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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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꽃이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30. 08:01
분홍색 꽃이네 글쓴이: 백운현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할아버지!” 하엘이가 달려와서 내 품에 안긴다. “분홍색 꽃이네?” 하엘이가 눈앞에 보이는 연산홍 꽃을 보고 말한다. 나는 놀라서 하엘이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하엘아, 분홍이 보여?” 하엘이 아빠(내 아들)는 적녹 색약이다. 붉은색과 녹색이 섞여 있으면 잘 구분하지 못한다. 다양한 색깔로 그려진 지도를 구분하지 못한다. 특히 지리 공부를 힘들어했다. 수학을 유난히 잘해서 연구원이 되고 싶어 했는데, 진로 선택 범위가 좁아져서 안타깝다. 학사장교로 생활할 때도 사격훈련 때 숲풀 속 표적이 잘 안 보여 짐작해서 총을 쏘았다고 했다. 사실 유전 법칙상 하엘이가 색약일 가능성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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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잘 쓰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9. 06:49
2024년 3월 29일 금요일. 날씨: 이슬비. 아내가 출근하고 나면, 나 혼자 이것 저것 준비해서 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 호기심이 많아 집안을 이리저리 쑤시고(?) 다니는 봄이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밥도 먹여야 하고, 빨리 얼굴을 씻긴 후에 아내가 정해 놓은 로션도 발라줘야 한다. 그 다음엔 밤새 싼 소변 때문에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기저귀도 갈아주고, 날씨에 맞게 내복과 겉옷도 입혀야 한다. 이렇게 집안을 바삐 뛰어 다니며 준비하다가도 갑자기 내 배가 아프면 화장실로 직행해야 한다. 화장실 문을 닫으면 봄이가 위험한 곳에 올라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변기에 앉는다. 그러면 봄이는 화장실 문지방에 똑바로 서서 아빠가 거사를 치르는 장면을 즐겁게(?) 관람한다. 이번엔 봄이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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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생이 걸작을 썼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8. 07:29
나는 글쓰기 선생이다. 그래서 주로 학생을 가르치지만, 가끔씩 학생에게 크게 배운다. 최근에도 어떤 학생에게 제대로 배웠다. 이기국 사회복지사. 진도에서 아담한 노인복지관을 이끄시는 젊은 기관장이시다. 예전에 나에게 해결중심상담도 배우셨는데, 그때도 단기간에 놀랍게 성장하셔서 무척 놀랐다. 그런데 이번에 참여하신 글쓰기반에서도 놀라운 학습 능력을 보여주셨다. 음, 서론이 너무 길었다. 바로 사례로 들어가서 이기국 관장님께서 쓰신 글을 분석하겠다. 왜, 어째서 잘 쓰셨는지 따져 보겠다. 제목: 아빠 나 잠수했어요 글쓴이: 이기국(서경노인복지관 관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3학년 딸은 물놀이를 좋아한다. 하지만 깊은 물은 무서워한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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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평범한 날을 보내며 조금씩 크니까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7. 10:03
아이들은 평범한 날을 보내며 조금씩 크니까 글쓴이: 박현주 (인동지역아동센터 센터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우리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중학교 1학년 아이 둘이 전화를 걸어 왔다. 학교를 마친 후에 버스를 타고 구미 시내로 교복을 맞추러 간단다. 그래서 오늘 센터에 늦게 올 수도 있단다. “그래 너희들끼리 잘 다녀와. 버스 잘 물어보고 타고, 구미역(구미 시내) 가는지 꼭 물어봐.” 잘못 타면 외곽지로 돌아가는 버스가 많아서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그리고 십오분쯤 지났을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선생님! 버스가 자꾸 시골로 가요." "구미역으로 가는 버스 맞대? 얘들아, 일단 벨을 누르고 내려."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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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무서운(?) 여행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7. 06:55
안 무서운(?) 여행 글쓴이: 백운현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중학교 때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 친구들이 바쁘게 석굴암으로 불국사로 달려갈 때 나는 혼자 관광버스 안에서 오래오래 기다려야 했다. 첨성대와 무슨 연못을 돌아 볼 때는 혼자서 뒤쳐져서 친구들을 따라가느라 바빠서 정작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거의 안 난다. ‘다음에는 어디를 갈까? 누가 같이 옆에서 걸어 준다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루를 지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먼저 갈께! 천천히 와~’ 하고 먼저 가버린 친구들이 너무 서운했다. 나는 밤이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 나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서 걷기가 힘들다. 그래서 늘 여행이 무섭고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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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잠수했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5. 07:06
아빠, 나 잠수했어요 글쓴이: 이기국(서경노인복지관 관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3학년 딸은 물놀이를 좋아한다. 하지만 깊은 물은 무서워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아이들처럼 잠수하고 다이빙하면서까지 즐기지는 않는다. 아들은 5살 때 수영장에서 놀다가 튜브가 뒤집혀서 혼줄이 난 후로 아직도 겁을 내고, 딸은 원래 겁이 많다. 그나마 딸은 몸을 잡아주면 물장구라도 치지만, 아들은 가슴높이 수영장에도 부담을 느낀다. 물속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무섭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지면 수영장에 가자고 떼를 쓴다. 예전에 “아빠가 주식으로 돈 많이 벌면, 할머니 집 앞에 수영장 만들어 줄게.”라고 호언장담했다. 실제로 돈을 벌진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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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설계도가 중요하답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1. 14:32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휘를 정확하게 구사하면 될까. 문장을 무조건 간결하게 쓰면 될까. 멋진 문학적 비유를 동원하면 될까. 뭔가 있어 보이는 문자를 인용하면 될까. 모두 그럴 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모두 틀렸다. 정확한 어휘도, 간결한 문장도, 비유적 표현도, 있어 보이는 인용구도 부차적이다. 본질도 아니고, 기본도 아니라는 뜻이다. 글쓰기에서 본질은 주제고, 기본은 구조다. 주제는 무엇인가. 내가 선택한 글감(소재)에 대해서 진짜로 표현하고 싶은 핵심 생각이다. 예컨대, 어떤 워킹맘이 초등학교 졸업식을 맞이한 아들을 지켜보면서 글을 쓴다면, 충분히 잘 돌봐주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과 그런데도 잘 자라 줘서 고맙고 듬직한 마음을 주제로 삼을 수 있겠다. 구조는 무엇인가. 주제를 드러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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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혼자 갈 수 있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1. 07:01
엄마,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글쓴이: 민경재(안산시초지종합사회복지관 분관 둔배미복지센터 센터장, 2024)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아들 졸업식에 간다. 꽃다발을 한 아름 들고 A초등학교 교문을 지나 오른쪽에 있는 체육관 2층으로 향한다. U자형 계단을 올라 문 앞에 서니 학생들이 열과 줄을 맞춰 앉아 있고 그 뒤로 학부모석이 마련돼 있었다. 나는 아들을 보고 싶어서 학생석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현수막이 무대 위로 높이 걸렸다. 졸업식 시작을 기다리며 두리번거리다 무대에 시선이 멈춘다.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입학했던 날이 엊그제인데...” 너무나도 상투적인 말인데, 왠지 마음이 짠해져서 졸업식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눈물이 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