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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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 찍기 좋은 날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4. 9. 05:25
셀카 찍기 좋은 날 글쓴이: 김정현 (안동성좌원 요양복지과 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화창한 토요일 오전, 구미행 시외 버스에 올랐다. 출발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일찍 차에 탄 사람이 꽤 많다. 찰칵찰칵 소리가 난다. 건너편 앞자리에 핑크 모자 아가씨가 엉거주춤하게 앉아 있다. 왜 저러나 싶어서 살펴 보니 셀카를 찍는 중이다. 곱게 단장하고 나온 자기 모습을 남겨 놓고 싶나. 손에 쥔 휴대폰을 향해 여러 번 빵긋 웃고 적당한 자연광을 찾느라 이리저리 몸을 튼다. 바로 뒷자리에 앉은 여자도 여행가방 하나를 발치에 놓고 휴대폰을 향해 턱을 당기고 눈을 살짝 치켜뜬다. 연이어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린다. “미인이시네요~” 누가 말을 건네면 “아유 아니예요” 이렇게 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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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복치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4. 9. 05:12
개복치 글쓴이: 송주연 (교육복지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남편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을 지어줬다. 내가 남편에게 지어준 별명이 하나 있다. 개복치! 개복치는 모바일 게임으로 유명해졌다. 게임에서 개복치는 작은 사건이 생기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쉽게 죽는다. 이런 특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멘탈이 약한 사람을 대개 개복치라고 부른다. 내 남편은 키가 180cm가 넘고 덩치는 곰처럼 듬직한데, 가끔씩 연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개복치라고 부르게 되었다. 어느 날, 남편이 두통 때문에 약을 먹으러 주방으로 갔는데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깜짝 놀라 달려가 보니 남편이 캡슐 약을 까다가 손톱을 다쳐 피가 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캡슐 약을 까다가 피가 나지? 굵직한 손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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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일기(日記)가 아니라 일기(一記)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4. 5. 14:19
일기는 일기(日記)가 아니라 일기(一記)다. 국어 사전을 찾아 보면, 일기는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 기록'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만 알면 (특히 글쓰기 초심자는) 실제로 일기를 쓸 때 어렵다고 느낀다. 생각을 충분히 정리한 후에 쓰지 않고,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초점을 뚜렷하게 정하지 않고 쓰기 시작해서 중구난방 어지럽게 생각을 펼치기 때문이다. 일기를 하루(日)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서 쓰는(記) 기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루(日) 동안 일어난 여러 일 중에서 딱 하나만(一) 골라서 간결하게 쓰는 글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언제나 시간은 화살처럼 빨리 날아가고, 순간마다 사건이 일어나니 일기에 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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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개통령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4. 4. 06:23
꼬마 개통령 글쓴이: 이기국(서경노인복지관 관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내가 근무하는 노인복지관 옆에는 우리 복지관과 업무협약이 체결된 목욕탕이 있다. 이 목욕탕에서는 호랑이 무늬 진돗개, 보배를 키우는데, 보배는 어렸을 적 교통사고를 당해 사람을 많이 경계한다. 특히 나를 보면 마치 원수를 보듯 짖어대는데, 보배와는 정말로 친해지고 싶지 않다. 어쩌다 복지관 주차장에 와서 똥을 싸고 가면 그렇게 미울 수 없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은 개를 좋아하지만, 3개월 된 강아지도 쉽게 만지지 못할 만큼 겁이 많다. 그런데 겁쟁이면서 보배와는 친해지고 싶었는지 학교가 끝나면 목욕탕으로 달려가 보배를 찾는다. 보배는 처음에는 딸을 보면 그렇게 짖어댔는데, 조금씩 적응이 됐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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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들 도와주고 행복해하는 게 꿈이야?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4. 3. 11:38
할아버지, 할머니들 도와 주고 행복해하는 게 꿈이야? 글쓴이: 이기국(서경노인복지관 관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초등학교 3학년 딸이 갑자기 묻는다. “아빠는 어렸을 때 꿈이 뭐였어? 나는 꿈이 없어. 뭘 할지 모르겠어.” 딸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들려 주고 싶었다. 그런데 내 꿈이 뭐였는지 생각나질 않았다. 곰곰이 기억을 더듬었다. ‘내 꿈이 뭐였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우연히 영화잡지를 보았다. 지금은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읽었다. 그후 매월 나오는 영화잡지를 보면서, 영화감독을 꿈꿨다. 당시엔 꽤 진지하게 생각했는데, 결국 수능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다. 첫 직장도 여기저기 면접을 보다가 덜컥 합격해버린 회사에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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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꽃이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30. 08:01
분홍색 꽃이네 글쓴이: 백운현 (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할아버지!” 하엘이가 달려와서 내 품에 안긴다. “분홍색 꽃이네?” 하엘이가 눈앞에 보이는 연산홍 꽃을 보고 말한다. 나는 놀라서 하엘이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하엘아, 분홍이 보여?” 하엘이 아빠(내 아들)는 적녹 색약이다. 붉은색과 녹색이 섞여 있으면 잘 구분하지 못한다. 다양한 색깔로 그려진 지도를 구분하지 못한다. 특히 지리 공부를 힘들어했다. 수학을 유난히 잘해서 연구원이 되고 싶어 했는데, 진로 선택 범위가 좁아져서 안타깝다. 학사장교로 생활할 때도 사격훈련 때 숲풀 속 표적이 잘 안 보여 짐작해서 총을 쏘았다고 했다. 사실 유전 법칙상 하엘이가 색약일 가능성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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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잘 쓰는 방법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9. 06:49
2024년 3월 29일 금요일. 날씨: 이슬비. 아내가 출근하고 나면, 나 혼자 이것 저것 준비해서 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 호기심이 많아 집안을 이리저리 쑤시고(?) 다니는 봄이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밥도 먹여야 하고, 빨리 얼굴을 씻긴 후에 아내가 정해 놓은 로션도 발라줘야 한다. 그 다음엔 밤새 싼 소변 때문에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기저귀도 갈아주고, 날씨에 맞게 내복과 겉옷도 입혀야 한다. 이렇게 집안을 바삐 뛰어 다니며 준비하다가도 갑자기 내 배가 아프면 화장실로 직행해야 한다. 화장실 문을 닫으면 봄이가 위험한 곳에 올라갈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변기에 앉는다. 그러면 봄이는 화장실 문지방에 똑바로 서서 아빠가 거사를 치르는 장면을 즐겁게(?) 관람한다. 이번엔 봄이가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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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학생이 걸작을 썼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28. 07:29
나는 글쓰기 선생이다. 그래서 주로 학생을 가르치지만, 가끔씩 학생에게 크게 배운다. 최근에도 어떤 학생에게 제대로 배웠다. 이기국 사회복지사. 진도에서 아담한 노인복지관을 이끄시는 젊은 기관장이시다. 예전에 나에게 해결중심상담도 배우셨는데, 그때도 단기간에 놀랍게 성장하셔서 무척 놀랐다. 그런데 이번에 참여하신 글쓰기반에서도 놀라운 학습 능력을 보여주셨다. 음, 서론이 너무 길었다. 바로 사례로 들어가서 이기국 관장님께서 쓰신 글을 분석하겠다. 왜, 어째서 잘 쓰셨는지 따져 보겠다. 제목: 아빠 나 잠수했어요 글쓴이: 이기국(서경노인복지관 관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3학년 딸은 물놀이를 좋아한다. 하지만 깊은 물은 무서워한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