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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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부대 개구쟁이 대장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9. 15:38
알사탕 부대 개구쟁이 대장 글쓴이: 권송미(사랑누리장애인단기보호센터 원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동백슈퍼는 40년 전 (대전시) 선화동 골목에 있었다. 사실 슈퍼마켓이라기보다 동네 점빵이었다. 제대로 된 진열대는 벽 한편에 앵글로 설치한 3단 선반이 전부였고, 라면이나 과자 등을 상자만 뜯어 맨바닥에 쭉 늘어놓고 파는 작은 점빵이었다. 학교가 끝나면 슈퍼집 아들은 쪼르르 달려와 점빵에 딸린 작은 다락방에 배를 깔고 누워 과자 한 봉지 풀어놓고 숙제했다. 엄마 몰래 알사탕 한 봉지 숨겨 학교에 가면 그날 하루는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 대장이 되었다. 동네 아이들 모두 다람쥐마냥 두 볼 가득 알사탕을 물고 설탕물 반질반질한 입술로 슈퍼집 아들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저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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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구조 짜기 10계명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9. 09:46
콜라병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위 그림을 보시라. 콜라병 두 개가 놓였다. 한 눈에 보기에도 왼쪽 콜라병이 조금 넉넉해 보인다. 배를 콜라로 두둑하게 채우고 싶거나, 마실 사람이 여럿이라면 왼쪽 콜라병이 좋겠다. 하지만 그냥 콜라를 조금 마시고 싶거나, 나 혼자 마실 거라면? 당연히, 오른쪽 콜라병이 좋겠다. 누구나, 이 상황을 보자마자 파악할 수 있다. 시각 정보니까. 곧바로 눈에 보이니까. 그렇다면 글이라면 어떨까? 왼쪽 콜라병처럼 조금 넉넉한 글과 오른쪽 콜라병처럼 날씬한 글이 있다면? 눈에 바로 보이는 콜라병처럼 금방 파악할 수는 없다. 내가 쓴 글을, 내가 표현하려는 생각과 감정을 낯설게 바라보지 않는다면. 한편, 우리는 콜라를 많이 마셔봐서 잘 안다. 갈증을 해소하려고 콜라를 마시지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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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소, 춘심(春心) 씨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7. 19:55
고맙소, 춘심(春心) 씨 글쓴이: 백운현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30여년 전, 훌쩍 캐나다로 떠났던 친구가 집안에 일이 생겨 잠시 귀국했다고 연락해 왔다. 나는 아내와 함께 서둘러서 친구 고향인 부여로 갔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친구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내가 노 사모님을 좋아했는데, 사모님이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서 캐나다로 떠났어요” 친구는 내 옆에 앉은 아내를 보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 선교사님도 사모님에게 프로포즈했다가 거절당하고 독일로 선교하러 떠났다지요?” 또 다른 친구가 거들며 말했다. “사모님이 세계선교에 크게 기여했네요.” 모두 크게 웃었다. 봄마음 씨는 대학 때 빛이 났다. 공부를 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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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14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2. 07:12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수년간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매우 다양한 문장을 만났고, 조금이라도 더 술술술 읽히도록 끝없이 고쳤다. 이제 그동안 쌓은 지도 사례를 하나씩 풀어내려고 한다. 사례로 배우는,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기 #14. _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위 문장을 이렇게 슬쩍 바꾸면 어떨까? _ 주체적으로 살아가길 '주체적인'은 '삶'을 꾸미고, '주체적으로'는 '살아가다'를 꾸민다. 옷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표지보다 본문이 중요하듯이, 꾸미는 말보다 꾸밈을 받는 말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주체적인 삶'에서는 '삶'이 중요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다'에서는 '살아가다'가 중요하다. 한편, '삶'은 명사이고 '살아가다'는 동사다. 명사는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만 동사는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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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려면 '압축'부터 하자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1. 11:04
글을 쓰려면 '압축'부터 하자 AAAAAAbbCCC. 이 단어가 품은 정보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압축해서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가 6번 반복되고, b가 두 번 반복되며, C가 세 번 반복되니, 이렇게 쓰면 된다. A6b2C3. 원 데이터에서 정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압축한다고 해서 이를 '무손실압축'이라고 칭한다. 실제로 컴퓨터 파일을 압축할 때 이런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한편, 글쓰기를 배우는 초심자는 무시로 다양한 상념에 잠긴다. 글을 잘 쓰려면 우선 문학적 자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거나, 무조건 마음 속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풍부하게 적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두려워하거나 뭔가 막 쓰려고 마음 먹는 사이에, 정말로 중요한 글쓰기 요소를 놓친다. 바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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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값 혹은 간지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0. 20:41
꼴값 혹은 간지 글쓴이: Y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고등학교 시절, 나는 노는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도록 오토바이를 타거나 음주 가무에 매진하느라 학교에 가면 하루 종일 쿨쿨 잤다. 부모님께서는 엄청나게 방황하는 아들을 지켜보시다 못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연기학원에 등록해 주셨다. “Y야~ 솔직히, 너처럼 생겼으면 연예인 해야 돼.” 조금 민망하지만, 학창 시절엔 주변에서 이런 말 정말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이 정도 생기면 연예인 해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연기학원 문턱을 밟으면서, 막연하게 나도 김민종이나 손지창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연기학원에서 최하위 학생이었다. 있는 대로 가오만 잡고 실력은 하나도 없는 어중이 떠중이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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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로 글을 쓰는 비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0. 09:32
‘그러나’로 글을 쓰는 비법 ‘그러나’는 접속 부사다. 어떤 말과 다른 말을 이어준다. 단어를 이을 수도 있고, 단락을 이을 수도 있다. 조금 더 크게 보면, 생각 덩어리를 이을 수도 있겠다. ‘이어주긴 이어주는데 어떻게 이어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는 어떻게 이어주는가? ’그러나‘ 앞에 나오는 말과 ’그러나‘ 뒤에 나오는 말은 서로 반대다. 그러나 ’앞에 나오는’ 말과 ‘뒤에 나오는’ 말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뒤에 나오는 말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앞말을 부정할 때 ‘그러나’를 사용하니까. 그래서 글을 쓰거나 읽을 때는 그러나 ‘뒤에 나오는’ 내용이 주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글을 쓰는 사람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그러나 뒤에 쓴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기술한 내용을 종합해서 잘 이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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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해변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8. 15:58
관매도 해변 글쓴이: 이기국(서경노인복지관 관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2021년 여름, 우리 가족(나, 아내, 초등학생 아들과 딸)은 제주도로 여름휴가를 가려고 준비했다. 숙소와 배편까지 예약했지만, 뉴스를 보는데 갑자기 제주도에서 코로나가 발생했다고 한다. 숙소와 배편을 취소한 후 진도군에 속한 작은 섬에 가기로 했다. ‘그래, 관매도로 가자!’ 어렸을 때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올라서 선택했다. (나는 진도에서 태어나 진도에서 자랐고 여전히 진도에서 산다.) 관매도는 전국 방방곡곡 경치 좋은 곳만 골라서 찾아다닌다는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팀이 왔을 정도로 좋은 관광지다. 관매도를 가려면 진도항에서 2시간 가량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우리는 바닷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