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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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1개월차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3. 14. 07:31
40대 후반 나이가 된 우리 부부가 태어난지 이제 겨우 30일이 된 신생아를 키우고 있다. 내가 지난 한 달 동안 경험한 아기는 '순수한 욕구 그 자체'다. 우리 딸은 까탈스럽지 않고 대체로 순한 편이지만, 역시 배고플 때는 적극적으로 울면서 의사를 표현한다. 대개 손을 입에 가져 가거나, 입을 뻐끔거리거나, 입술을 오물오물 거리면 배고프다는 신호인데, 분유를 먹일 타이밍이라서 엄마가 젖병 등을 챙기고 있으면 그 짧은 1, 2분을 못 참고 앵앵 울어버리곤 한다. 한 달째 밤잠을 못 자면서도 대단히 세심하고 성실하게 아기 울음에 응답하고 있는 아내가 대단하면서도 안쓰럽게 느껴진다. 워낙에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많은 사람인데다가 모성도 강해서 그런지, 충분히 힘든 상황에서도 짜증 한 번을 내지 않는다.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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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어떤 소식으로 제 심금을 울리실지 기대됩니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2. 26. 08:22
뉴스레터 잘 읽었습니다. 이제 뉴스레터가 슬슬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살갑게 안부인사도 나눠주시고, 현장 고민을 공감해 주시고, 정보도 주시니 이 어찌 반갑지 않겠습니까. 무엇보다 진심이 느껴져셔 힘이 됩니다. 이재원: 선생님, 안녕하세요? 답장 첫부분부터 제가 가장 기뻐할 만한 소식을 전해 주시네요. 속담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고 했지요.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소통하다 보면 틀림없이 선생님처럼 함께 진심을 나누어 주시는 분이 계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제가 맞았네요. 마음을 알아 주시고 소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종합사회복지관 등 민간사회복지현장에서 10여년 일해왔습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는 사례관리로 시작해서 지금도 사례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선생님과 일하면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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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입니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2. 23. 07:04
안녕하세요? 이재원 소장님. 영등포구가족센터 곽민경 팀장입니다. 지난 주부터 보내 주신 강점관점실천연구소 뉴스레터, 잘 읽고 있습니다. 굉장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로 설명해 주시는 부분이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 동료 분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고요. 특히, 길고양이에게 강점관점을 적용하고 기록을 하신 심선진 선생님 이야기는 저에게 (좋은 의미로)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세상엔 정말 훌륭한 사회복지사가 많구나!' 라는 생각을 새삼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반성도 했습니다. 저는 배우기는 했지만 실제로 적용하기도 어려워하고, 힘들게 적용하면서도 실패를 자주 겪고 있답니다. 그런데 실생활에서 고양이에게 적용해 보시면서 살뜰하게 기록까지 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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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서 150권을 읽은 이유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2. 11. 19:14
“식견은 ‘학식과 견문. 즉 사물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다.(표준국어대사전) 관심이 있어야 찾아보고,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세상 이치다. 이런 ‘축적의 시간’을 거쳐 자신의 관점이 생기면, 사안의 경중과 선후를 분별하는 안목이 열린다. ‘콘텐츠가 있는 사람’이란 평을 듣는다.” 신문 기사를 읽다가 이런 대목을 읽었다. 식견(컨텐츠)은 어떤 주제에 대한 안목(관점)인데, 안목(관점)이 생기려면 해당 주제에 관심을 쏟은 시간이 축적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기사를 읽자마자 내 경험이 떠올랐다. 나는 2012년에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가족치료 모델 중 하나인 해결중심모델을 배우기 시작했다. 학부시절부터 ‘체계이론’과 ‘강점관점’이야말로 사회사업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결중심모델은 역사적으로 볼 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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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건이 벌어진 전말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1. 26. 10:13
아내는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실물보다 잘 안나온다나 뭐라나... 근데 진짜로 그렇다. 실물로 보면 참 단아하고 아름다운데, 사진만 찍으면 정말 잘 안나온다. 내가 사진을 즐겨 찍기 때문에, 그동안 온갖 앵글과 방식으로 아내를 찍어 보았다. 그런데 늘 실패했다. 실물을 보면 또 괜찮으니, 그냥 사진은 찍지 않고 보기만 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다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웨딩사진 촬영이 고민이 되었다. 다행히(!) 존경하는 정현경 선배님을 통해서 "바라봄 사진관"을 운영하고 계시는 나종민 대표님을 알게 되었고, 두 분께서 작당 모의(?)를 하시는 바람에 - 그러니까 나종민 대표님께서는 사회복지사 두 사람 결혼하니 매우 저렴하게 찍어 주셨고, 그 비용은 정현경 선배님께서 나 몰래 뒤로(?) 나종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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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나를 기억하다: 셋이면 충분하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2. 1. 10. 06:57
KTX를 타고 내려 가서 이틀 동안 강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필이면 그 즈음, 제가 어깨를 다쳤지요. 자전거 타는 게 뭐가 그리 재미있다고, 그것도 명절 아침에 한강 100km 라이딩에 도전했다가 보기 좋게(?) 고꾸라져서 쇄골뼈가 으스러졌지요. 앰뷸런스에 실려가면서 정신이 번쩍 들고 나서, 약속했던 강의 일정이 걱정되었습니다. 제가 이제 막 세상에 다시 나온 직후였습니다. 무조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파스타를 먹으러 갔던 울산 시내 식당이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게 납니다. 직접 대면한 김보나 단장님은 예상보다 훨씬 더 단단하셨습니다. 본인께서도 현장에서, 학교에서 깊은 내공을 쌓아오셨지만, 겸손하게 본인을 낮추셨습니다. 손님이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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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봇짐장수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1. 12. 31. 06:22
나: 그래서... 오늘 교육 어땠어? 그: OOO대학교 교수님이 오셨는데, 너무 재미없음. 사례가 없어요. 그래서 지루함. 2021년 12월 말, 복지관에서 일하는 어느 사회사업가 동료와 인스턴트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었다. 연말이라서 해가 지나가기 전에 그동안 미처 받지 못한 의무교육을 받고 있단다. 교육이 어땠냐고 가볍게 평가를 물어보니,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1) 대학교 교수님(말하자면 전문가)가 오셨는데, (2) 너무 재미가 없다. 그 이유는 피부에 와 닿는 사례 이야기가 없어서 지루하기 때문이란다. 어찌 보면 평범한 평가인데, 이번에는 그가 내린 평가가 조금 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형식적인 단체 문자와 이미지가 지겨워지고 있는 이 시점에 생각나는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합니다. 이재원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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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발뒷꿈치를 보면서 걸었다임상사회사업가 이재원입니다/Personal Stories 2021. 12. 29. 07:06
친구의 발뒷꿈치를 보면서 걸었다. 나는 군대에 늦게 갔다. 24세 겨울에 입대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30세 넘어서까지 사법시험에 도전하다가 계속 떨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끌려온 어떤 형님도 계셨다. 하지만 이렇게 아예 늦어버린 경우(통계학적 말하자면 너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사람들보다 3년 늦게 간 내가 다른 사람들 눈에도 아주 늦게 보였을 터이고 나 자신이 생각해도 늦었다. 이렇게 늦었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 때가 자주 있었다. 바로 나보다 두세 살 어린 동생 녀석들이 고참이랍시고 나에게 반말을 할 때. 지금 와서는 나이 차이가 뭔 상관인가 싶고, 나란 사람이 워낙에 수직적인 문화를 싫어하는 편이라서 별로 상관 안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 이상하게 나이 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