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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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계는 내가 정한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9. 06:11
나: 깜짝 놀랐어요. 저는 언제나 저에게 순발력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당황을 하기 시작하면 정말... 멘붕 상태가 오거든요. 엄청나게 당황을 해요. 그런데 어제는 상담하면서 제가 잘 먹힐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 간 어떤 방법이 잘 통하지 않았을 때, 순식간에 상황 판단을 하고 방향을 틀어서 다른 쪽으로 갔거든요. 그런데 그 새로운 방법이 먹혔어요. 우와! 어디서 이런 순발력과 침착함이 나왔을꼬? 신기했어요. 어느 지혜로운 동료: 그니까요, 선생님. 어쩌면 그 모든 특성은 선생님 안에 다 있었던 거죠. 그치만 옛날에는 그게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문이 닫혀 있다고 느꼈던 거니까 나오지 않았던 것이고. 이제는 그 문이 열린 거죠. 문이 열려 있다고 생각하니까 숨겨져 있던 그 특성이 나타난 거고.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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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어린이는 성장해서...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9. 05:54
"ADHD: 어릴 적 내가 학교에서 받은 훈육" 원문: Jonathan D. Sherman(2015년 7월 19일) 번역: 이재원(2015년 7월 22일) (FROM THE COMPLETE FAR SIDE, VOLUME ONE, BY GARY LARSON, P. 310) 이 만화를 보니, 옛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나는 아직 사람들이 ADHD에 대해서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했을 시절, ADHD 아동이었다. 당시의 나는 '게으르고, 산만하며, 남들 일에 끼어들고, 창조적이며, 어릿 광대 같고, 똘똘'했다. 이런 나는 자주 선생님에게 붙잡혀서 훈육을 받았다. 당시에는 개별적으로 다른 아이들의 학습 스타일에 맞추는 IEP(개별화 교육계획안) 같은 게 딱히 없었다. 당시에 내가 받았던 훈육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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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비판과 자존감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8. 11:02
그동안, 시나브로 자존감이 높아지긴 했나보다. 나 말이다. (이제는 좀 더 편안하게 합리적인 비판을 합리적으로 수용하니 말이다.) 타인에게 비판을 받았을 때, 세심하게 구분해야 한다. 그 비판이 내 존재에 대한 비판인지, 내 말이나 행동에 대한 비판인지. 내 존재에 대한 비판은 무시해도 된다고 본다. 이것은 과한 비판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누구도 내 존재 자체를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그래서 무조건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다. 일단 낳은 후에는 심지어 부모조차도 자녀의 존재를 함부로 비판해서는 아니된다. 월권이다. 부당한 처사다. 그러나 내 말이나 행동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건 표피나 지엽말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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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가 뜻하는 바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8. 08:35
내가 나 자신을 소개할 때 즐겨 쓰는 소개 문장은: 듣보잡 해결중심 검객, "다 주거써. 나 말리지 마" 이다. 이 문장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다: (1) 전문가로서 느끼는 자신감 (2)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겸손함 (3)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는 맹렬한 인정 욕구. 어제 내 개인 상담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그러니까... 재원씨가 진짜 원하시는 게 무엇인 것 같으세요?" 나: "(오랜 침묵) 엄... 그러니까... 자, 잘 모르겠네요.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말을 못하겠네." 상담 선생님: "이런 말 아닐까요: 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괜찮다고 말해 주세요." 나: "(혼잣말로) 그런가? 그게 그건가?"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선생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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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미친 짓을 하고 있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6. 19:47
이번 봄학기에 내가 모교(성공회대학교) 학부 과정에서 가르치고 있는 학생 수는 약 25명이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후배들을 처음으로 가르치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교단에 서서 입을 떼는 순간 울컥해서 눈물이 앞을 가릴 것 같았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통곡을 하느라 한 마디로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오지 않았다. 급작스럽게 발생하고 확대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나는 학생들을 직접적으로 대면해서 만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 두 주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답답한 현실이 계속 이어졌다. 아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배들을 모교 교실에서 만났는데, 녹음된 음성으로만 만나다니.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전화 걸기다. 매주 강의 동영상을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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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 500과 나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3. 11:17
비타 500과 나 토요일 새벽 6시, 동이 트고 있는 시간에 버스에 몸을 실었다. 실었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이, 어젯밤에 굉장히 늦게 집에 갔는데 오늘 아침, 아니 새벽에 일정이 있어서 몸이 천근만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현경 누님을 포함하여 선하고 열정적인 동료들을 만날 생각에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가산디지털단지 역 부근에 위치한 휴먼 임팩 사무실 문을 살포시 열고 들어가니, 역시나 우디, 천우석 팀장이 불꺼진 사무실 한 켠에서 몸을 돌돌 만 채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에고... 밤 샌다더니 진짜 밤을 샜군. 안쓰러워라." 잘못하면 깰 것 같아서 까치발로 서서 도둑처럼 스튜디오에 들어간다. 6시 30분에 컴퓨터를 켜고 정현경 누님이 열정적인 후배들과 함께 하고 계신 연대북스 온라인 모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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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0. 5. 20. 17:59
아침에 버스에서 뒷자리에 앉은 경기상고 학생들의 짧은 대화를 들었습니다. 남학생 : 맞지. 여학생 : 너네 담임 누군데? 남학생 : 한XX. 여학생 : 어떻게 맞는데? 남학생 : 졸라 때려. 8시 30분까지 안오면. 여학생 : 졸라 싫겠다. 남학생 : 그렇지 뭐... 흐흐.. 여학생 : 근데... (하략) 내릴 때 보니 아직 젖살이 다 안 빠진 학생들입니다. 아마 1학년인 것 같아요. 선생님이 어떻게 체벌을 가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학생들 말처럼 '졸라' 때리는 것일 수도, 혹은 진짜 사랑의 매를 주시는 것일 수도 있겠죠. 다만, 폭력일 가능성이 있는 '사랑의 매'를 지나치게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폭력성이 어쩌면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정규 학교에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