게 잘 들리게 하시네요. 의사: (고윤 귓가에 의사 말이 들린다) "좋아하는 게 뭐 별건가요? 손을 꺾다가 그걸 멈추게 하는 게 있으면 그게 좋아하는 거죠." 고윤: (다은을 바라 보았다가, 다은이 들고 온 쑥개떡을 바라 본다) 쑥개떡 때문인가? 고윤: (버스 정류장에서 다은을 기다린다) 다은:..
-
여보, 지금 새벽 세 시 조금 넘었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17. 05:37
그녀: (내 손을 지그시 잡고) 여보, 지금 (새벽) 세 시 조금 넘었어요. 나: (말문이 막혀서 잠시 침묵하다가) 어? 뭐라고? 그녀: 오빤 잠이 부족해요. 더 자요. 나: (잠이 확 깼다) 헐... 여보, 나 지금, 진짜 깜짝 놀랐다. 그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뭘 놀래요? 나: 당신이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읽었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녀: 어떻게 하긴요, 오빠가 늘 그렇게 움직이잖아. 내 손 잡고 있다가 놓았고,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다리 반동을 걸어서 일어나잖아. 나: 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내 머릿 속에 들어와 있다가 나간 사람처럼... 그녀: 아이~ 됐어요. 그게 뭐가 신기해. 빨리 조금 더 자요. 나: (한쪽 다리를 들었다 놓는 힘으로 일어나..
-
전국 1호 그룹홈 줌마 이야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16. 06:52
전국 1호 그룹홈교사 줌마이야기 글쓴이: 전양희(해피홈 보육원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1996년 봄, 안양에서 서울로 이사를 온 후, 두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나는 사회복지를 공부했기에 사회복지를 공부한 나는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 장애아동 어린이교실에서 4년 동안 활동하면서 정규 직원보다 (아이들과) 더 친근한 관계가 되었다. 어느 날, 복지관 팀장님이 마침 그룹홈 계약직 일자리가 났으니 한 번 일해 보라고 제안하셨다. 성인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의 자립을 위하여 장애 당사자와 일주일에 두 번 만나서 요리도 하고, 여가활동도 하는 업무라고 설명해 주셨다. 나는 조금 망..
-
감사합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15. 06:50
감사합니다 글쓴이: 송주연 (인천중구가족센터 사회복지사)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괜찮냐고. 나는 답한다. 괜찮다고. 유산을 겪고 내가 금방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산 소견을 들은 날, 집에 돌아와 눈물로 범벅된 얼굴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멈추지 않던 눈물을 한참 닦아내다 나왔는데, 집안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남편에게 임밍아웃(주: 여성이 임신한 사실을 스스로 사람들에게 밝히는 행위)하려고 사용한 이벤트 풍선과 그동안 버리지 않고 보관한 임테기(주: 임신 테스트기)가 사라졌다. 임밍아웃을 했을 때 남편은 기뻐서 기념 삼아 풍선을 남겨뒀다. 하지만 내가 보면 슬플까봐 재빠르게 정리했나 보다. 남편은 병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