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하기(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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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다한 말이 있어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8. 06:35
못 다한 말이 있어 글쓴이: 강진구 (인천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일어나... 일어나...." 무슨 소리지? 확실히 들리지는 않지만 누가 나를 흔들어 깨운다. "일어나... 빨리 일어나... 나랑 같이 놀자..." 문득 눈을 뜨니 어떤 아이가 나를 내려다 본다. 쌍꺼풀 짙은 큼지막한 눈, 호랑이 눈썹 위로, 조용필 머리를 얹은 아이. 누구지? 이 아이는? 녀석이 어리둥절 두리번대는 내 팔을 잡아 문을 향해 걸어가며 말한다. "나랑 나가서 놀자, 응?" "야, 잠깐만 잠깐만!" 나는 손사래를 쳤지만 어느새 동네 골목길로 끌려 나왔다. 그리고 아이는 어디선가 축구공을 들고 와서는, 돌멩이로 골대를 만들더니 갑자기 내 쪽으로 공을 힘껏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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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다 아빠상어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7. 05:44
모디다 아빠상어 글쓴이: 송주연 (인천중구가족센터 사회복지사)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예전에 미취학 아동을 보호하는 보육원에서 아이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다. 나는 아이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동요 가사를 바꿔 부르는 방법을 즐겨 사용했다. 는 비법 중 자주 애용하는 방법은 동요 개사였다. 동요를 개사해서 불러주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준서(가명) 비행기!" 자기 이름이 나오면 아이들은 너도나도 제 이름을 넣어 불러달라고 했다. 어느 날은 아이들에게 상어 가족 동요를 개사해서 불러주었다. 이것저것 넣어 불러주는데 문득 준서가 말했다. "(이번엔) 모디다 아빠상어 해 주세요! 모디다 아빠상어!" 모디다? 모디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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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미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택가이버'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4. 06:54
제목: 어디선가 미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택가이버' 글쓴이: 조미리(서울시 중구교육복지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나는 아이가 태어난지 6개월이 지났을 때부터, 동네에서(서울시 은평구) 공동육아 활동에 참여했다. 우리 공동육아 모임에서는 주1회 오전 2시간씩 정기모임을 열었는데, 여러 엄마들과 함께 삶을 나누는 이 시간이 너무 재미있어서 밤 늦게까지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마을 곳곳을 누볐다. 우리는 동네 식당, 카페, 문화센터뿐 아니라, 다른 구까지 진출해서 온갖 유아 전시장, 체험장까지 부지런히 함께 다녔다. 하루는 차로 20분 정도 달려야 도착하는 서오릉에 가서 산책도 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도 가 보자고 누군가 제안했다. 여럿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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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다 했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3. 06:48
날씨가 다 했다 글쓴이: 이근자 (베스트지역아동센터 센터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일어나자마자 하늘을 본다. ‘어, 왜 하늘이 어둡지?’ 덜컥 겁이 난다. 그래도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니 부지런히 나갈 준비를 한다. 화장하며 외출 준비를 하는데 빗소리가 들린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내 눈동자도 덩달아 커진다. 점점 굵어지는 비에 덩달아 눈이 커진다. 준비하던 손길을 멈추고 일기예보를 검색한다. 휴~ 다행히 “8시에서 9시 사이에 지나가는 비가 온다”고 한다. 일기예보를 믿을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꼭 비가 멈춰주기를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집을 나선다. 비가 그쳤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가을, 높고 푸른 하늘이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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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병밍아웃'하다지식 공유하기(기타)/사회복지사를 위한 Self-care(한사협) 2023. 11. 22. 07:23
사회복지사, '병밍아웃'하다 "나는 마음에 감기가 걸린 사회복지사다. 주변을 돌아보니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회복지사가 많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아프다 말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너지면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분들까지 힘들어질까 조용히, 그리고 아주 은밀하게 아픔을 삭힌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도 연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병에 걸리면 아프다. 아플 수 있다. 아니, 아파도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가족에게도 말 못한 내 우울증과 불안증을 커밍아웃 하려한다. 나는 아프다. 그러나 이겨낼 수 있다." 글쓴이: 배수경 사회복지사,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전문을 읽으시려면: https://empowering.tistory.com/1257) 최근에 나에게 글쓰기를 배우는 사회복지사께서 '병밍아웃(자신이 병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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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마음이 감기에 걸렸다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1. 13:48
어느 날, 내 마음이 감기에 걸렸다 글쓴이: 배수경 (청학장애인공동생활가정 사회재활교사, 2023) 첨삭 지도: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일어나질 못했다. 아니, 일어날 수 없었다. 서서히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빠져나올 의지는 생기지 않았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고 이용자분들 다니시는 병원에 연락했다. 오늘은 이용자분이 아닌 직원이 접수한다고 하니 간호사님께서 걱정스레 말씀하셨다. “많이 힘드셨지요? 조심히 오세요.” 상담실에 들어가니 낯익은 의사선생님께서 반겨주셨다. 그리곤 나에 대해 물으셨다. “어떻게 오셨을까요? 괜찮으니 말해보세요.” 나는 그간 마음속 깊이 눌러두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먼저, 담당 이용자 두 분 건강이 악화되어서 계속 병원을 다니셔야 해서 마음이 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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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20. 05:53
전봇대 글쓴이: 김정현(안동성좌원 요양복지과 팀장, 2023) 첨삭 지도: 이재원(강점관점실천연구소, 2023) 오늘도 김씨 할머니는 식판을 싹 비웠다. 네 칸에 조금씩 묻어 있는 양념 자국을 보면 어떤 반찬을 드셨는지 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김씨 할머니는 지병(한센병) 때문에 시각 장애를 갖게 되었고 왼쪽 손가락을 모두 절단했다. 오른쪽 손가락도 오그라들어 모두 자유롭지 않다. 겨우 손가락 끝 한 마디 정도씩만 조금 움직일 수 있다. 식판을 갖다 드리면 손가락 사이에 포크를 끼워서 반찬을 밥그릇 자리로 긁어 모은다. 포크 끝을 세워 식판 여기저기를 쿡쿡 찍어서 끝에 닿는 느낌이 있으면 밥그릇으로 옮긴다. 반찬을 거의 다 모은 후에는 식판 모서리에 입을 대고 밥과 반찬을 흡입(?)한다. 할머니는 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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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지금 새벽 세 시 조금 넘었어요지식 공유하기(기타)/글쓰기 공부방 2023. 11. 17. 05:37
그녀: (내 손을 지그시 잡고) 여보, 지금 (새벽) 세 시 조금 넘었어요. 나: (말문이 막혀서 잠시 침묵하다가) 어? 뭐라고? 그녀: 오빤 잠이 부족해요. 더 자요. 나: (잠이 확 깼다) 헐... 여보, 나 지금, 진짜 깜짝 놀랐다. 그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뭘 놀래요? 나: 당신이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읽었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녀: 어떻게 하긴요, 오빠가 늘 그렇게 움직이잖아. 내 손 잡고 있다가 놓았고,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다리 반동을 걸어서 일어나잖아. 나: 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내 머릿 속에 들어와 있다가 나간 사람처럼... 그녀: 아이~ 됐어요. 그게 뭐가 신기해. 빨리 조금 더 자요. 나: (한쪽 다리를 들었다 놓는 힘으로 일어나..