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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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해변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8. 15:58
관매도 해변 글쓴이: 이기국(서경노인복지관 관장, 2024) 첨삭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2021년 여름, 우리 가족(나, 아내, 초등학생 아들과 딸)은 제주도로 여름휴가를 가려고 준비했다. 숙소와 배편까지 예약했지만, 뉴스를 보는데 갑자기 제주도에서 코로나가 발생했다고 한다. 숙소와 배편을 취소한 후 진도군에 속한 작은 섬에 가기로 했다. ‘그래, 관매도로 가자!’ 어렸을 때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올라서 선택했다. (나는 진도에서 태어나 진도에서 자랐고 여전히 진도에서 산다.) 관매도는 전국 방방곡곡 경치 좋은 곳만 골라서 찾아다닌다는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팀이 왔을 정도로 좋은 관광지다. 관매도를 가려면 진도항에서 2시간 가량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우리는 바닷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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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를 위한, 자기-돌봄 일기 쓰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8. 15:49
사회복지사를 위한, 자기-돌봄 일기 쓰기 1. 일기는 나만 읽는 글이 아니다. 사람들은 착각하고 오해한다. 일기는 나만 읽는 글이라고. 아니다. 일기는 '남'이 읽으라고 쓴다. 남은 남인데, 조금 특수한 남이다. 바로 과거에 어떤 일을 겪은 나. 그날 어떤 생각을 떠올리고 어떤 감정을 느낀 나. 어쨌든 사람은 날마다 조금씩 바뀌기에, 과거에 일기를 쓴 나는 지금 그날 일기를 읽는 나와 엄연히 다르다. 2. 남이 읽으므로 쉽게 써야 한다. 역시, 독자를 상정하고 쓰면 글이 달라진다. 나만 아는 이야기지만 그도 알도록 쓰려고 애쓰게 된다. 남(미래에 일기를 읽을 나)이 이해하기 쉽게 배경 설명도 곁들이고, 이야기 흐름상 중요한 이야기를 생략하지 않는다. 어려운 문자나 멋있는 말은 가급적 피하고, 내 생각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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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씨, 고마워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7. 14:46
미영 씨 고마워요! 글쓴이: 백운현(사회복지법인 푸른초장 대표이사, 2024)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4) 10년 전, 우리 교회 성도 지영 씨가 결혼했다. 결혼식은 어느 야외 마당에서 전통 형식으로 열렸다. 그런데 식장 한쪽에 우람하게 선 느티나무 뒤에 지영씨 동생이 서 있었다. 숨어서 결혼식을 엿보는 듯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미영 씨였다. “미영 씨 맞지요? 반가워요.” 내가 가까이 다가서자 미영 씨는 뒤로 물러났다. 미영 씨는 명문대를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조현병에 걸린 후, 마음 문을 닫고 자기 세계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미영 씨 부모님에게 미영 씨 사연을 듣고 마음이 쓰여서 집으로 여러 번 찾아갔다. 그냥 돕고 싶었다. 하지만 미영 씨는 매번 외면하며 나를 만나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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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13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7. 07:38
가혹한 벌을 줬다 수년간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매우 다양한 문장을 만났고, 조금이라도 더 술술술 읽히도록 끝없이 고쳤다. 이제 그동안 쌓은 지도 사례를 하나씩 풀어내려고 한다. 사례로 배우는,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기 #12. _ 가혹한 벌을 줬다. 위 문장을 이렇게 슬쩍 바꾸면 어떨까? _ 벌을 가혹하게 줬다. '가혹한'과 '가혹하게'는 뜻은 같지만 형태가 약간 다른 형제다. 둘 다 다른 말을 꾸며서, '가혹한'은 명사를 꾸미고, '가혹하게'는 동사를 꾸민다. 한편, 한국어는 명사보다는 동사(와 형용사)가 발달했다. 동사(와 형용사)를 다채롭게 쓰고, 그럴 듯하게 꾸며서 쓸수록 문장이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러워져서, 술술술 읽힌다. '가혹한'을 '가혹하게'로 바꾸고, 위치를 조금 바꿔서 '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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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출산기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5. 07:06
15분 출산기 글쓴이: 이선영(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 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고위험 산모여서 40주까지 임신 상태로 지내면 위험했기 때문에 37주 0일에 제왕절개로 출산해야 했다. 출산가방을 꾸리고 병원근처 커피숍에 앉아 봄 햇살을 느끼며 마지막(?) 자유를 만끽했다. 그날 밤, 남편은 피곤했는지 일찍 잠이 들었지만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내가 정말 엄마가 되나?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날까? 어떤 얼굴일까? 48시간을 아프고도 아이를 낳으면 무조건 기쁘다는 말은 어떤 뜻일까? 딸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들일 수도 있나? 현관문은 잠그고 왔나?’ 오만가지 상상을 하다 새벽에 겨우 잠이 들었다. 나는 첫 번째로 수술받기로 되어 있어서 새벽 6시부터 간호사가 병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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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때, 체계적으로 방향잡는 원리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5. 06:25
글을 쓸 때, 체계적으로 방향잡는 원리 먼저, 이 글에서 언급하는 ‘글’이 무엇인지 밝혀야겠다. 우리는 막연하게 글쓰기를 두려워한다. 글을 잘 쓰려면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맞다. 재능이 있으면 글을 잘 쓴다. 하지만 재능이 부족해도 글을 잘 쓸 수 있다. ‘글’을 무엇이라고 규정하느냐에 달렸다. 글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문학적 글. 시나 소설 같은 글은 아무나 못 쓴다. 문학적 글은 천부적 재능이 없으면 쓰지 못한다. 그대가 어릴 때 문학 소녀(소년)이었다고 해도, 지금 문학가가 아니라면, 앞으로도 될 수 없다. 재능이 있었다면 이미 문학가가 되었으리라. 둘째, 실용적 글. 문학적 글을 제외한 모든 글을 지칭한다. 실용적 글은 원리를 제대로 배우고 충분히 연습하면 누구나 잘 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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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게 글머리를 쓰는 방법(예시)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3. 1. 07:21
"남편과 결혼할 때 약속했다. 매년 한 나라 이상 여행하여, 환갑이 되었을 때는 세계 일주를 완성하자고. 남편은 어떤 약속이든 성실하게 잘 지켜서, 우리는 지금도 매년 신나게 지구본 위를 누빈다. 우리는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기에, 좋은 호텔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여행하진 못하고, 그냥 가볍게 배낭여행으로 다닌다. 예컨대, 태국에서는 현지인들이 사는, 선풍기 하나만 덜렁 있는 ‘팬룸’에도 머물고, 독일에서는 혼성기숙사에서 자며 문화적 충격도 겪는다. 2023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이 잠잠해지자마자 우리 부부는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하 생략) 위 글은, 대전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권송미 원장님(사랑누리장애인단기보호센터)께서 쓰셨다. 권송미 원장님은 내가 글쓰기를 가르친 학생 중에서도 단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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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걸음 #012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4. 2. 29. 07:05
제일 잘 하는 게 확실해 수년간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매우 다양한 문장을 만났고, 조금이라도 더 술술술 읽히도록 끝없이 고쳤다. 이제 그동안 쌓은 지도 사례를 하나씩 풀어내려고 한다. 사례로 배우는, 술술술 읽히는 문장 쓰기 #12. '술술술 읽히는 한국어 문장'을 주제로 글을 쓰면서, 나는 줄곧 다음 원리를 강조했다. 문장을 쓸 때, (a) 늘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b)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쓰려고 노력하라. _ 제일 잘 하는 게 확실해 위 문장은 원래는 아마도 아래 문장 같은 모습이었으리라. _ 철수가 달리기를 제일 잘 하는 게 확실해 사람 이름으로 문장을 시작했으니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았구나, 라고 판단한다면 틀렸다. 문장 뒷편을 보면, '(~하는) 게'가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